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배우 김병옥이 18년 동안의 무명 생활은 물론 신용 보증을 잘못 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21일 방송된 KBS 1TV '2018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배우 김병옥이 의뢰인으로 등장했다. 김병옥은 23살 때부터 41살까지, 18년간 무명 배우 생활을 했다고 밝히며, 인생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으로 연극 '맥베스'를 꼽았다. 특히 김병옥은 '맥베스' 연출가이자 자신을 캐스팅한 기국서를 찾고 싶다고 밝혔다.
김병옥은 '맥베스' 이후 영화 '올드보이'에 캐스팅돼 차츰 자리를 잡아나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국서를 만나지는 못했다. 김용만은 김병옥에게 그동안 왜 만나지 못 했냐고 물었다. 김병옥은 "2000년 '맥베스' 이후 번 수입으로 신용 대출 보증을 섰다. 지인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돈을 빌려주거나 했다"며 "많이 빌려줘서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졌다. 부모님과 어렸을 때 살던 집도 정리했다"고 밝혔다.
김병옥은 또 "(형님을) 생각하지도 못했다. 내가 살기 바빴다. 빨리 뭘 하고, 또 뭔가를 해야 했다. 나가서 움직여야 통장에 0원이 안 찍혔다. 통장정리를 하면 0원이 찍히곤 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옥은 김용만, 윤정수와 함께 어렸을 때 살던 동네로 이동했다. 김병옥은 무명 배우로 생활하던 시절 "생활비는 주로 어머니가 주셨다"고 말했다. 김병옥은 "나이 먹어서까지 어머니가 챙겨주셨다"면서 "결혼하니까 어머니가 나 몰래 아내에게 생활비를 따로 주셨다. 자식 체면 세워준다고. 결혼 비용도 다 어머니가 내셨다"고 말했다.
김병옥은 이어 "어머니가 '너 더 먹으면 서른여섯이야 금방 마흔이다. 내가 정정할 때, 내가 도와줄 수 있을 때 결혼 하라'고 했다. 결혼 후 2년 반 만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가 다 해주고 싶어 하신 것 같다"면서 "내가 성공하는 것도, 아무것도 못 보고 돌아가셨다. 그게 마음 아프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병옥은 기국서를 만나기 위해 이동했다. 기국서가 나타나지 않아 실망한 김병옥은 발걸음을 돌렸는데, 어디선가 "병옥이"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병옥은 웃음을 보이며 기국서에게 달려갔다. 김병옥은 "미준이한테 편찮으시다고 얘기 들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기국서의 집에 초대된 김병옥은 아침부터 손에서 놓지 않았던 보따리를 드디어 펼쳐 보였다. 그 안에 든 것은 기국서가 즐겨 먹던 과메기였다. 김병옥은 "철이기도 하고 막걸리에 괜찮을 것 같아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막걸리 또한 준비했다.
김병옥은 용기를 내 기국서에게 "저를 (맥베스에) 캐스팅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기국서는 "공연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연극 '백마강 달밤에'를 봤다. 당당함이 있잖나. 어색하거나 낯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눈길이 갔다"고 말했다.
김병옥은 또 편지를 써왔다고 말하며 직접 쓴 편지를 꺼내보였다. 이어 편지를 읽어주며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entet@xportsnews.com / 사진=KBS 1TV 방송화면
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