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둘째 출산 후 다이어트로 30kg을 감량한 배우 홍지민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복귀작으로 택했다. 2013, 14시즌에 맡은 도로시 브룩 대신 메기 존스의 옷을 입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무명의 코러스 걸 페기 소여가 스타가 되는 과정을 화려한 탭댄스 군무와 함께 담은 작품이다. 1980년 뉴욕 윈터 가든 극장에서 초연한 뒤 브로드웨이에서만 5,000회 이상 공연했다. 국내에서는 1996년 초연 이래 현재까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2016년 오리지널 라이선스 뮤지컬 중 처음으로 20주년을 맞았고, 올해 22주년이 된 스테디셀러다.
“다크하고 깊이 있는 작품도 있고, 팬덤이 많은 뮤지컬도 있지만 일반 대중이 생각할 때 뮤지컬 하면 떠올리는 작품이에요. 화려한 볼거리, 재밌고 신나는 내용, 춤, 탭댄스, 많은 앙상블, 스윙 음악 등이 다 있어요. 의상도 화려하고 뉴버전으로 피아노 신, 계단 신 등이 나와요. 세대를 아우르는 뮤지컬의 교과서여서 관객이 오래 사랑해주는 것 같아요. 도로시의 어린이집 엄마들도 봤는데 취미로 탭댄스를 배워볼까 하더라고요. (웃음) 너무 매력이 있는, 뮤지컬에 입문하기 좋은 작품이에요.”
홍지민이 새롭게 맡은 메기 존스는 극 중 ’프리티레이디‘의 작가이자 작곡가이자 배우로, 페기 소여의 재능을 알아보는 극단의 핵심 멤버다. 소심하지만 활기 넘치는 코러스걸 페기 소여는 도로시 브룩 대신 무대에 서게 되고 스타로 거듭난다.
‘치열하게 오디션을 보는 백스테이지 얘기예요. 줄리안 마쉬가 ’36시간 안에 이 아이를 가르쳐서 하는데‘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이런 일이 있어요. 14년 전에 어떤 배우가 도중에 하차해서 다른 배우가 일주일 연습하고 올라갔다더라고요. 최정원 선배가 부상 당해서 김선경 언니가 해준 적도 있고요. 실제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이야기라 애정이 가요.”
홍지민은 1996년 서울예술단 단원으로 데뷔한 뒤 뮤지컬, 영화, 드라마, 예능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그 역시 앙상블을 한 경험이 있고 이후 스타가 된 만큼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는다고 했다.
“여자 주인공이 성장하는 과정이라 마음에 와닿아요. 줄리안 마쉬가 하는 ‘최선? 아니 최고를 해야 해’라는 대사도 그렇고 메기가 분장실에서 ‘잘해야 해 너 혼자만의 몸이 아니라 코러스를 대변하는 사람이야’라고 할 때 공감이 가요. 정단영 배우가 페기 소여를 하는 첫 시즌에 단영이의 손을 잡고 얘기했어요. ‘단영아 잘해줘. 눈물 날 것 같다. 네가 많은 앙상블의 롤모델이 돼야 해’라고 했죠.
저만 해도 지나가는 아낙1 등 앙상블을 하면서 성장했어요. 어느 순간 스타 마케팅이 됐고 앙상블을 거치지 않고 바로 스타가 돼 출발하는 케이스가 많아졌어요. 배우들이 앙상블로 시작하면 끝까지 앙상블이라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그런 풍조가 돼 선배로서 싫죠.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배우들의 얘기가 많고 그런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데뷔한 지 20년이 넘은 홍지민은 ‘브루클린’, ‘그리스’, ‘메노포즈’, ‘스위니 토드’, ‘제너두’, ‘넌센세이션’, ‘캣츠’, ‘맘마미아’,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그런 그의 꿈은 무대에 오래 서는 거란다.
그는 “어이없다고 할 수 있지만 오래 하는 게 꿈이다. 무대에 계속 서는 게 꿈이다. 남들이 볼 때 ‘그만해야겠다’가 아니라 ‘대단하다. 어떻게 쉬지 않고 에너지를 잃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오랜 기간 숙원이었던 음반도 곧 발매한다.(2017.12월 엑스포츠뉴스 최초 보도)
“음반 발매는 많은 분이 너무 혼자 자기만족 아니냐는 말을 했어요. 그럼에도 좋은 메시지로 노래하고 싶었어요. 듣는 사람들도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더라고요. 이번이 끝이 아니에요. 결과에 상관없이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될 거예요. 꿈의 노트에 해외 진출도 적혀 있어요. 많은 분들이 안 될 거라고 할 수 있지만요. 46살이고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영어가 어려운데 계속 배우고 있어요. 도전이란 말이 거창할 수 있지만 뭐가 됐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결과나 주변의 시선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작게라도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것 자체가 힐링이니까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