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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의 진심 "유의미한 작품으로 기억되길"

기사입력 2018.12.05 07:20 / 기사수정 2018.12.04 15:2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김혜수의 진심을 담은 노력이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을 통해 관객들과 호흡하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김혜수는 가장 먼저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았다. 1997년 국가부도의 상황을 처음으로 알리고,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한시현은 진취적 여성 캐릭터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든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를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던 김혜수는 "저는 IMF 당시 이미 성인이었지만, 그 때도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현실을 몸으로 체감하기는 어려웠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제가 직장생활의 고충을 잘 모르지만, 그 때 당시를 복기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직접 겪지 않았다고 해도, 시나리오 속 갑수(허준호 분)의 이야기 등을 통해서 여러 가지 입장이 다 와 닿았었죠. 제가 알지 못한 것들이 굉장히 많았구나, 그리고 이게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모를 수 있는 얘기들이 많았겠구나 싶었어요."


한시현 캐릭터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한 근성이 있는 인물'로 해석했다.

김혜수는 "특히 금융 업계 쪽은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해요. 그 당시는 더 그랬겠죠. 남성 권력 중심의 조직 내에서, 통화정책팀이라는 말이 확 와 닿지는 않는다고 해도 나름대로 어마어마한 팀의 팀장, 수장인 것이잖아요. 막내부터 시작해서 인정받고 살아남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이에요. 한국은행 총장이 한시현을 대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일적인 면에서는 인정받는 사람이죠"라고 얘기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목표껏 최선을 다해서 자기 몫을 제대로 다하는 사람이라고 이해했죠. 틈새에서 보여지거나 느껴지는 것들을 최대한 진짜로 갖고 오려고 했어요. 대본상에 설정된 부분이 있기도 했었고, 경제 금융의 최전선에서 현실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보고서를 낼 정도면 이것은 일에 대한 단순한 전문성 이상을 뛰어넘어서 엄청난 프로페셔널리즘이 있어야 된다는 강박증에 가까운 감정들이 있다고 생각했고요. 철두철미한 근성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죠."

한없이 올곧은 한시현 캐릭터를 평면적으로만 바라보면 재미없을 수 있다는 생각도 물론 들었다. 김혜수는 "원칙과 신념, 소신, 언행일치…, 이런 것들이 사실 재미있지는 않잖아요"라고 웃어보였다.

"보는 사람들도 뻔하게 생각할 수 있고, 지금 제가 조합한 이 얘기만 하면 재미없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어떻게 보면 모범적이고 전형적인 주인공의 입장이 있음과 동시에, 약간 틈새에서 느껴지는 다른 요인들이 있었어요. 그게 밑바닥에 깔려 있고, 이를테면 신념 그리고 원칙 이런 것들이 동력이 돼서 움직이는 인물이 맞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것들이 전형적인 패턴을 움직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이런 행간에서 한시현을 구성하고 있는, 좀 더 덜 전형적이고 인간적인 진심을 담을 수 있는 여지들이 좀 있던 것 같아요."



"한시현이 투사라는 인식보다는, 자기 자리에서 정말 소임을 다하려는 사람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진지하게 말을 을 더한 김혜수는 "투사를 폄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투사는 정말 모든 것들을 버리고 싸워야만 하는 사람인데, 소임을 다하는 것은 정말 저희가 마음만 옳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죠"라고 말을 이었다.

2016년 드라마 '시그널'과 지난 해 영화 '굿바이 싱글', '미옥'에 이어 꾸준히 관객들과 호흡하고 있는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이 갖고 있는 의미를 되짚으며 관객들에게 의미 있는 영화로 작품이 기억되기를 바랐다.

"'국가부도의 날'은 IMF를 온 몸으로 살아낸 사람들의 얘기잖아요. 당시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어린 관객 분들도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요.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하지만 알 수 없던 1997년을 추론할 수 있어요. 또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주인공이 진짜 멋있지, 잘생겼지' 이런 이야기 말고도 이 영화를 매개로 굉장히 유의미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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