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채널A '하트시그널2' 출연자인 김현우와 임현주가 도 넘은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이유가 과연 시청자의 '과몰입' 때문만일까?
이유를 막론하고 악성 댓글은 잘못됐다. 악성 댓글 공격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는 김현우와 임현주뿐만 아니라 그 반대급부로 비난에 시달리는 오영주, 김도균 등 모든 출연진은 욕먹을 이유가 없다. 이들은 '하트시그널2'의 룰에 따라 시그널 하우스에서 진심을 다했을 뿐이다.
김현우와 임현주가 비판받는 이유는 이렇다. '하트시그널2'에서 가장 많은 응원을 받은 커플은 김현우와 오영주라는 사실은 반박할 수 없다. 초반 시들했던 반응에 기름을 부어 열기를 끌어올린 것도 이들의 '썸' 때문이었다. 여기에는 김현우에게 일방향 호감을 보이는 임현주도 있었지만, 대부분 시청자의 시선은 김현우와 오영주에 향했다.
이렇다 보니 '하트시그널2'는 8명의 남녀가 출연하는데도 포커스가 김현우, 오영주에게 쏠렸다. 이들의 에피소드는 매번 화제를 모았다. 더군다나 방송 중간 김현우와 오영주의 목격담이 전해지고, 김현우가 룰을 어기고 오영주에게 고백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며 이들 커플에 더욱 힘이 실렸다. 김현우, 오영주의 성사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현영러'(현우+영주에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영어 접미사 er을 붙인 합성어)라고 불렀다. 리얼리티가 아닌 드라마가 되어버린 것이다.
여기에는 시청자의 과몰입도 한몫했겠지만, '썸' 추리 예능을 표방하면서 출연진의 미묘하고 세세한 감정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도 있다. '썸' 추리단이 마지막 회에서 말한 것처럼 오영주도 알고 있었던 김현우의 변화를 시청자는 알 수 없었다는 사실은 100% 리얼리티를 구현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한국 예능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김현우, 오영주라는 '잘 팔리는' 상품에 집중하게 되면서 처음의 기획 의도를 잃기도 했다.
결국 '하트시그널2'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김현우, 오영주가 되어버렸고, 임현주는 이들의 사랑에 훼방을 놓는 방해꾼 역할을 본인도 모르게 맡아버렸다. 여기에 방송 내내 오영주를 선택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냈던 김현우가 마지막에 임현주를 선택했으니 김현우, 오영주의 드라마에 몰입했던 시청자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김현우가 임현주를 선택할 것이라고 예측한 추리단의 촉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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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