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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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김영권·조현우, 러시아 월드컵이 발견한 두 개의 진주

기사입력 2018.06.29 17:50 / 기사수정 2018.06.29 18:29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한국 축구가 세계 최강 독일을 잡아내며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앞선 두 경기 패배를 이겨내지 못하며 16강 진출에는 실패했고, 1승 2패로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하면 골키퍼 조현우의 발견이다. 조현우는 월드컵이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No. 3 골키퍼로 평가받았다. 김승규와 김진현에 밀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조현우는 스웨덴과의 1차전에 깜짝 출전했고, 스웨덴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선발출전의 이유를 증명했다. 비록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조현우를 비난할 수는 없었다.

이후 신태용 감독의 신뢰를 얻은 조현우는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도 선발 출전했다. 조현우는 멕시코전에서도 스웨덴전과 마찬가지로 눈부신 선방쇼를 펼치며 '조현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3차전 독일전은 조현우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경기였다. 조현우는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6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활약을 인정받아 경기 후 FIFA가 선정하는 공식 맨오브더매치에도 선정됐다.

조현우는 3경기 내내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보였다. 골이라고 생각했던 공도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안정적인 공중볼 처리는 덤이었다. 이운재 전 국가대표 골키퍼의 은퇴 이후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했던 국가대표 골키퍼 자리에 제대로 된 적임자가 등장한 것이다. 

더 고무적인 사실은 조현우가 이제 막 전성기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경험과 노련미가 중요한 골키퍼는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를 전성기로 본다. 1991년생인 조현우는 이제 28살로 막 전성기에 돌입했다. 다음 월드컵을 넘어 다다음 월드컵까지도 든든하게 한국의 골문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다.


무명에 가까웠던 조현우가 새롭게 발견해낸 보석이라면 수비수 김영권은 월드컵을 통해 재발견한 보석이다.

조별예선 3경기 모두 중앙수비수로 뛴 김영권은 상대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파트너로 나선 장현수가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팀의 중심을 잡아주며 수비에 안정감을 줬다.

김영권은 그동안 '욕받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일 때마다 '중국화' 논란의 중심이 됐고, 인터뷰 실수로 인해 팬들의 미움을 받기도 했다. 

한동안 대표팀을 떠나기도 했던 김영권은 두 번째 출전하는 월드컵에서는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비난을 환호로 바꿨다.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는 김영권의 모습에서 한국 축구가 그토록 필요했던 정신력을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권은 "팬들의 비난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창창한 미래를 예고했다. 1990년생으로 다음 월드컵에서도 충분히 출전할 수 있는 김영권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희생하고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자신의 말을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김영권과 조현우의 활약으로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원정 대회 최소 실점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전성기에 들어선 두 선수가 다음 월드컵, 나아가 한국 축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sports@xportsnews.com / 사진 =ⓒAFPBBNews=news1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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