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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보다 '내일'을 택한 인천

기사입력 2009.08.24 01:35 / 기사수정 2009.08.24 01:35

유기봉 기자




[엑스포츠뉴스=UTD기자단,유기봉] 2009 K-리그 20R에서 인천은 후반 31분 장원석의 선제골과 경기 종료 전 터진 코로만의 결승골로 티아고의 동점골로 분전한 수원을 제압했다. 무엇보다 이 승리는 2005년 전기리그 승리 이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징크스에서 벗어나는 의미 있는 경기였다.

인천은 이미 지난 4월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챠디의 PK 실축이 아니었더라면 한 경기 앞서 징크스 탈출과 동시에 홈에서 수원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아쉬움도 털어낼 수 있었다.

이 날의 승리로 수원에 대한 오랜 징크스를 벗어던짐과 동시에 치열해지는 6강 순위싸움에서 광주를 밀어내고 4위로 한 단계 뛰어오르는 기쁨도 더해 주었다.

경기의 내용과 결과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 의해 좌지우지됨에도 불구하고, 그 팀을 이끄는 수장의 마음가짐은 에서 또한 비롯된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양팀 감독은 각자의 속내를 드러내며 냉정함과 아쉬움을 밝혔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는 '다음 경기'이다."

인천 페트코비치 감독은 유독 수원에 약했던 징크스에 대해 특별히 주문한 게 있었느냐는 질문에 "팀마다 따로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경기는 다음 경기이기 때문에 항상 똑같이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에 온 지, 리그를 치른 지 반년밖에 지나지 않아 이런 전후 사정을 자세히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페트코비치 감독에게는 그런 점 또한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지난 시간의 결과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뒤돌아 보는 대신 내일로 다가온 경기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했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포항과 서울에 대패하면서도 다음 경기에 집중해 팀을 추스르려는 노력을 보였다. 주전들의 부상으로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은 매 경기 출전선수 명단에 고스란히 드러날 정도였다.

지난 광주전을 승리로 오랜 무승의 터널에서 벗어나 떨어진 자신감과 분위기를 높이는 기회로 삼은 인천은 수원을 이겼다는, 징크스를 털었다는 만족감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경기를 걱정해야만 한다. 리그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점점 더 재밌게 벌어질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다른 경기보다 매끄럽게 이어가는데 문제가 많았다."

수원 차범근 감독은 이겨야 할 경기였으며 준비도 많이 했는데, 패배를 안아 뼈아프다는 경기 총평을 내렸다. 공격에서는 골이 부족하였고, 종료 직전 코로만에게 내준 결승골은 선수들이 지혜롭지 못한 결과로 상대의 수비전략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데 큰 아쉬움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이상호와 김두현이 나선 중원에 대해 차 감독은 "김두현이 점점 좋아질 거라 예상했지만 너무 많은 부분을 (그에게) 원해 그의 플레이를 둔화시키지 않았나"라며 감독으로서 안타까웠음을 밝혔다.

실제로 이상호와 김두현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경기는 수원만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가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했던 1차적인 문제였기 때문이다. 후반,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바꾸면서 측면으로 이동한 이상호가 공격 진영을 휘저으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두 선수의 중원 기용이 잘못되었음을 드러냈다.

중앙에서 수원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선수자원이 많았지만 측면 공격이 약하다는 차감독의 말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조합을 가져간 전술이 과연 옳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내일'과 '오늘'의 우선순위가 다른 두 감독

중원의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효율을 극대화하지 못한 수원, 공격진의 얇은 선수층으로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는 인천, 두 팀의 출전선수명단에는 페트코비치 감독과 차범근 감독의 입장을 엿볼 수가 있다.

한 경기를 두고 오늘과 내일이란 서로 다른 중요 의미가 있어야만 하는 두 감독을 괴롭히는 답이 그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오늘을 반성하는 것이 먼저인지, 내일을 대비하는 것이 먼저인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서로 다른 입장 차이가 가져다주는 현실이 냉정할 뿐이다.

징크스를 깼다는 오늘의 기쁨보다는 다음 경기 준비에 초점을 맞춰야만 하는 외인 감독의 손에 들리는 종이 한 장에서 오는 한숨은 계속 될 것이다.

-인천 출전선수

김이섭(GK) ? 장원석, 임중용, 안재준, 윤원일 ? 이세주, 노종건, 도화성 ? 코로만, 유병수, 강수일
*대기명단 - 성경모(GK), 김영빈, 정혁, 이준영, 보르코, 우성용

-수원 출전선수

이운재(GK)- 이재성, 리웨이펑, 최성환 ? 양상민, 김두현, 이상호, 김대의- 산드로, 에두, 티아고
*대기명단 - 박호진(GK), 허재원, 홍순학, 백지훈, 조용태, 하태균

[사진(C)엑스포츠뉴스DB]



유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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