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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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방송 3사 3색 길라잡이.

기사입력 2005.07.29 18:20 / 기사수정 2005.07.29 18:20

서민석 기자
- 3사 3색.  프로야구라는 음식의 '양념' 야구중계 길라잡이.

#1 프로야구 중계를 하는 방송사 게시판은 항상 북적거린다. 주로 경기 후에 '캐스터와 해설자의 말 실수'. 혹은 '편향된 방송태도'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에는 특정 팀 중계만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팀은 중계를 안해준다고 '몽니'를 부리는 팬의 글도 상당수 올라온다.

#2 모 방송사 중계관계자에 따르면 성적에 상관없이 '롯데'와 '기아' 경기 중계가 가장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 한다. 반면 '현대' 와 'SK'의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물론 성적이라는 변수가 전혀 고려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80% 이상은 특정 팀 중계를 하면 일정한 시청률은 따논 당상이라고 한다.


방송 중계가 없는 프로 스포츠는 상상할 수 없다. 그만큼 중계에 관한 팬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며 단순히 방송사에서 해주던 중계를 보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중계 편성 등에 대해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능동적'인 팬들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방송사의 부담은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전 MLB 중계권 협상실패로 국내야구 중계에 발을 들여놓은 MBC가 기존의 SBS-KBS의 중계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올 시즌 야구 중계. 그 어느 때 보다 경쟁이 치열한 방송 3사. 그들의 개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가장 야구를 많이 알고 맛깔스런 중계로 승부한다 - SBS 스포츠

SBS의 가장 큰 장점은 스포츠 캐스터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임용수 캐스터와 알기쉬운 해설을 한다는 것이다.

캐스터진에는 임용수-최춘식. 그리고 최근 영입한 정도영(전 KBS) 캐스터의 '삼각편대' 가 주로 나선다. 그리고 해설자로는 이광권 해설위원을 필두로 김상훈 전 LG 타격코치가 뒤를 받치고, 강태정-김광철 해설위원이 아마야구와 프로야구 중계에 간간이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SBS 본사 소속으로 박노준 해설위원이 있음)

SBS 스포츠는 카메라맨이나 중계진이 '야구를 잘 안다' 는 것이 큰 강점이다. 단순히 그런 사전적의 의미의 '지식'이 아니라 경기의 맥이나 흐름을 잘 집어내서 해설을 하고, 중간중간에 감초같은 유머도 구사 보편적인 야구팬이 보기에는 가장 '무난한 해설' 바로 SBS 스포츠의 해설이라 할 수 있다.

야구 팬들이 상당수 선호하는 조합은 '임용수-이광권위원'의 해설이다. 임용수 캐스터의 경우 왠만한 야구팬이면 다 알정도로 독특한 성량과 해박한 야구지식을 지니고 있고, MBC 청룡 등에서 잠수함 투수로 유명했던 이광권해설위원은 풍부한 선수-지도자 시절 경험을 앞세워 팬들의 이해를 돕는 알기쉬운 해설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SBS 중계는 '야구 외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방송사이기도 하다. 중간중간에 농담이나 비유를 들기도 하는데, 때로는 너무 남발이 되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이외에도 김상훈 위원은 지난 시즌에는 버벅대고 해설타이밍을 잡는데 애를 먹었지만,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은 명타자 출신 해설자답게 투수출신과는 또 다른 시각의 해설로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하일성' 이라는 대표 브랜드와 편안함으로 승부한다 - KBS SKY SPORS

역시 KBS 스포츠 중계의 키워드는 '하일성 '이다.

물론 하일성 위원 말고도 김용수(전 LG투수코치)-이용철(전 삼성코치)가 뒤를 받치도있지만, 역시 KBS의 가장 큰 매리트는 역시 하일성이라는 '대표 브랜드'가 있다는 것이다.  하일성 위원의 이야기중에 '야구 몰라요' ' 오늘 경기는 몇 점 승부죠' 와 같은 유행어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전 상당히 예측을 많이하고 또 이러한 예측이 때로는 신(神)기에 가까운 예측으로 팬에게 '역시 하일성'이라는 찬사를 자아내지만, 때로는 너무 틀에 박힌 고정관념 (좌타자에 좌투수를 올려야 한다는 예시)이나 결과를 놓고 선수를 가혹할 정도로 다그치는 모습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용수-이용철 해설위원은 둘 다 현역시절 투수였던 경험을 살려 주로 선수들의 심리와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해설을 하는 장점이 있으나 방송경험이 많은 이용철 해설위원에 비해. 올 해 영입된 김용수 해설위원은 야구지식이나 야구를 보는 눈은 뛰어나지만, 너무 조용(?)한 것이나 가끔씩 쓰는 사투리나 속어 ('방맹이' 와 같은)가 일반 팬들이 듣기엔 거슬린다는 아쉬움이 있다.

캐스터엔 권성욱-이기호 캐스터 로 나선다. 이 두 캐스터는  하일성이라는 큰 산에 가려저서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들어 점점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의 클라이막스에는 고조된 음성으로 경기에 맛갈을 더하는 권성욱 캐스터와 차분한 해설을 밑바탕으로 해설자와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이기호 캐스터가 중계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MLB 중계의 경험을 살려 화려한 비주얼로 승부한다 - MBC ESPN

평가에 있어 가장 극과극(?)을 오가는 방송사다. 그만큼 또한 새로운 시도가 잦다보니 기존의 방송사와는 차별화된 중계를 함에 틀림없다.

MLB중계 이후 근 5년 만에 국내프로야구 중계에 뛰어든 MBC ESPN은 우선 캐스터에 한명재-임주완-이홍섭 캐스터에 최근 영입한 구수한 입담의 고창근 캐스터의 4인 체제로 가장 많은 캐스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설진에는 허구연해설위원을 중심으로 한만정-김봉연 해설위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캐스터의 선두두자는 단연 한명재 캐스터이다. MLB에서 인정받은 익사이팅한 성량을 바탕과 왠만한 해설자 못지않는 야구지식을 바탕으로 '고급 야구중계'를 하면서 매니아층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임주완 캐스터의 경우 축구-격투기 중계등 다양한 중계 경험을 바탕으로 야구 중계에 있어서도 팬들을 빨아들이는 묘한 능력이 있는 그런 노련한 노장 캐스터이다.

해설위원은 역시 허구연 해설위원이 선두주자이다. 20여년의 야구 해설경험을 바탕과 다양한 선수 심리묘사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심한 경상도 사투리는 다소 반감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 외에도 해태에서 거포로 이름을 날렸고 올 시즌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김봉연 위원이나 평화방송 해설위원이기도 한 한만정 위원 역시 비록 TV중계 마이크를 잡은 경험이 적다보니 많이 아쉬운 부분도 보이고 있지만,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조합은 '한명재 캐스터-허구연 해설위원' 조합인 듯하다.

아무래도 몇 년동안 국내중계에서 떠나있다가 올 시즌 복귀를 해서 기존 중계를 하던 방송사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다보니 해설외에 비주얼한 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방송사가 MBC ESPN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리플레이' 와 같은 영상도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뛰어난 화질과 과거 방송사에선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하이라이트와 'Play of the day' 등을 시도하면서 '너무 MLB를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 는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는 노력은 분명 높이 사야할 것 같다.  

기타 방송사 - PSB, iTV등등....

역시 상대적으로 비인기팀인 현대-SK가 소속된 경인지역 야구 중계를 주로하던 iTV의 폐국은 야구팬들 입장에선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특히나 두산 프런트 출신인 구경백 해설위원의 경우. 중앙 방송사 해설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고 분석적인 해설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방송사가 문을 닫으면서 그의 해설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방송 케이블 3사 이외에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PSB(부산방송)의 이성득 해설위원이다.

 TBC(대구방송)에서도 삼성 전 경기를 중계해 주고는 있지만, PSB의 경우 롯데 전경기를 중계하면서 이성득 해설위원의 입담이나 분석이 롯데팬들은 물론이도 여타 다른 팬들의 주목을 받고있다. 때로는 철저한 '롯데 팬'입장에서의 두둔은 물론이고, 젊은 선수들이 근성없는 플레이로 일관할 때는 롯데 원년멤버 선배의 입장에서 따끔한 충고도한다. 한 마디로 지방방송 해설위원 치고는 상당수의 팬을 보유한 해설자가 바로 이성득 위원이다.

미국 MLB의 경우 공중파보다는 지역로컬방송 중계진이나 구장 장내아나운서의 파워가 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서 구단 경영에 까지 파급효과가 전달되는 것을 보면, 아직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의 진정한 '지역연고제' 는 아직까지 완벽하지 않은 듯 하다.

무더위에 고생하는 중계진 여러분 화이팅!

이제 바야흐로 중복도 지난 무더위의 시작이다. 비록 간간히 더위를 식혀주는 비가 온다곤 하지만, 이런 무더위에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는 강행군을 속에서 방송 3사의 중계진들은 지칠대로 지쳐있다.

이런 시기에 너무 단점만 꼭찝어 말하는 것 보단 '오늘은 이것이 좋았다. 저것이 좋았다' 는 시원한 격려의 한 마디를 방송사 게시판에 올려주는 것은 어떨까 싶다. 무더운 여름 야구팬들의 무더위를 식히는데는 누가 뭐래도 야구중계가 최고 아니겠는가? 아무튼 앞으로도 중계진들의 건투를 빌어본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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