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14 09:47 / 기사수정 2009.10.14 09:47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안양 한라 87번. 조민호는 말 그대로 '대어'였다. 경기고와 고려대를 거치며 화려한 드리블과 슛 감각을 자랑한 그는 송동환의 뒤를 이을 '차세대 로켓'으로 손꼽혔다.
고려대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그는 대학 무대에서 항상 최고였다. 176cm의 키에 81kg의 다부진 체격을 지닌 조민호는 체격에 비해 가벼운 드리블링을 자랑한다.
사촌형인 김한성과 닮은 듯 다른 플레이로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조민호는 09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안양 한라에 지명됐고, 이는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화려하게 성인 무대에 들어선 만큼 성인 무대의 빙판도 금세 차지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대학 졸업 전 찾아온 무릎 부상은 그의 성인 무대 데뷔를 돌아오는 가을로 미루게 했다.
09-10시즌을 맞으며 부상에서 복귀한 조민호에게 안양 한라는 큰 기대를 걸었다. 비단 팀뿐만이 아닌 하키 팬들의 관심도 조민호에 집중됐다.
부상으로 보여주지 못했던 '슈퍼 루키'의 면모가 언제쯤 터져나올 것인지 기대가 커질수록 조민호가 가지는 부담도 커졌다. 스스로에게도 자신이 가졌던 어린 시절의 이름들은 부담이 되어 돌아왔다.
시즌 세 번째 경기였던 하이원과의 고양 원정 경기에서 자신의 성인 무대 데뷔 골을 넣기는 했지만, '조민호 다움'을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민호가 빨리 터져야 안양 한라가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민호가 가지는 비중은 컸다.
13일 열린 09-10 아시아리그 홈경기 닛코 아이스벅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조민호는 드디어 부담을 벗었다.
2골을 넣으며 팀의 7-2의 승리에 한 몫 한 조민호의 골이 더 빛난 이유는 자칫 닛코로 넘어갈 수 있었던 분위기를 안양 한라에 묶어두는 데 큰 공을 세운 골이었기 때문이다.
조민호는 경기 후 "닛코와 1~2차전을 치르는 동안 골이 많이 나오지 않아 힘든 경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골이 많이 터져 다행이었다"라는 말로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주변에서는 (부진에 대해) 부담을 주지 않았는데, 스스로 부담이 많이 됐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편하게 하다 보면 언젠가 들어갈 것 같아서 편하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언젠가가 오늘인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아직도 '대어'로의 조민호의 본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담을 벗은 지금 조민호의 등에는 '슈퍼 루키'의 날개가 달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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