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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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사파테르, 부활의 서막을 알리다

기사입력 2009.09.18 13:03 / 기사수정 2009.09.18 13:03

권기훈 기자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이번 시즌, 제노아는 세리에A를 통틀어서 인테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돈을 쓴 팀이었다. 약 7000만 유로에 달하는 돈을 선수 영입에 썼고, 새로 들어온 선수의 수만 해도 13명에 달할 정도로 스쿼드를 또 한 번 갈아엎었다.

특히, 핵심 공격수와 미드필더인 디에고 밀리토와 티아구 모따를 같이 인테르에 팔면서 이번 시즌에 대한 우려도 큰 상태였다. 비록, 후세인 카르야와 에르난 크레스포를 영입하면서 두 선수의 자리를 메우는 데 성공했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지난여름 이적 시장 말기쯤, 제노아는 사라고사 최고의 재능이라고 불렸지만 어느새 망가져 가고, 어느새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알베르토 사파테르를 단돈 500만 유로에 사왔다. 한때 사파테르는 수천만 유로를 제의해도 사라고사에서 거절하던 선수였는데, 폼이 정말 많이 떨어진 것이다.

원래 중앙 미드필더이지만, 폼이 떨어진 사파테르는 오른쪽 미드필더, 심지어는 오른쪽 풀백으로까지 좌천되고, 이번 이적 시장에는 방출 명단에까지 이름이 오르면서 더 이상 미래는 없는 선수로까지 불렸다.

하지만, 제노아로 이적하자마자 사파테르는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개막전인 로마와의 맞대결, 사파테르는 자신의 세리에A 데뷔전에서 프리킥으로 한 골을 기록하며 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데뷔전을 순조롭게 마친 사파테르는, 2라운드 아탈란타전, 3라운드 나폴리전에 연이어 선발출장하면서 순식간에 제노아의 3-5-2중 중앙 미드필더 한 자리를 꿰찼다. 심지어, 현재 보여주는 모습으로는 지난 시즌 티아구 모따가 보여준 모습보다 훨씬 폭발적이다.

오늘 새벽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유로파리그 B조 1차전 경기에서 사파테르는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완벽히 입증하였다. 경기 시작한지 4분 만에 제노아의 이반 유리치가 얻어낸 반칙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한 골을 득점하는 데 성공하였고, 슬라비아 프라하의 미드필더진을 완전히 묻어버렸다. 후반 25분엔 골대를 맞추는 아쉬운 슛까지 보여주었고, 결국, 이번 경기에서도 제노아 선수 중 최고의 평점을 받았다.

현재, 사파테르의 모습에 반한 레알 마드리드가 내년 이적시장에서 사파테르의 영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모습이라면 이번 시즌 사파테르가 이끄는 제노아는 챔피언스리그 진출 또는 리그 우승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파테르가 제노아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줌에 따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세리에A 징크스 하나가 깨졌다. 그 징크스는 바로 스페인 선수는 세리에A에서 적응하기 힘들어한다는 것인데. 이 징크스는 가에즈카 멘디에타, 하비 모레노, 호세 마리, 하비에르 파리노스 등 여러 스페인 선수가 세리에A에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사파테르는 적응하는 데 성공하였다. 과연, 징크스를 깨고 갱생의 길로 들어선 사파테르가 이번 시즌 제노아에서 팀을 챔피언스리그로 이끌 수 있을지, 앞으로 제노아와 사파테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사진=알베르토 사파테르 (C) 제노아 공식 홈페이지 캡쳐]

 

 



권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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