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6 14:26 / 기사수정 2009.07.06 14:26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젊은 두 포워드 곤잘로 이과인과 카랭 벤제마.
레알 마드리드의 10년을 책임질 두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기 전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열광적 팬이었다는 것과 22세 동갑내기라는 점을 제외하여도 많은 공통점이 있다.
곤잘로 이과인: 라울 + 반 니스텔루이
당시 파비오 카펠로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오른팔로 활동하던 프랑코 발디니. 발디니는 페르난도 가고를 관찰하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보카와 리베르가 펼치는 더비, 수페르 클라시코 더비를 관람한다.
하지만, 발디니의 눈에 띈 선수는 페르난도 가고가 아닌, 곤잘로 이과인이라는 리베르 플라테의 어린 공격수였다. 혼자서 두 골을 성공시키며 리베르의 승리를 견인한 곤잘로 이과인에 발디니는 단번에 반했고, 곤잘로 이과인은 06/07시즌 마르셀루, 가고로 예상되어있던 레알 마드리드 겨울 신입생 명단에 깜짝 멤버로 끼어드는 데 성공하게 된다.
곤잘로 이과인의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역사는 적응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스트라이커보다 아래에서 움직이는 세컨탑 포지션인 곤잘로 이과인은 레알 마드리드 데뷔전에서 라울의 전성기가 떠오를만한 센스있는 플레이로 어시스트를 기록한다.
그러나 반 니스텔루이와 라울 곤잘레스라는 완벽한 투톱으로 인해 자리 잡기가 힘들었던 이과인은 카펠로 감독에 의해 베컴의 백업으로서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라이트윙으로 출전, 리그 우승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07/08시즌에는 베른트 슈스터감독의 3톱 전술로 인해 센터 포워드, 윙포워드등 여러 포지션의 전천후 백업을 맡게 된다.
언뜻 보면 그의 출장시간이 적고 제대로 된 포지션을 잡기 힘들었다 할 수 있겠으나 오히려 이과인에 있어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은 라울과 반 니스텔루이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보며 배울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그렇게 이과인은 슈퍼 서브로 활약하며 팀의 리그 2연패를 돕는다.
그리고 08/09시즌, 곤잘로 이과인은 한 단계 진화한다. 이과인은 반 니스텔루이와 디아라, 데 라 레드의 부상으로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는 데 실패한 레알 마드리드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득점원이었으며 라리가 22득점이란 기록으로 많은 이들의 의문을 표하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 이과인은 라울의 센스와 반 니스텔루이의 결단력이 조화된 선수로 성장한 것이다.
카랭 벤제마: 넥스트 호나우두
2005년 장 미셸 울라 리옹 구단주가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 원정을 위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 울라 구단주는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 플로렌티노 페레즈에게 호나우두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부탁했다.
페레즈 회장은 흔쾌히 승낙하고 호나우두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한 어린 선수에게 선물하게 되는데, 며칠 후 챔피언스리그에 첫 출전한 그 어린 선수는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하게 된다. 그때 이미 벤제마의 운명은 정해졌다.
어릴 때부터 호나우두의 팬이었던 벤제마는 호나우두의 슈팅, 호나우두의 드리블을 따라하며 축구를 시작했다.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무너트리는 드리블과 골키퍼를 당황시키는 반 박자 빠른 슈팅은 07/08시즌 리그 앙 득점왕 타이틀과 함께 프랑스 최고 공격수의 반열로 올려놓았다.
레알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벤제마를 원했지만 벤제마는 어릴 적의 꿈을 좇아 삼천오백만 유로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제의금액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제의금액이 훨씬 높았으나 벤제마는 울라 구단주에게 직접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고 싶다고 말했고, 벤제마를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울라 구단주는 흔쾌히 벤제마를 마드리드로 보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과거의 황제와 이름이 같은 선수와 플레이스타일이 같은 선수. 두 명의 호나우두를 얻게 되었다.
아르헨티나-프랑스 혼혈의 이과인은 많은 이들의 기대속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를 선택했고, 알제리-프랑스 혼혈인 벤제마는 프랑스 국가대표를 선택했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국가대표팀 동료가 되어 생각보다 빨리 만날 수 있었던 둘이었지만 남미와 유럽의 미래라는 타이틀을 짊어지고서 이제야 레알 마드리드에서 만나게 되었다. 라울과 호나우두가 한팀에 있었을 때, 라울은 갈락티코 정책으로 인해 많은 희생을 치러야만 했고 호나우두는 부상으로 인해 다시는 전성기적 플레이를 보일 수 없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갈락티코이자 라울과 호나우두의 후계자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만났다. 많은 이들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목할 것은 카카와 호날두의 만남이라며 화려한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하는 동안, 이과인과 벤제마는 그늘 속에서 웃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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