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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회생' 아르헨티나, 문제점은?

기사입력 2009.10.15 10:30 / 기사수정 2009.10.15 10:30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아르헨티나가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마지막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 17라운드까지 브라질, 파라과이, 칠레가 본선행을 확정 지으며 막판 전력 담그기에 나선 가운데, 이번 남미 예선 최종전의 핫 이슈였던 아르헨티나의 본선 진출 여부는 이변 없이 아르헨티나의 몫으로 돌아갔다.

15일(한국시각) 우루과이의 홈구장 몬테비데오 센테나리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2010 월드컵 남미예선 최종전 18라운드는 후반 85분에 교체 투입된 마리오 볼라티의 발에서 나온 선제 결승골 때문에 1대 0으로 승부가 갈렸다. 이로써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본선 직행에 성공했으며 기대를 모은 우루과이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경기에 승리한 아르헨티나는 불안했던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 확보와 데미첼리스가 합류함으로써 두터워진 중앙 수비진의 발견을 얻었으며, 향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막판 전력 담그기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아르헨티나의 부진했던 이번 예선전을 회상해보자.

아르헨티나의 선수 구성은 화려하다. 이 때문에 그들의 부진한 성적은 남부럽지 않은 스쿼드를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시켰다.

'자타공인 현존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는 FC 바르셀로나의 트레블을 이끌며 유럽을 제패한 이 시대의 히어로이다. 그의 위협적인 돌파 능력과 볼 키핑 능력,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마술쇼는 보는 이로 하여금 그의 안티에서 팬으로 돌아서게 하는 무서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외에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포워드' 세르히오 아게로,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 내로라하는 화려한 선수 진을 구성한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8년 경질된 바실레 감독 체제에서의 위기 상황을 구원해 줄 후임 감독 마라도나의 어긋난 전술과 선수 구성 때문에 본선에 진출했지만 여전히 물음표이다.

이날 우루과이 원정에 나선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지난 몇 년간 보여준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팀워크를 중시하는 축구를 구사하지 못했다. 그들은 시종일관 수비적으로 우루과이에 대응했으며 전반 중반까지 제대로 된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마라도나가 이 날 구사한 4-4-2전술은 이 전술의 변형이 아닌 전형적인 클래식 4-4-2로써,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중원에 배치하며 좌우 윙 어를 활용하는 고전적인 전술이었다.

결국, 디에고 페레즈와 왈테르 가르가노가 배치된 우루과이의 중원에 고전하게 되었고 루이스 수아레스, 디에고 포를란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유난히 2% 부족했던 그들의 결정력이 아니었다면 월드컵 자력 진출 팀의 운명은 바뀌었을 것이다.

즉, 현재 아르헨티나는 '수비형 미드필더' 마스체라노가 상대 선수를 단 한 명이라도 놓친다면 최종 수비수와 직접적인 맞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데미첼리스를 제외한 아르헨티나의 수비진은 이러한 상황에서 쉽게 실점할 가능성이 크다. 수비의 핵으로 군림한 가브리엘 에인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방출되듯이 올림피크 마르세유로 둥지를 옮겼으며, 오타멘디, 스키아비는 스페인, 브라질, 잉글랜드, 독일의 수비진에 턱없이 모자라다.

아르헨티나의 수비진은 앞서 언급한 오타멘디, 스키아비, 에인세 없이 하비에르 사네티, 곤살로 로드리게스, 왈테르 사무엘, 다니엘 카타 디아스 등 유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존재하지만 마라도나의 외면 속에 조국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마라도나의 전술은 아르헨티나의 부진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며 바실레 체제에서이 부진했던 아르헨티나보다 한 단계 더 부진의 늪에 빠뜨렸다, 리켈메를 미드필더의 꼭짓점으로 배치하면서 공격의 지휘를 맡기며 메시와 테베즈를 활용했던 바실레와 달리, 마라도나는 리켈메와의 마찰 때문에 그를 은퇴시키고 마땅한 대체자 없이 지속적인 전술 실험에 임하고 있다.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선수들을 등용한 점은 [기존 선수보다 융합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공수의 구심점과 중원의 압박감을 잃게 하며 개개인의 능력에만 치중하는 팀을 만들었다. 리켈메의 부재는 공격의 지향점을 잃게 했으며 공격 전개 과정에서 우왕좌왕한 상황을 만들었다.

비록, 리켈메 중심의 아르헨티나는 그의 경기력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나타내는 팀의 영향력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그의 부재 때문에 나타난] 아르헨티나 고유의 스타일을 상실하게 한 점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다.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 본선 직행에 성공한 상황에서,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대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마라도나 감독은 자신을 지지해주는 기술 고문과 함께 전수진에 대한 재정비를 시작할 것이고 잇따른 유럽 강호들과의 평가전은 자신들의 현 상황을 알려줄 것이다.

과연 남은 기간 동안 아르헨티나가 전력 재정비에 성공하여 남미의 강호의 자존심을 살릴지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우루과이와의 최종전에 나선 아르헨티나 ⓒ 국제 축구 연맹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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