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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번역 오래하고파"…'라디오쇼' 황석희가 전한 #서치 #데드풀 #수입

기사입력 2018.10.02 12:01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황석희 번역가가 영화 번역에 관한 모든 것을 공개했따.

2일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는 영화 '데드풀'의 황석희 번역가가 출연했다.

이날 황석희 번역가의 방문에 DJ박명수는 "핫한 번역가다"라며 반겼다. 이에 황석희 번역가는 "요즘 들어 작업하는 영화들이 널리 알려져서 그런 것 같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명수는 "핫한 번역가는 얼마 정도 버나"라고 물었다. 이에 황석희 번역가는 "사실 일러스트레이터, 웹툰 작가, 번역가들에게 한달에 얼마 버냐는 질문이 굉장히 흔하더라. 하지만 프리랜서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굉장히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박명수는 "옷 차림을 보면 잘 버는 것 같다. 깔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황석희는 "제가 한 달에 27일은 츄리닝만 입고 있다. 이렇게 가끔 나올 때는 아내가 다 꾸며준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처음 번역할 때는 정말 열약했다. 대학생 때 처음 시작했는데 한달에 3~40만원 정도 벌었던 것 같다. 그때는 온갖 번역을 다 했다. 문서, 토크쇼 번역까지 했다. 가장 낮은 단가를 받는 분들은 최저시급까지도 받지 못할 때가 있다. 지금은 직장인들과 비슷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큰 수입을 기대하고 이 분야를 들어오면, 분명 후회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매일 한우를 먹을 수 있냐"라는 질문에 "못 먹는다. 어쩌다 선물 받으면 가끔 먹는다"라고 답했다.  

아내 역시 더빙번역을 하고 있다고 밝힌 황석희 번역가는 "서로 도움이 많이 된다. 하루 종일 물어본다. 각자의 방에서 일을 한다. 대화는 거의 카톡으로 한다"라고 밝혀 박명수를 폭소케 했다.

사범대 영어교육학과를 나왔다는 그는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번역 아르바이트를 했다. 저는 그렇게 공부할 수 있는 친구들 정말 존경스럽다. 구인을 찾던 중 영상 번역 구인을 구한다는 글을 봤다. 가서 비디오를 보고 번역을 했다"라고 전했다.

'데드풀'에서 미국식 B급 유머를 한국식으로 재미있게 바꿔 화제가 됐던 황석희 번역가. 주연 라이언 레놀즈 역시 그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고. 황석희 번역가는 "처음부터 제 이름을 알 리가 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저야 영광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박명수는 그에게 번역을 잘하는 비결을 물었다. 이에 황석희 번역가는 "인터넷의 힘인 것 같다. 저는 SNS나 커뮤니티 등을 모니터링을 한다. 유행하는 말투는 뭐고, 어떤 것들이 유행하는지를 다 본다. 그런걸 자막에서 쓸 수는 없지만 분위기를 보는 것이다. 트렌드를 보고, 선호를 파악한다. 가끔 아내가 제가 번역한 걸 보고 빵 터질 때 너무 뿌듯하다"라고 밝혔다.

영화사에서 보너스는 없었냐는 질문에 "인센티브는 없다. 그런데 번역이 잘되어서 흥행에 도움이 됐다면 다음작품도 생각을 하시겠죠"라고 말했다.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베놈'과 '부탁 하나만 들어줘' 등을 번역했다는 황석희 번역가는 "저는 페이가 차이가 나더라도 무조건 들어오는 순서대로 번역 의뢰를 받는다"고 전하기도. 이에 박명수는 "망할 것 같으면 어떡하나"라는 솔직한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황 번역가는 "그래도 한다. 저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으니, 저는 그 안에서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 '서치' 역시 번역했다는 황석희 번역가는 "처음부터 이건 된다 싶었다. 제가 영화사에도 '될 것 같다. 사고 칠 것 같다'라고 했다. 영화사 내부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며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자막 없이 보는 거 아니냐. 너무 부럽다"라는 박명수의 말에 황석희 번역가는 "처음에 저에게 올 땐 굉장히 좋지 않은 화질과 음질이다. CG도 입히지 않고 올 때가 있는데 그러면 기대했던 첫 인상이 망가지기도 한다. 그 감흥이 다 깨진다. 그래서 극장가서 보면 완전 새로운 느낌일 때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번역 단계에 대해 황석희 번역가는 "처음에 영화를 쭉 보고, 대사 하나하나를 차례대로 번역을 한다. 보통 1200~1500개 사이다. 많으면 1800~2000개까지 된다. 얼마전에는 3000개까지 해봤다. 제가 완성하면 다시 영화사에 넘겨 2,3차 의견 교환하고 최종 자막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물에 특히 자신있다는 그는 "군대용어는 그냥 넘어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감나는 용어를 쓰려고 노력해서 많이 찾아본다"라고 말해 박명수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 꿈은 오래오래 늙어서 제 의지로 은퇴할때까지 영화 번역을 하는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기적으로 온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번역하면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라고 전했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KBS 보이는 라디오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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