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18 02:43 / 기사수정 2009.06.18 02:43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왼발이었다.'
17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박지성은 이란에 0-1로 뒤지던 후반 36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듬직한 주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본선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홈 팬들 앞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했던 대표팀은 후반 6분 이란 공격수 쇼자예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홈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한국은 이란을 밀어붙였고 결국, 동점을 성공시켰다. 이로써 대표팀은 24경기(11승13무) 무패행진을 달리며 1년 5개월간의 긴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박지성이었고, 중요한 경기 때마다 빛을 내는 왼발이었다. 박지성 황금 왼발은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을 며칠 앞두고 펼쳐진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부터 시작을 알렸다.
2001년 컨페드컵에서 한국에 0-5의 참패를 안겨줬던 프랑스는 이날도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나갔다. 지난해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고 다시 대패를 당해 월드컵에서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일 때쯤 박지성의 왼발이 불을 뿜었다.
김남일의 롱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깔끔한 트래핑으로 최고의 수비수로 명성을 떨치던 데사이를 가볍게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비록 2-3으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한국의 저력을 알릴 수 있는 경기였고 그 중심에 박지성이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개막했고 한 번 불길을 뿜은 박지성의 왼발 위력은 멈출 줄 몰랐다. 포르투갈과의 조별 예선 3차전 경기에서 박지성은 이영표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한 후 오른발로 툭 치며 콘세이상을 제치고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고 그대로 포르투갈의 그물을 갈랐다. 월드컵 최고의 골로 손색이 없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지구촌 최대의 축구전쟁에서 가다듬은 공포의 왼발은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성공적인 월드컵을 뒤로하고 PSV 에인트호벤으로 이적한 박지성은 AC 밀란과의 2004/05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벼락같은 왼발 슛으로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박지성은 이 골로 인해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할 수 있었다.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며 선수들을 이끄는 모습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피치를 누비는 모습은 물론 위기 때마다 어김없이 해결하는 해결사의 모습까지 갖춘 '캡틴 박' 박지성.
어느덧 일 년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그의 황금 왼발이 빛나길 기대한다.
[관련기사] ▶ 그의 왼발이 대한민국에는 '환호'를, 이란에는 '지옥'을 선사했다
[사진= '캡틴 박'의 왼발이 대한민국을 살렸다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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