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허종호 기자] 전체 시즌의 3/4 가량이 지난 가운데, 최고의 마무리 투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아메리칸리그(AL), 내셔널리그(NL) 모두 치열하다.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세이브를 많이 거둬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세이브만 많이 거둔다고 해서 좋은 마무리 투수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동점을 내주지 않는 투수가 좋은 마무리 투수다. 부가적인 요소로는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것과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의 위기관리 능력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조건을 갖춘 올 시즌 최고의 마무리 투수는 누구일까?
▲ AL - 마리아노 리베라
50경기 51이닝, 1승 2패 35세이브 1블론 세이브, 방어율 1.94, WHIP 0.94, 57탈삼진, 8볼넷
현재까지 AL 최고의 마무리 투수는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이다. 한국 나이로 41살인 리베라는최고 150km/h에 이르는 커터를 내세워 양키스의 뒷문을 철저하게 지켜주고 있다.
양키스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리베라가 마운드에 올라온다면, 상대팀은 이미 기가 죽게 마련이다. '리베라'라는 이름값만큼 그의 공은 쉽게 건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닝 당 출루율에서 알 수 있다시피 그가 주자를 내보내는 건 1경기에 한 번도 되지 않는다.(경기당 1이닝을 투구한다고 가정시) 그렇다고 해서 공을 치지 않고, 기다린다고 해서 볼넷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BB/9 1.41개) 그렇기에 리베라가 올라오는 9회는 상대 팀은 이미 반 포기 상태다.
▲ 그 외
리베라가 없었다면 미네소타 트윈스의 조 네이선을 최고의 마무리로 꼽았을 것이다. 네이선은 47경기 동안 29세이브로 방어율 1.61, WHIP 0.80을 기록 중이다. 리베라와 비교했을 때, 기록 면에서 뒤처지는 것이 없지만 세이브 숫자가 부족한 것이 흠이다.
LA 에인절스의 브라이언 푸엔테스도 33세이브로 리베라를 추격하고 있지만, 높은 방어율(4.24)과 1.27의 WHIP, 5블론 세이브는 리베라와 비교할 수 없다. 또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조나단 파펠본도 28세이브로 분전하고 있지만, 많은 볼넷(20개)으로 쓸데없이 경기를 스릴 있게 하고 있다.
▲ NL - 라이언 프랭클린
45경기 46이닝, 2승 1패 29세이브 1홀드 2블론 세이브, 방어율 1.17, WHIP 0.89, 31탈삼진, 10볼넷
현재까지 NL에서는 30세이브를 거둔 마무리 투수가 없다. 지난해 62세이브를 거뒀던 뉴욕 메츠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는 이미 5블론 세이브를 한데다가 방어율(3.27)과 WHIP(1.27)에서 다른 투수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41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지킨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브래드 릿지는 벌써 8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예전 강자들이 주춤하고 있는 NL에서는 라이언 프랭클린이 다른 투수들보다 근소하게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라이언 프랭클린은 다른 마무리 투수들과 위력적인 구위로 삼진을 잡는 모습은 아니다. 그렇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상대의 득점을 봉쇄하는 것은 물론, 출루를 허용하지 않아 상대팀으로 하여금 역전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피안타율 .187, BB/9 1.96개)
▲ 그 외
프랭클린과 같이 29세이브 기록하고 있는 히스 벨, 휴스턴 스트릿도 뛰어난 마무리 투수다.
히스 벨은 마무리 부재로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뒷문을 잘 지키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프랭클린과 비교해서 뒤질 것 없는 벨은 다만 실점과 볼넷이 다소 많은 점이 아쉽다. 그렇지만 그 정도 차이는 시즌이 끝날 때면 얼마든지 뒤집어 질 수 있다.
휴스턴 스트릿은 당초 예상처럼 콜로라도의 고지대에 적응하지 못하며 무너지는 듯 했다. 시즌 초반에는 마무리 자리마저 뺏기는 듯 했지만,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현재 스트릿은 17일(한국시각)까지 연속으로 21세이브를 성공시키며, 최고의 마무리 투수에 도전하고 있다.
역대 최다 세이브를 갱신하고 있는 트레버 호프만은 이번 시즌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 부상으로 4월 말이 되서야 마운드에 올랐지만, 어느새 26세이브를 거뒀다. 게다가 시즌 방어율은 1.80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홈런 한방에 방어율이 치솟는 것이 마무리 투수들이다. 또한 언제 등판할 줄 모르고 준비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그러기에 마무리 투수(물론 나머지 불펜 투수도)가 실점을 하고, 블론 세이브를 하는 것은 운명이라고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고 해서 시즌이 끝난 이후에도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보장은 없다. 시즌이 끝난 후, 어떤 투수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지 궁금하다.
[사진 = 마리아노 리베라, 라이언 프랭클린 ⓒ MLB / 뉴욕 양키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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