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11 08:21 / 기사수정 2009.05.11 08:21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모든 구기 종목에서 실책이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지만, 야구에서만큼 실책이 팀에 미치는 결과가 큰 종목도 없다. 실책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만큼 '-1'의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결정적인 실책은 선수단 전체의 사기를 저하할 수 있으며 상승곡선에 있던 팀의 분위기마저 꺾을 수 있다. 반면, 상대팀에게는 그야말로 '보너스' 같은 존재로 부각된다. 에러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닝을 마무리해야 할 것을 상대팀 측에서 다시 한번 천금 같은 기회를 부여해 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상대팀에게는 '+1'의 의미를 제공하는 것이기에 결국 '2'만큼의 차이가 드러나는 것이다.
실책 중에서도 가장 뼈아픈 실책이 바로 한 점차 승부에서의 결정적인 실책이다. 실책으로 말미암아 한 점 차 패배를 당했을 때의 고통은 해당 선수와 팀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타격을 입히기에 충분할 정도의 크기이다.
주말에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에서 안일한 실책 하나가 팀의 패배로 바로 직결되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5월 9일 토요일 잠실에서 벌어진 두산과 한화와의 경기에서 두산이 한화에 4-3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두었다. 승부의 추는 결국 실책에서 비롯되었다. 스코어 1-1 상황에서 5회 초 한화공격에서 한화는 김태완과 이범호의 적시타로 2점을 득점하며 3-1로 달아났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5회 말 두산의 공격에서 두산이 3점을 만회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1사 주자 3루에서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류현진의 4구째 공을 받아친 김현수의 타구는 유격수 오선진의 정면으로 굴러갔다. 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였다. 그러나 오선진은 손쉽게 잡을 수 있었던 이 공을 놓치며 3루 주자 민병헌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동시에 타자인 김현수마저 1루에 안착시키게 만들었다.
그 다음 타석은 두산의 '두목 곰' 김동주였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일발 장타를 갖춘 김동주이기에 비록 주자가 1루에 있기는 했지만 매우 불안했다. 그 불안이 현실로 다가올 줄 아무도 몰랐다. 김동주는 4구째 가운데 몰리는 류현진의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스코어는 4-3 역전. 결국, 이 점수가 9회 말까지 지속되며 두산이 한 점차의 승리를 거두었다.
5월 10일에 벌어진 경기에서도 아쉬운 실책 하나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광주경기에서 1-1로 팽팽히 맞선 7회 말 KIA의 공격에서였다. 선두타자 홍세완이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출루하며 무사 1루의 득점찬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다음 타석은 장성호.
이정민의 7구째를 때려낸 장성호의 타구는 1루수 이대호의 키를 넘겨 2루수에게 굴러갔다. 여유있게 아웃 될 수 있었던 타구였지만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송구를 이대호가 놓치며 KIA에 무사 1,2루라는 황금찬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기록은 장성호의 내야안타로 기록되었지만, 실책이나 다름없는 플레이였다.
후속타석은 요즘 잘 맞고 있는 KIA 김상현이었다. 김상현은 1점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전진해있는 내야수비의 허점을 노려 번트자세에서 타격자세로 급변환하여 타구를 때려냈다. 타구는 2루수 왼쪽을 꿰뚫으며 안타가 되었고 2루에 있던 대주자 최용규는 무사히 홈을 밟았다. 결국, 이 점수가 결승점이 되며 2-1로 KIA가 승리하게 되었다.
이처럼 특히 한 점차 승부에서의 결정적인 실책 하나가 팀의 승패를 좌우한다. 이러한 뼈아픈 실책이 팀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상승곡선에 있던 팀은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되어 선수단의 의지를 꺾을 수 있고 하강곡선에 있던 팀은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뜨리게 되어 총체적인 난국으로 이끌기도 한다.
팀의 실책 개수는 그 팀의 수비 조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평가될 수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실책이 팀의 승패로 직결될 수 있고 선수단의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이므로 앞으로 남은 시즌 어떤 팀이 실책의 수를 최소화하여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어떤 팀이 어이없는 실책으로 말미암아 무너질 수 것인지 그 귀추를 주목해보자.
[사진 = 오선진 (C)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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