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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투구' 조정훈, MLB 유망주 리포트에 있었다

기사입력 2009.09.30 12:10 / 기사수정 2009.09.30 12:10

박광민 기자



[엑스포츠뉴스=박광민 기자] "조정훈은 5년 전 내 유망주 리스트에 있었다"

올 시즌 다승 공동1위(14승), 탈삼진2위(175개). 그리고 어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7과 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2실점까지.

'명품 포크볼'로 롯데에 귀중한 승리를 안긴 조정훈(24). 그의 피칭은 우연이 아니라 5년 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예견되어 있었다.

당시 조정훈을 유심히 지켜 봤다는 미네소타 트윈스 극동담당 스카우트 데이빗 김(한국명 김태민,38)은 "조정훈은 04년 부산 경남지역에서 가장 좋은 선수였다"고 말했다.

04년 용마고 3학년이었던 조정훈은 '05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전체 1번으로 계약금 2억 원을 받고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미네소트 스피드건에 직구가 134km에서 140km, 커브는 116km에서 124km까지 찍혔다.

데이빗은 "2경기를 지켜봤는데 두 게임 모두10이닝 완투, 8이닝 완투를 했었다. 그를 스카우팅 리포트에 올린 이유는 공격적인 피칭, 빠른 팔 스윙, 그리고 어깨가 부드러웠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네소타 스카우트의 눈을 사로잡은 3가지 요소는 투수를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피칭은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타자들과 승부를 즐기는 '승부사(勝負士)'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스카우트들이 투수를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어깨와 팔 스윙이 빠르다는 것은 원심력(遠心力)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직구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도 크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어깨가 부드럽다는 것은 투구자세가 자연스러울뿐더러 어깨에 무리한 힘이 가중되지 않아 그만큼 부상위험이 낮다. 더불어 변화구를 잘 던질 수 있는 잠재력도 무궁무진함을 나타낸다.

데이빗의 예상은 적중했다. 5년이 지난 조정훈은 여전히 프로에서도 타자들과 적극적인 승부를 하고, 빠른 어깨 회전으로 직구 속도는 147km까지 끌어올렸으며, 부드러운 어깨 스윙은 그에게 포크볼을 던질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 어제의 '명품투구(名品投球)가 가능했던 조정훈의 포크볼이 04년 미네소타 스카우팅 리포트에 18이닝 동안 딱 1개였다.

데이빗은 "당시 내 리포트에 체인지업, 포크볼과 같이 종(縱)으로 떨어지는 공만 던지면 선발투수로 훌륭히 성장할 것으로 적어놨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성장했다"며 "투수들은 기본적인 신체조건에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변화구를 잘 익히면 조정훈처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데이빗은 왜 과감한 배팅을 하지 않았을까. 그는 "당시 조정훈이 상위라운드 지명이 확실했고, 직구 스피드가 최고 140km까지 나왔으나 평균 135km정도였다. 그래서 과감한 배팅을 할 수 없었고 리포트에만 올려놓았던 선수"라고 했다.

그는 "현재 조정훈의 페이스는 메이저리그에 비춰볼 때 더블A와 트리플A사이 정도로 생각된다. 프로 5년차로서 자신이 보여줄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면 2년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정도의 실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그의 포크볼 앞에 정확하고 간결한 타격을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 타자들의 방망이에는 무색함이, 5년 전 자신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7년 후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가능성을 적어놓았던 미네소타 스카우트에게는 아쉬움이 느껴진 경기였다.

<참고>조정훈의 주무기 '포크볼(Forkball)'이란?

포크볼은 스플릿핑거 패스트볼(Split-Finger Fastball)의 한 종류이다. 어원처럼 검지와 중지를 쫙 벌려 쥐는 이 볼은 패스트볼만큼이나 빨리 날아가면서, 플레이트에 다다를 즈음이면 급격히 뚝 떨어진다.

조정훈이 던진 포크볼은 스플리터보다 더 넓고 깊은 그립으로 던지기 때문에 공의 떨어지는 각도는 더 크다. 공이 두 손가락 상에 끼여있어 투수의 팔 인대가 늘어나 부상의 염려가 있기는 하지만 어제 두산의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을 치려고 쫓아 헤매는 모습을 보면 투수에게 최고의 무기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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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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