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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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내셔널리그, 이건 아니잖아

기사입력 2009.07.12 02:26 / 기사수정 2009.07.12 02:26

강창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창우 기자] 11일에 열린 수원시청과 김해시청의 2009 교보생명 내셔널리그 전기 마지막 라운드는 축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볼 수 있는 날이었다. 이런 사고는 썩 보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교보생명 2009 내셔널리그 전반기 최강자를 가리는 이날 경기에서 기자는 K-리그와 챔피언 결정전과 같은 치열한 경기를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본 경기 내용은 정말 처참했다.

아니 경기 내용 자체는 정말 좋았다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반 선취골을 넣으며 우승을 꿈꿨던 수원시청, 그러나 후반 4골을 몰아넣으며 경기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김해시청의 저력은 K-리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경기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렇게나 대단했던 경기를 한낱 '동네 축구' 수준으로 몰락시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도대체 이날 경기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사건번호 no 1. 빨간 카드 노란 카드




심판 판정에 대한 문제는 이날도 불거져 나왔다. 사건의 발단은 전반 41분. 김해시청의 성 리가 교체된 지 3분 만에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한 것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품은 김해 박양하 감독이 강력하게 불만을 표현하였고, 결국 대기심이 감독을 진정시키기에 이르렀다.

결국, 이 사태로 10여 분간 중단되었던 경기는 박양하 감독의 퇴장으로 간신히 재개될 수 있었다. 이것으로 끝이었을까? 아니었다. 점점 거칠어지던 경기는 후반 18분 수원시청 오정석이 나란히 퇴장을 당하며 양팀 파울 47개, 경고 11개, 퇴장 2개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겼다. 동업자 정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건번호 no 2. 우리는 훌리건, 그라운드에 난입하라



앞서 사건번호 no 1에서 소개하였던 김해 성 리의 퇴장은 두 번째 사건으로 불거졌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고 퇴장하는 주심과 부심을 향하여 한 여성 관중이 뛰어들었다. 관계자의 제지로 사고는 없었으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여기서 끝났으면 단순 해프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뒤이어 성난 김해 응원단이 하나 둘 그라운드에 난입하며 강력한 항의를 시작하였다. 결국, 하프타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하려 하자 경기를 저지하려는 듯 한 관중이 센터서클을 향해 질주하였다. 결국, 김해 서포터즈가 관중을 진정시키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하였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애꿎은 진행요원들만 진땀을 흘린 하프타임이었다.

사건번호 no 3. 끌어내! 끌어내…. 어? 정말 끌어내네?

축구를 보다 보면 승리하고 있는 팀들이 경기장에 쓰러져 시간을 끄는 이른바 '침대 축구'를 한번쯤 보았을 것이다. 이런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상대팀 입장에서는 울화통이 치밀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자연스레 외치는 한마디. "야! 끌어내!"

정말로 선수를 끌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4:2로 김해가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해 이진희가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주심은 밖으로 나가 치료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의료진과 선수가 그라운드 안에서 치료를 계속하자 한 용자(?)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수원 김지운 골키퍼. 그는 상대 선수의 다리를 붙잡고 말 그대로 질질 끌어내기 시작했다. 

사건번호 no 4. 당한 만큼 갚아준다. 이번에는 선수의 관중석 난입


앞서 관중의 그라운드 난입에 대한 보복이었을까? 이번에는 선수가 관중석을 향해 돌진했다.

점점 과열되고 선수들의 흥분이 진정되지 않는 경기가 펼쳐졌다. 이에 덩달아 양 팀 서포터즈도 과열되기 시작하였고, 김해 서포터즈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수원 김지운 골키퍼에게 또렷이 들렸으리라. 자신과 팀을 비방하는 김해 서포터즈를 보다 못한 김지운 골키퍼는 경기 도중 김해 서포터즈를 향해 외쳤다. "경기 끝나고 남아있어!"

단순한 호기였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환호하는 김해 선수단,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수원 선수단을 뒤로하고 수원 김지운 골키퍼는 김해 서포터즈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는 김해 서포터즈의 깃발을 잡아 끌어내렸고, 이에 부족했는지 관중석에 올라서기에 이르렀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진정시키려는 김해 서포터즈와 김지운 골키퍼가 몇 분이나 대치하고 있었으나 이를 위해 달려오는 경기 진행요원은 아무도 없었다. 수원 선수단 몇 명이 달려와 계속된 대치상황이 벌어졌고, 한참 후에야 진행요원과 경찰이 투입되어 일단락되어졌다.

예전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2군 경기에서 안정환의 관중석 난입 사건이 불현듯 떠오른 건 왜였을까?

 



강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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