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15 23:36 / 기사수정 2009.05.15 23:36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혈전이었다. 4시간 30분이 넘는 혈투에서 양 팀은 39점, 40안타를 기록했다(역대 최다 기록). 웬만한 역대 팀 타격 기록을 갈아 치울 만큼, 양 팀은 ‘난타전’을 벌였다. 결국, 집중력 싸움이었다. 집중력에서 승리한 LG는 승부에서도 이길 수 있었고, 막판 스퍼트가 부족했던 히어로즈는 졌다. 그러나 양 팀 모두 선발 투수가 일찌감치 무너져 투수를 많이 소모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이 날 경기 선발로 나선 김수경(히어로즈)과 정재복(LG 트윈스)은 시즌 피홈런 숫자가 가장 많은 선수들이었다(정재복 1위, 김수경 2위). 어느 정도의 난타전을 예상했던 부분. 이 날 경기에서 양 팀은 역대 최다 득점, 안타, 루타 기록을 다시 썼다.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은 95년 6월 28일, 삼성과 롯데 경기 이후 무려 14년 만에 다시 쓰였다(당시 롯데 24-14 승). LG가 22점을 내는 동안 히어로즈는 17점을 쓸어 담으며 양 팀 합쳐 39점을 기록했다.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은 99년 5월 30일, 삼성과 해태(현 KIA) 경기 이후 10년 만에 다시 쓰였다(종전 39개). LG가 25개, 히어로즈가 15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총 40개의 안타가 봇물 같이 터져 나왔다.
경기 최다 루타 기록은 2002년 6월 6일, 롯데와 SK의 경기 이후 7년 만에 경신됐다. LG가 47루타를 기록하는 동안 히어로즈도 37루타를 마크하며 84루타(기존 75루타)를 쓸어 담았다. 이러한 ‘혈전’ 앞에 히어로즈 ‘노장 3인방’의 활약도, 김수경의 개인 통산 1,600이닝 기록도, 김광수의 첫 승 기록도 묻힐 수밖에 없었다. 또한, 히어로즈 역대 팀 최다 연패 기록이 경신되었다는 사실도 쏙 들어가 버렸던,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경기였다.
경기 직후 김시진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치고, 열심히 던졌다. 경기 결과에 따른 질책은 감독이 받아야 한다”며 패배의 책임을 오히려 자신에게 돌려야 함을 역설했고, 승장 김재박 감독은 “경기 중반 8점 차로 뒤지고 있을 때 잘 따라가 줬다. 김광수가 중간에 잘 막아 역전할 수 있었다”며 연패 탈출을 자축했다.
또한, 이 날 경기의 히어로 페타지니는 “만루홈런을 친 것도 기쁘지만, 그것이 역전 홈런이라 더 기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간단하게 소감을 밝혔으며, 또 다른 히어로 이진영도 “홈런 두 개 다 직구 타이밍에 쳤다. 어제부터 컨디션이 좋았다. 연패 끊고 스승의 날이라 감독/코치님게 큰 선물이 되어 기분이 좋다”고 말하면서 경기장을 떠났다.
난타전을 기록한 다음날은 ‘투수전’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그리고 양 팀은 16일 선발로 장원삼(히어로즈)과 심수창(LG 트윈스)을 각각 예고했다. 이들은 좀처럼 난타를 당하지 않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과연 내일 경기는 어떠한 방향으로 흐를까. ‘우천’ 소식이 들려오고는 있지만, 두 팀의 또 다른 ‘전쟁’이 기대되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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