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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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순위 다 바꿔 !!

기사입력 2005.07.06 08:59 / 기사수정 2005.07.06 08:59

손병하 기자

지난 6월부터 조금씩 요동치던 프로야구 판도가 심상치 않다. 1, 2위를 쉽사리 내놓을 것 같지 않던 삼성과 두산이 연패에 빠지는 사이, 중위권 팀들이 분전하며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의 1위 팀도 섣불리 장담하지 못하게 되었다.

지난 일요일 전국에 내린 장마 비로 인해, 이틀을 쉬고 경기를 가진 프로야구 5일 경기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두산이 나란히 패하고 한화, LG 등이 승리를 차지하며 1위와의 승차를 한 게임씩 더 줄여 놓았다.

삼성과 두산이 각각 6연패와 5연패에 빠지는 사이, 한화와 LG는 5연승과 4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중위권 판도뿐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 판도를 흔들어 버리고 있다. 1위 삼성과 꼴찌 기아가 12게임 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전반기도 채 마치지 않은 시점이라 어느 팀도 순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롯데, 삼성, 두산 차례로 추락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두 달간 삼성, 두산, 롯데가 3강을 형성하며 일찌감치 4위 싸움으로 접어드는 듯 보였지만, 6월 한 달 동안 한화, LG 등이 연승을 타고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히던 SK가 힘을 내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서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었다.

손민한을 필두로 한 투수진과 용병 거포 펠로우와 토종 거포 이대호가 펄펄 날던 롯데가 투-타의 침묵에 조금씩 쳐지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6위까지 내려갔고, 지난 6월 7~9일 대구에서 열렸던 두산과의 3연전에서 대패한 삼성이 투-타 모두가 장기적인 슬럼프에 빠져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다.

특히 삼성은 배영수-바르가스-해크먼으로 이어지던 1~3선발은 물론이고, 등판일 승률 100%를 자랑하던 전병호마저 패퇴하면서 투수진이 붕괴 되었다. 방어율 0을 자랑하던 권오준도 현재는 마무리 보직을 박탈당한 상태. 심정수, 양준혁, 김한수의 중심타선의 침묵도 길게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두산까지 최근 3경기 연속 1점차의 석패를 당하는 등, 집중력을 상실해 중위권 팀들의 사정권에 들어오고야 말았다. 특히 8개 구단 마무리 중, 유일하게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았던 정재훈이 지난 23일 문학 SK 전에서 이호준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아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투수진과 타선 모두가 침체에 빠졌다.

6월 중순 이후, 거칠 것 없던 상위 3팀이 조금씩 허점을 보이는 사이, 한화, LG, SK 등 중위권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던 팀들은 차곡차곡 승수를 쌓으면서 상위권마저 넘보고 있다.

한화, LG,  후반기 대역전 꿈꾼다

우선 한화의 고공행진이 무섭다. 지난 6월 4일부터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롯데를 끌어내리고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한화가 7월 들어서도 5연승을 내달리며 1위 삼성과의 게임차를 5경기까지 좁히며 야심찬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정민철, 문동환, 김해님, 최영필 등의 선발진이 제 몫을 해주고 있고, 마무리 지연규가 권준헌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 여기에 5일 경기에서는 ‘돌아온 회장님’ 송진우까지 빼어난 완급 조절로 승리를 거두면서 어느 구단도 부럽지 않은 탄탄한 투수진을 구성했다. 브리또 조원우 등의 가세로 타선도 한 층 짜임새 있어졌고, 무엇보다 덕장 김인식 감독의 끈끈한 조직력 야구가 뿌리를 내리고 있어 한화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LG도 6월 말부터 완연한 상승세를 타면서 상위권의 순위 싸움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태세를 갖추었다. LG는 6월 한 달 동안 가졌던 20경기에서 10승 12패를 기록해 5할 승률에는 실패했었지만, 6월 23일 이후부터 7월 5일까지 8승 1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열렸던 한화와의 3연전을 독식한 후, 타선과 투수진 모두 힘을 되찾은 느낌이다.

5일 경기에서는 데뷔전을 치른 왈론드가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면서 완투승을 차지, 앞으로 LG 투수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날 경기가 서울 라이벌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힘을 쓰지 못했던 두산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것이었다.

올 시즌 두산과 치른 8경기에서 단 1승 밖에 거두지 못했던 LG 최근 상승세가 엿보이는 대목. 여기에 에이스 이승호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해, 투수력은 한 층 더 강화되었다. 한껏 상승세를 탄 LG가 또다시 신바람 야구를 재현할 분위기이다.

SK, 기아 우리도 만만치 않을껄?

또, 최근 12경기에서 8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4위까지 올라선 SK 또한 만만치 않다. 시즌 개막 이후 이승호, 엄정욱, 카브레라, 제춘모 등, 주력 투수들의 부상으로 사실상 1. 5군으로 투수진을 꾸려오고 있는 SK가 타선의 힘과 응집력이 되살아나며 타선의 힘으로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최근 박빙의 상황에서 이호준 등의 타선의 집중력으로 상대를 넉 다운시키고 있는 SK는 이승호, 엄정욱 등 주력 투수들이 복귀하는 시점에 선두권을 노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 살아난 화력에 주축 투수들이 돌아온다면, SK의 힘은 2배 이상으로 배가될 전망.

6위와 7위에 랭크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대와 기아도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는 힘을 갖춘 팀들이다. 4위 SK와의 승차가 불과 4게임 반에 불과해 일주일 사이에도 얼마든지 4위와 꼴찌가 바뀔 수 있다.

특히 기아는 두 경기 연속 완투승(1 완봉, 1 완투)을 거둔 김진우가 살아나 지쳐있는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최향남이 기아로 이적 후에 첫 세이브(5일 삼성전)를 기록하면서 투수 운용이 한 층 다양해 졌다. 또한, 최근엔 마해영 이종범 등, 고참 선수들이 허슬 플레이를 아끼지 않고 팀 사기를 북돋기 위해 투혼을 발휘하고 있어, 기아가 명가의 위력을 되찾을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지난 4, 5월 두 달간 프로야구의 판도를 주도했던 삼성-두산-롯데의 부진을 틈타 대반란을 꿈꾸고 있는 중-하위권 팀들. 유례없는 대혼전을 예고하고 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가 점점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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