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이 기나긴 16연패 사슬을 끊었다. 돌파구는 선수들의 끈끈함, 그리고 근성이었다.
한국전력은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3, 20-25, 25-14, 29-27, 15-9)로 진땀승을 거뒀다. 개막 17경기 만에 올린 한국전력의 시즌 첫 승이었다. 승점 3점의 기회는 놓쳤지만, 그럼에도 한국전력에게는 귀한 승리였다.
시즌 초반부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던 한국전력은 설상가상 외국인선수 아르템 수쉬코가 부상으로 짐을 싸면서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 이미 한 차례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사용했던 한국전력은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소화해야 했고, 강력한 외국인선수가 버티고 있는 상대들과 싸우며 번번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16번의 패배가 모두 허망하지는 않았다. 수비 조직력이 좋은 한국전력은 이를 앞세워 끈질긴 모습으로 맞섰다. 그러나 해결사의 부재가 뼈아팠다. 서재덕이라는 걸출한 에이스가 안쓰러울 정도로 고군분투 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쉽지 않았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승리였기에 더 야속했다.
지난 14일 우리카드전에서도 풀세트 끝에 무릎을 꿇었던 한국전력은 KB손해보험과도 풀세트 승부를 벌였다. 세트스코어 2-1로 앞선 상황에서 한국전력은 4세트를 잡을 수 있었지만 듀스에 듀스를 거듭한 뒤 아쉽게 5세트로 향했다. 마지막 세트, 지칠 법도 했지만 한국전력은 상대 범실로 승기를 잡은 뒤 더 악착같이 뛰었다. 서재덕이 총 30득점을 올렸고, 최홍석이 20득점, 김인혁이 16득점으로 힘을 합쳐 팀의 승리를 만들었다.
경기 후 서재덕은 "우리팀은 특출난 선수가 없기 때문에 더욱 더 조직력으로 경기에 임해야 승산이 있다고 본다. 나도 키가 큰 편이 아니라 아포짓으로는 한계가 있고, 전체적으로 잘해줘야 한다. 선수들도 그런 부분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팀의 주장이기도 한 서재덕은 "'원 팀(One Team)으로서 이긴 것 같다"며 "(최)홍석이 형이 중간에 우리 팀에 와서 어떻게든 조화를 이루려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게 빛을 발한 것 같아 고맙다. (김)인혁이도 잘 버텨줘서 고맙다. 우리 팀의 미래이기 때문에 잘 성장해줬으면 한다. (이)호건이가 제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텐데 잘해줘서 선배로서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동료들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전력이 어렵게 일군 이 1승이 결코 앞으로의 탄탄대로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여전히 힘겨울 것이며, 좌절감은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물론 승부에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승리다. 하지만 서재덕은 "힘들어도 재미있다"고 말한다. 한국전력은 그렇게 버티고, 이겨내는 법을 배우고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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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