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일링은 그야말로 '잘해야 본전'이다. 팬들의 날카로운 눈높이를 충족하기란 쉽지 않은 일. 소속사마다 수 차례 변경하거나 잡음이 잦고, 팬들도 원성이 높은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나 매 스타일링이 좋은 반응을 얻는 팀도 있다. 그룹 몬스타엑스·우주소녀 스타일리스트 정윤경, 펜타곤·(여자)아이들의 김욱 실장을 통해 아이돌 스타일링 뒷이야기를 듣는다.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스타일팀의 의견을 믿어 주니 정확한 콘셉트에 책임감도 생기죠."
'젤러시', '슛 아웃'이 연거푸 성공하며 명실상부 대세그룹으로 발돋움한 몬스타엑스와 의상 예쁘기로 소문난 우주소녀는 정윤경 스타일리스트가 담당하고 있다. 정윤경 스타일리스트는 몬스타엑스의 '걸어'앨범부터, 우주소녀와는 데뷔부터 함께해왔다.
정윤경 스타일리스트가 생각하는 호평의 이유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본인의 호흡이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스타일팀에게 전적으로 의견을 믿어주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정 스타일리스트는 "일단 소속사에서 시안 작업을 하고 의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 생각과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믿고 맡겨주시는 부분이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원단선택부터 디자인, 콘셉트까지 너무 디테일하게 컨펌 과정을 거치게 되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을 하지도, 안하지도 못하면서 혼란이 오는 경우가 많다"며 "스타쉽에서는 '어떤 느낌이면 좋겠다'는 큰 그림은 제시해주시면서 스타일팀의 의견을 믿어 주시다 보니 정확한 콘셉트가 나오고 스타일팀의 책임감 또한 더 배가 되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러한 고심끝에 나온 의상을 아티스트들은 믿고 입어주는데다 의상을 소화하는 애티튜드와 각 멤버들이 갖고 있는 체형과 매력이 훌륭해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각종 하네스와 시스루를 비롯한 여러 파격 의상을 소화한 몬스타엑스의 경우 이제 어떠한 것들을 봐도 궁금해 하거나 놀라거나 묻지 않는다고. "그냥 티셔츠를 입듯 입고 나갈 정도"로 스타일리스트를 신뢰한다.
레드카펫에서 이들의 모습 또한 남다르다. 정 스타일리스트는 "잘 차려 입으면서도 각 팀별 이미지도 표현하고자 한다. 멤버 각자의 개성과 핏감까지 잘 살려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시상식과 레드카펫에서 숱한 아이돌 사이에서도 몬스타엑스와 우주소녀가 돋보일 수 있도록 상당한 고민을 기울인다는 전언이다.
정 스타일리스트가 손꼽는 가장 마음에 드는 몬스타엑스 스타일링은 '드라마라마'앨범이다. 정 스타일리스트는 "총을 서로 겨누는 안무에서 너무 킬링포인트 안무라는 자극을 받았다. 영화에서 보던 총을 다루는 멋있으면서도 섹시한 남자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 시작한 콘셉트가 멤버들 및 음악과 잘 어우러진 것 같다"고 평했다. 몬스타엑스가 '드라마라마'로 눈물의 첫 1위를 거머쥔데는 이러한 섹시한 매력이 돋보인 덕분도 있지 않을까.
몬스타엑스의 무대의상에 대해서도 항상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정 스타일리스트는 "몬스타엑스는 워낙 '센' 음악을 하는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며 "그런 음악을 한다고 해서 의상을 예전처럼 거칠에 입지 않는 추세다보니 요즘 스타일로 풀어내는 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덕택에 최근에는 '몬엑 코디'라는 단어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떠오르기도 했다. 정 스타일리스트의 날카로운 선택이 매번 팬들에게도 강력한 호응을 얻고 있다.
각 멤버별로 중점을 두는 부분도 다 달랐다. 정 스타일리스트는 "셔누의 경우 전형적인 남자다움을 표현하고자 한다"며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전형적인 섹시하고 부드럽기도 한 남자의 느낌으로 의상을 입히려 하고 있고 워낙 본인이 가지고 있는 피지컬이 훌륭하다보니 크게 제한이있거나 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 매 무대에서 과감한 노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원호에 대해서는 "섹시함과 귀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소위 말해 '청순글래머형'"이라며 "의상 소화력이 매우 훌륭하다. 피부컬러도 하얗고 투명한 편이라 모든 컬러를 소화한다. 섹시하면서도 '이런 것도 소화를 하는구나'하는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혁의 경우 사랑스러운 느낌의 멤버라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남친같은 느낌의 아이템과 의상들을 많이 착용한다"며 "물론 타이틀 음악의 경우 대부분 강한 힙합곡들이다보니 음악에 맞춰야해서 제대로 사랑스럽게는 못하지만 잘 찾아보시면 러플이 있거나 소재, 컬러, 악세사리들로 표현을 한다"고 전했다. 민혁이 은밀하게 소화하는 아이템들을 눈여겨 보는 것도 몬스타엑스 무대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킬 전망이다.
햄스터를 연상시키는 귀여운 외모의 기현에 대해서도 "전형적인 남친룩의 정석"이라며 "흐트러지지 않은 정석적인 룩을 많이 보여주고, 멤버 개인의 성향자체가 남자다운면이 있어서 성향까지도 반영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가끔 시상식에서 '햄스터'이미지와는 안어울릴것같은 아이템들도 가끔 착용을 하며 여러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형원은 전형적인 '패완얼' 스타일이라고. 정 스타일리스트는 "소위 말해 안어울리는 옷이 없는 멤버다. 스키니하지만 남자다운 어깨라인에 옷을 입기 좋은 체형과 마인드를 갖췄다"며 "남자다움, 귀여움, 남친룩 모두 소화가능하다. 섹시하면서도 예쁘게 표현하려한다"고 강조했다. 형원은 스타일링마다 가장 분위기가 바뀌는 멤버이기도 하다. 말이 필요없이 모두 잘 어울린다는 전언이다. 의상 소화력과 분위기에 맞는 눈빛까지 다 갖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헌은 래퍼다보니 상대적으로 캐주얼한 의상을 주로 입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 스타일리스트는 "그날 입는 의상의 무드에 맞는 애티튜드를 가장 훌륭하게 보여주고, 캐주얼부터 슈트까지 모든 장르를 잘 소화해낸다. 피부톤도 하얗다보니 모든 컬러가 잘 어울려서 힙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입히려 한다"고 설명했다.
막내 아이엠 또한 장점을 부각시키는 스타일링이 기본이다. "아이엠의 경우 직각 어깨라인과 길고 곧은 다리가 장점인 멤버이다 보니 막내이지만 부드러운 느낌과 섹시한 무드를 잘 표현한다"며 "악세서리 매치를 가장 많이 신경쓰고 있으며 다크 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주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우주소녀와의 작업도 정윤경 스타일리스트에겐 만족감이 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스타일링을 골라달라는 말에 매 앨범 항상 손에 꼽힌다고 고민할 정도. 그는 "'비밀이야' 앨범이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음악이 시작하는 부분에서 뭔가 발레리나같으면 예쁘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만들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우주소녀 이미지가 만들어지기까지 가장 중요한역할을 한 음악과 의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우주소녀 멤버들 중에서는 여름이 의상 소화력이 좋다고 칭찬하며 "기본적인 옷태도 좋고 매 스타일링마다 표정과 분위기까지 잘 표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헤어에 쓰는 악세사리나 모자까지도 다 잘 소화한다"며 여러 스타일링을 두루 잘 표현해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스타일리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 해주실 때 뿌듯하다"며 "아이돌들의 음악은 눈과 귀가 모두 만족해야하는 장르이다 보니 참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한다. 힘들게 작업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 해주실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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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