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가장 확실한 믿을맨, 이제 SK 와이번스의 마운드는 김태훈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SK 김태훈은 최근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7월 들어 11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상대팀에게 단 한 번도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 20일 롯데전에서는 선발 메릴 켈리가 허벅지 경련으로 갑작스럽게 내려간 뒤 2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홀드를 올렸다.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은 더없이 안정적이었다.
김태훈이 2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벤치로 들어가자 손혁 투수코치가 손을 잡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고, 김태훈도 함께 허리를 굽히며 맞절을 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김태훈은 "매 경기 코치님과 하나의 징크스처럼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시작하는데, 던지고 내려와서 코치님이 인사를 하시기에 맞받아쳤다"고 웃었다.
손혁 코치는 김태훈에게 장난스럽게 혼을 내면서도 "작년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부터 노력한 것을 보상받는 것이다. 제구가 좋은 투수인데 주변에서 제구가 나쁘다는 평가에 스트레스를 받아 자기가 가진 공을 반 밖에 던지지 못했다"며 "지금도 아직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제는 범접할 수 없는 투수가 됐다"고 극찬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도 김태훈의 활약이 흐뭇하다. 힐만 감독은 "직구 커맨드가 워낙 좋고, 슬라이더도 좋다. 유리한 카운트를 가져가면서 땅볼을 유도하는 피칭이 잘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칭찬들에 김태훈도 춤을 춘다. 김태훈은 "다들 잘한다고 얘기해주고, 성적이 계속 좋다보니까 확실히 전보다는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 공 던지는게 즐겁다"고 말했다.
최근 김태훈의 성적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탈삼진/볼넷 비율인데, 4.13으로 50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 중 리그 2위에 해당한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 김태훈이 내준 볼넷은 단 한 개. 그마저도 고의4구였다. 김태훈은 "시즌 초반과 똑같이 던지는데, 요즘 스트라이크가 많이 들어간다. 그러다보니까 카운트가 유리해지고, 결정구를 던지기 쉬워졌다. 그러면서 삼진이나 범타가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김광현에게 전수받은 슬라이더도 그 힘을 더해가고 있다. 김태훈은 "그동안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스피드도 안 나오고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마무리캠프에서 광현이 형과 캐치볼을 하면서 요령을 배웠다"고 돌아보며 "광현이 형이 한 구 한 구 잡아주면서 포인트를 얘기해줬다. 확실히 매일 캐치볼을 하면서 배우니 익혀지더라"고 말했다.
김태훈에게 활약을 치켜세우자 "주위에서 잘할 때 즐기라고 하더라"고 웃는다. 하지만 이내 "확실히 작년까지는 1,2군 왔다갔다 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올해는 모든 게 편하고 재밌다. 팀 분위기 자체가 좋으니까 야구장 나와서 힘들다 이런 게 없다"고 얘기했다. 그는 "아직 100%는 아니지만, 이 컨디션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게 제일 큰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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