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마운드 붕괴로 벼랑 끝에 몰린 LG가 타격 상승세인 KIA, SK를 차례로 만난다. 지옥의 3연전을 앞두고 있다.
LG는 14일부터 이틀간 광주에서 KIA와 맞대결을 펼친 후 16일 문학 SK전으로 휴식기 전 일정을 마무리한다. 후반기 23경기에서 6승 17패. 2위 자리까지 위협했던 투타가 조화로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무너진 마운드와 느슨해진 타선만 남았다.
시작은 좋았다. 올 시즌 강했던 넥센을 상대로 3연승을 거뒀다. 그러나 '천적' 두산에게 내리 3패하며 상승세가 급격히 식었다. 삼성, KT를 상대로 연이어 루징시리즈를 기록했고 두산과 SK를 연달아 만나 5전 전패, 카운터 펀치를 맞았다. 롯데에게 2패, 삼성에게 1패로 8연패까지 내려간 후에야 어렵사리 1승을 건졌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물이 오를대로 오른 넥센에게 다시 2패를 당하며 승차가 벌어졌다.
주춤했던 타선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과 반대로 마운드의 높이는 낮아져만 간다. 먼저 무너진 쪽은 불펜이었다. 필승조 김지용, 정찬헌이 7월부터 삐걱이며 승리를 놓치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김지용은 팔꿈치 인대 부상 판정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고, 정찬헌 역시 잦은 등판과 등 통증으로 13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다음으로는 선발이 흔들렸다.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차우찬이 후반기 사실상 붕괴 상태에 빠졌다. 최근 10경기에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9.29를 기록했다. '언터쳐블'이던 헨리 소사와 '10승 투수' 임찬규 역시 전반기의 위력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타일러 윌슨마저 팔꿈치 통증으로 합류 시기가 불투명하다.
선발의 대량 실점이 잇따르자 불펜 전체로 과부하가 번졌다. 신정락(10G ERA 6.48), 진해수(10G ERA 5.87)의 구위 하락이 시작되며 고우석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고우석은 7월부터 현재까지 18경기에 등판했고, 8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 7.50을 기록했다.
LG도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했다. 트레이드로 문광은을 영입했고, 2군에서 배재준, 최동환 등을 올려 수혈했지만 결국 승부처에는 본래 1군에서 던지고 있던 이들이 나섰다. 이어지는 접전 속에서 등판하는 선수가 한정되며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기고 있던 경기는 역전을 허용하고, 지고 있던 경기는 그대로 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휴식기 전 만나는 팀들이 모두 '불방망이' 모드다. KIA는 지난 주말 SK전 2경기에서 도합 39득점을 뽑아내며 '미친 타격'을 선보였다. SK는 홈인 문학에서 LG를 상대로 극강의 성적을 거뒀다. 마운드가 버텨주지 못한다면 5위 사수는 물론이고 하위권 추락마저 걱정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지만, 쉬며 재정비를 하는 팀은 LG만이 아니기에 뾰족한 이점을 기대하긴 어렵다. 3경기를 앞둔 LG의 속이 갑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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