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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순위결정의 분수령 9연전 미리보기

기사입력 2005.08.13 01:15 / 기사수정 2005.08.13 01:15

서민석 기자
이미 정해진 듯한 4강, 하지만 남아있는 불씨

이제 시즌 막바지다. 팀 당 26경기(SK) ~ 31경기(한화)정도를 남겨놓고 있다. 지난 6월 4일부터 12일까지 이어졌던 6연전이 8개 구단 순위의 큰 틀을 잡아가는 9연전이었다면, 이번 '광복절 9연전'은 윤곽이 나온 순위가 굳어지느냐 뒤집어지느냐를 가를 올 시즌 농사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이번 9연전에서는 각 팀들의 행보 못지않게 한 순위를 놓고 다투는 팀간의 맞대결이 많다는 점에서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위를 놓고 혈투를 벌이는 SK와 두산의 '잠실 대첩'

올 시즌 그동안 가장 관심을 모은 대결이 1위 삼성과 2위 두산의 맞대결이었다면 이번 9전에서 관심을 모으는 경기는 단연 2위 SK와 3위 두산의 경기이다.

최근 10경기에서 9연승을 거두며 9승 1패의 파죽지세로 기어이 2위까지 치고 올라간 SK. 지난 6월에 있었던 9연전에선 기아와 7~8위를 사이좋게 나누던 사이에서 어느덧 순위표의 위쪽 두 번째 자리까지 간 것을 보면 상승세가 무섭다. 

반면 두산의 경우 그동안 1~2위권에서 순위유지를 잘해오다가 최근 10경기 5승 5패를 거두긴 했지만 후반기 들어서 눈에 띄게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탄탄한 투수진으로 어렵게 받치고는 있지만, 30대 노장들로 짜여진 타선은 언제 더위를 먹고 물방망이로 전락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SK나 두산이나  우열을 가리지못한 상대전적(6승5패2무 SK우세) 만큼이나 이번 3연전에서는 두 팀이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이 이혜천-박명환-랜들이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SK는 크루즈-채병룡-신승현로 맞불을 놓는다. 역시 첫날 이혜천-크루즈의 대결이 3연전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 SK전에서 20.2이닝에서 1승 1패 방어율 2.18로 시즌 성적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혜천(6승 3패 방어율 3.86)이 '용병돌풍'을 불러오고 있는 크루즈(5승 무패 방어율 1.73)에게 승리를 거둔다면 쉽게 3연전을 이끌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첫 경기를 허무하게 내준다면 9연승의 상승세인 SK의 페이스에 밀려 자칫 2위권 재진입이 물건너 갈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이재우(11.1이닝 방어율 0.79)  - 정재훈(7이닝 방어율 3.86)의 두산계투진이나 위재영(15이닝 방어율 1,80) - 조웅천(8.1이닝 무실점) - 정우람(7.1이닝 무실점)로 이어지는 SK의 계투진이 상대팀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초반 양 팀 타선이 얼마나 선발투수를 상대로 점수를 뽑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연전에서 극과극을 체험한 한화와 롯데의 행보>

6월 4일부터 6월 12일까지의 9연전서 명암이 엇갈린 대표적인 두 팀이 바로 한화와 롯데다.

한화가 6월 10일 비로 취소된 LG와의 홈경기를 제외하곤 9연전에서 8전 전승을 포함 9연승을 이어가며 3위권으로 올라선 반면 롯데는 5월 26일 LG전에서 8:0이던 경기를 13:11로 뒤집는 대역전승으로 상승세로 홈으로 돌아와 맞붙은 한화와  3연전에서 1승 2패로 이러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맞이했던 9연전에서 첫 경기 현대에게 13:3의 대승을 거둔 이후 내리 8연패를 기록하며 3위였던 성적도 5위권으로 밀려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실 전통적으로 롯데에 약했던 한화가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상대전적 11승 패로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한화가 롯데에게 4.5게임차로 4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한화와의 맞대결이 껄끄러운 롯데입장에선 도리어 한화와의 맞대결이 없는 대신 4강권에 있는 나머지 세 팀(삼성-SK-두산)과의 9연전에서 5승 4패 이상의 호성적을 거둘 경우 그 여세를 몰아 4위 한화를 잡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물론 롯데나 한화나 팀 전력이 정상이 아니다. 롯데의 경우 11승(19패) 19세이브를 올려주었던 노장진-이용훈-염종석이 부상과 성적부진 등으로 전력에서 제외, 지금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비록 중간에서 이왕기-이정민-이정훈이 잘해주고 선발에선 좌완 투수 장원준-이명우가 호투하고 있다곤 하지만, 언제 구멍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타선 역시 기아에게 3연승을 거두며 타격감이 좋은 상황이지만, 최하위팀과의 대결이었단 점과 9연전에서 만나는 팀들이 모두 팀 방어율에서도 1~3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략이 쉽지않을 것이다.

한화역시 비록 3연패이후 삼성과의 두 경기를 비로 쉬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송진우-정민철-문동환-최영필등의 선발진이 지쳐있고  팀 홈런 1위(116개)로 대변되는 '다이너마이트 타선' 역시 최근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합류한 조규수-안영명과 곧 합류예정인 조성민이 얼마나 투수진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4위 수성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직도 4강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현대와의 원정 3연전만 잘 치룬다면 8위 기아 - 7위 LG와의 6경기는 수월하게 풀릴 듯하다.

창단후 첫 꼴지는 할수 없다! - LG와 기아

중-상위권 순위싸움 못지 않게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삼성과 더불어 한 번도 꼴찌경험이 없는 LG와 기아가 꼴지라는 '색다른 첫 경험'을 하지 않기 위해 이번 9연전에 총력을 기울일 듯하다. 게다가 9연전 첫 머리에 광주에서 두 팀의 맞대결이 예정되어있기 때문에 7연패의 기아나 3연패의 LG 모두 최악의 분위기에서 바닥을 치기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예상된다.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하고 신인급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려나가는 기아보단 팀 분위기에선 별 차이가 없지만 중심타자인 이병규-박용택-최동수의 방망이가 매서운 LG의 우세를 조심스레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양 팀간의 경기차는 5경기. 97경기로 치른 경기수도 똑같은 상황에서 LG입장에선 광주원정에서 기아에게 3연패만 당하지 않는다면 '색다른 첫경험'을 기아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올 시즌 연승 - 연패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LG입장에선 9연전의 첫 단추인 기아와의 맞대결에서 연패할 경우 뒤에 맞붙을 현대 - 한화와의 경기에까지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기아입장에도 LG와의 맞대결이후 만나는 한화 - 삼성역시 버거운 상대들임에 틀림없다.

26~31경기 남은 시즌, 뒤집기는 충분히 가능하다

야구는 흐름과 멘탈의 경기이다. 아주 사소한 플레이 하나로 경기의 승패가 뒤바뀌기도 하고, 이러한 경기들이 모여 팀의 분위기와 흐름을 좌우하기 마련이다. 

지금의 상황으로 봐선 9연승의 SK가 상승세다. 7연패의 기아가 끝을 모르는 추락을 하는 중이지만, 어떤 상황에 어떤 플레이로 분위기가 바뀔지도 모를일이다. 그리고 남은 잔여경기에서 각 팀들이 어떤 흐름을 타느냐에 따라 막판 뒤집기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야구팬들이 바라는 것도 바로 그러한 것이기 때문이다. 


8개 팀 9연전 일정

삼성: 롯데-두산-기아(광주)
두산:  SK-삼성(대구)-롯데(부산)
 SK: 두산(잠실)-롯데-현대(수원)
한화: 현대(수원)-기아-LG
롯데: 삼성(대구)-SK(문학)-두산
현대: 한화-LG(잠실)-SK
 LG: 기아(광주)-현대-한화
기아:  LG-한화(대전)-삼성


*괄호 안은 원정경기장소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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