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05 03:56 / 기사수정 2009.06.05 03:56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팀의 주장이 되고자 잔류를 선언했던, AC 밀란의 카카가 사실상 레알 마드리드의 입성이 확정되었다. 그동안 자신의 거취에 대한 인터뷰에서 오직 'AC 밀란 잔류'만을 선언했던 카카였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급박하다.
잔류를 갈망하던 카카의 마음을 움직인 이는 바로 'AC 밀란의 베를루스코니 구단주'이다. 이탈리아의 총리직을 겸임하는 그는 지난 80년대 중후반 AC 밀란의 새로운 구단주로 부임하며 '밀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현재 그의 발언과 행동은 정말 밀란의 구단주가 맞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우선, 그는 지난 월요일, 8년간 팀을 지휘한 안첼로티를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안첼로티는 올 시즌 가투소와 네스타의 부상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AC 밀란을 이끌고 리그 3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부임 기간 동안 2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비롯해 AC 밀란을 대외컵의 최강자로 이끈 명장이다. 하지만, 잔류를 희망한 그의 바람은 팀의 구단주인 베를루스코니에 의해 싸늘하게 외면당한 채 자신의 새로운 거취로 첼시로 택하게 했다.
안첼로티에 이어 이번에는 카카의 차례였다. 앞서 지적했듯이 어떠한 이적설에도 밀란에 잔류할 것임을 선언한 카카의 마음을 돌린 것은 다름 아닌 팀의 구단주 베를루스코니였다. 그는 카카를 타 팀에 넘김으로써 팀의 재정을 확충해야 된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게 했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오퍼에 대해서는 매력적이라는 언급까지 하였다. 심지어 카카의 에이전트이자 아버지인 보스코 레이테와 함께 직접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카카를 이용하고자, 카카의 입단을 다음주 월요일에 밝힐 것이라고 했다. 6월 6일 유럽 의회에서의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고자, 카카의 이적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의 총재이며, 미디어 재벌이다. 게다가 그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성향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패기 넘치던 파비우 카펠로(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와 아리고 사키를 감독으로 앉힌 뒤에 유럽을 제패한 모습은 사라졌다. 게다가, 세브첸코, 데사이, 레이가르트 같은 유능하고 젊은 선수의 영입을 통해 팀의 전진을 이끈 열정 또한 사라졌다.
이로 인해, 다수의 밀란 팬들은 앞다퉈 베를루스코니가 구단주 자리에서 물러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총리로서, 자신의 정치적 수단인 AC 밀란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것은 0에 수렴한다. 실제로 그는 지난겨울 카카와 맨체스터 시티와의 이적설을 자신의 언론 플레이로 이용했음이 밝혀진 전례가 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그저 모든 밀란의 팬들은 그가 각성하고 정상적인 구단주로서 복귀하길 바랄 수밖에 없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베를루스코니가 하루빨리 이성을 찾아 정상적인 구단주로 돌아오길 바란다.
▶ 카카 때문에 말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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