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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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으로 얼룩진 명승부…음모론이라구?

기사입력 2009.05.07 15:09 / 기사수정 2009.05.07 15:09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첼시의 팬으로 보이는 한 소년이 경기가 끝나자 눈물을 흘렸다. 바르셀로나가 첼시를 꺾고 '꿈의 무대' 결승전에 진출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두고 경쟁하게 되었다.

바르셀로나는 첼시 원정에서 추가시간에 터진 이니에스타의 동점골에 힘입어 1-1무승부를 거두며 종합전적 2무로 동률을 이뤘으나 원정 골 우선 원칙에 의해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뭔가 뒤끝이 개운치 않았다. PK를 둘러싼 논쟁과 드록바의 분노, UEFA의 음모론까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환상적인 골과 두 팀의 명승부는 수많은 논쟁에 휩싸였다.

첼시로서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을만도 했다. 솔직히 이날 경기에서 주심을 맡은 톰 헤닝 오브레보는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전반 24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말루다가 알베스에게 파울을 당하며 쓰러졌으나 주심은 프리킥을 선언했다. 페널티킥으로 보기 어려웠다면 프리킥도 주어지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사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페널티킥을 선언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페널티킥이라고 생각되면 가차없이 선언을 할 줄 알아야만 큰 무대에 어울리는 심판이다.

어쩌면 이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계속된 오심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사실 드록바의 페널티킥 유도는 심판의 성향상 페널티킥을 불지 않아도 별 탈이 없었다. 심판 10명이 같은 상황에서 판단을 한다면 10명 중에 적어도 5명 이상은 몸싸움의 과정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심이라고 결단을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물론 드록바가 다이빙을 해서 유도한 것도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오심은 후반 35분경 아넬카가 컨트롤 하는 과정에서 피케의 팔에 걸린 장면이었다. 피케가 경기 후에도 사실을 고백했듯이 분명히 팔에 공이 맞았고 그 장소는 페널티 박스 안이었다. 고의성 여부가 문제가 되겠지만 누구도 그런 짧은 시간에 고의로 팔을 갖다대지는 않는다. 본능대로 움직일 뿐이다. 그렇다고 페널티킥이 아니냐는 것이다. 분명히 고의성은 없었지만 페널티킥을 선언했어야 옳은 판정이다.

피케의 팔이 아니었다면 아넬카는 완벽한 득점기회를 만들 수가 있는 상황이었고 그렇다면 고의의 여부를 떠나서 핸드볼 파울이 맞고 페널티킥을 선언되었어야 한다. 그러나 주심의 휘슬은 이번에도 울리지 않았다. 당시 첼시는 경기가 진행중인 상황이었고 게다가 1-0으로 앞서가고 있었기 때문에 심각한 항의를 하지 않고 넘어갔다.

첼시는 후반 종료 직전에 결국 쌓이고 쌓여 곪았던 게 터지고 말았다. 이니에스타에게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한 첼시는 마지막 공격에서 발락의 슛이 에투의 팔에 맞고 말았다. 페널티킥을 주기에는 다소 애매한 상황이기도 했지만 신체를 몸과 팔로 나눈다고 가정했을 때 공이 닿은 부분은 팔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가까이서 지켜본 주심은 이 역시도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첼시는 폭발하고 말았다. 발락은 격분하여 주심에게 다가가 강력한 항의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경기가 끝나고 수많은 매체에서 (특히 유별난 영국 언론은 더욱 심했다.) 음모설이 제기되었다. 그렇다면, 바르셀로나가 심판을 매수했다는 것인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경기가 끝난 후 오브레보 주심은 UEFA 위원들에게 경기를 보고하면서 "판정에 있어 중대한 실수들을 저질렀다."라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물론 UEFA의 음모론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 UEFA 회장인 미쉘 플라티니가 2년 연속 EPL의 잔치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술책이라고 했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발언이다. 바르셀로나도 아비달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퇴장을 당했고 메시에게 가한 몇 번의 태클도 파울을 선언했었어야 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첼시가 수많은 득점찬스를 스스로 놓쳤다는 점이다. 심판을 매수했건 UEFA의 음모였건, 첼시는 드록바가 일대일 찬스에서 막혔고 종료 25분을 남겨두고 수적 우위를 얻었다. 동점골을 허용하기 직전에 벨레티에게도 일대일과 다름없는 찬스가 있었지만 모든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또한, 이니에스타의 골 상황에서 체흐가 막아내지 못하도록 방해하지도 않았다. 

결국, 첼시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결승진출에 실패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심판 탓으로 돌리기에도 무리가 있다. 다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그들의 아름다운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고 결국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바르셀로나에 행운이 따른 것에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이다.

과정이 어찌되었든 첼시는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고 바르셀로나는 다소 행운이 포함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심판의 오심으로 조금은 얼룩진 승부였지만 멋진 승부를 펼쳐준 양 팀의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고 싶다. 

▷ 어쨌든 게임은 끝났다

바르사와 첼시가 남긴 뒷 이야기 


판타스틱4 보다 '이니에스타'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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