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04 13:01 / 기사수정 2009.05.04 13:01
[엑스포츠뉴스=유기봉] 리그에서 경남, 대구를 이기며 시민구단 맞대결에서 2연승을 거둔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는 피스컵코리아 2009 4R에서 마지막 3연전 마지막 상대인 강원 FC(이하 강원)을 홈으로 불러들여 ‘시민구단 더비’ 3연승이란 기분 좋은 결과와 컵 대회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강원과의 경기가 있는 5월 5일은 인천에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창단 이후 어린이날 승리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년과 부산과의 홈경기에서는 2대2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등, 수많은 어린 팬들 앞에서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현재 인천의 상승세가 이런 징크스를 떨쳐버리는데 한 몫을 할지 관심이 모이며, 또한 창단 때부터 인천을 역할모델로 삼는다는 강원이 지난달 리그경기에서 2대0 완패를 당한 자존심의 상처를 과연 씻어낼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역시나 뜨거운 유병수-윤준하 신인왕 경쟁, 그리고 강수일
올 시즌은 예년에 비해 신인왕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가 많다. 인천의 상승세를 이끄는 유병수를 비롯해 신생팀 강원의 중심 윤준하, 대구의 보배 이슬기 등이 각자의 팀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축구팬들에게 신선하고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단연 유병수와 윤준하다. 신생팀으로서 개막 첫 승리라는 의미와 거함 서울을 무너뜨린 윤준하는 현재 리그에서 4골-1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인천의 유병수는 팀 내 최다 골로 리그에서 3골, 컵 대회 포함 4골-2도움으로 공격포인트에서 윤준하를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
최근 두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절정의 기량 계속 유지하고 있는 유병수는 지난 강원과의 리그 4R에서는 골과 도움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기에 이번 리턴매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윤준하는 두 팀과의 경기에 교체투입된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아픔을 씻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다소 여유가 있으며, 자신감이 묻어있는 유병수와의 자존심 회복의 장(場)으로 이 날의 경기에 임할 윤준하의 순수한 경쟁은 5일 경기에서 가장 기대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한가지의 볼거리를 더하자면 강수일의 등장이다. 강수일은 지난해 R리그에서 MVP에 오르는 등 잠재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1군 무대에 쉽게 나설 수 없었다. 그럼에도, 늘 훈련에서 강한 의지를 보이는 등 감독의 눈에 띄어 챠디의 부진과 날카롭지 못한 공격진에서 특급 조커로 다시 태어났다.
비록 신인왕 후보는 아니지만 강수일의 나이와 프로 경험을 감안하면 준 신인급으로 경남, 대구와의 경기에 교체 투입되어 연속 골을 기록한 모습은 흡사 윤준하의 활약과 오버랩된다. 그만큼 지금의 강수일의 활약이 리그 초반 윤준하처럼 깜짝 등장과 관심사를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중원 사령관의 활약, 좌우 날개가 승리의 관건
지난달 두 팀의 경기에서 인천이 압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을용의 결장이었다. 신생팀에서 경험 많은 선수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강원은 그 날 여지없이 드러냈으며, 결국 이을용의 부재로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이을용을 대신해 권순형이 투입되었지만 최순호 감독이 그런대로 만족한 것에 비해 공-수 간의 안정감이나 좌우로의 공격 전환 등 강원의 장점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노련한 중원 사령관의 자리를 책임지기에는 그 자리가 매우 무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최순호 감독은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패배했던 지난 경기를 교훈 삼아 더 지혜롭게 경기를 풀어나가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데 목표를 둔다고 하였다. 인천과의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이을용의 중용이 점쳐지는 바이다.
그렇게 된다면 무게감을 실은 강원의 중원을 인천은 효과적으로 잘 대처해야만 할 것이다. 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도화성-노종건 조합은 그동안 꾸준히 보여준 조직력으로 상대의 예봉을 사전에 꺾어야 하며, 풍부한 미드필더들의 활용으로 강원의 활동범위를 떨어트려야 하겠다.
중원뿐만 아니라 최고의 격전지가 될 곳은 양팀의 좌우 사이드일 것이다. 강원은 신예들의 기세와 빠른 공격으로 인천의 사이드를 경기 내내 괴롭힐 것이다. 최근 들어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정경호를 비롯해 이창훈, 박종진 등의 활약이 점점 돋보이기 때문이다.
인천은 좌우 날개에 김민수와 박재현의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주말 리그 경기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한 김민수는 축적된 체력으로, 대구 전에서 순간 동작으로 돌파한 후 강수일의 결승골을 이끌어 낸 박재현은 자신감으로 강원의 공격에 맞설 예정이다. 양팀은 스피드에 있어 뒤질 것이 없기에 이날 빠른 좌우 공격이 경기의 재미를 더할 것이다.
그럼에도, 인천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는 체력이다. 중원 싸움은 철저히 체력을 바탕으로 유기적인 흐름이 돋보여야 되는데, 인천은 후반 체력 저하로 인해 중앙의 공간을 상대에게 많이 내주고 있다.
자칫 상대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경기 후반 주도권을 넘겨주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인천은 이를 보완하고 경기를 이끌기 위해서는 페트코비치 감독의 지략이 요구되며 선수들은 시민구단 형님으로서 체면을 지키기 위해 한발 더 뛰어야 할 것이다.
홈 무패 vs 원정 3연패
인천과 강원의 공통점은 홈에서 강하지만 홈에 비해 원정경기의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천은 홈경기로, 강원은 원정경기로 치르는 이번 경기가 인천에는 홈 무패의 기록으로 이어질지, 원정 3연패 중인 강원에는 연패의 사슬을 끊을 계기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이미 지난 대구와의 경기에서 홈 무실점 기록을 잃은 인천은 수비수들이 순간 집중력을 잃으며 손쉽게 실점을 한 탓에 이번 경기에서도 또 하나의 기록을 잃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인천이 홈경기에서 무패를 달리는 이유로 자신감과 탄탄해진 수비조직력을 들 수 있다. 새로 부임한 외국인 감독의 팀에 맞는 전략적인 전술 지도와 명성이 아닌 오직 실력으로만 평가받는 객관적인 선수 선발 기준으로 많은 선수가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기회를 얻었고, 그로 인해 강한 의지로 훈련에 임하며 경기에 뛰면서 자신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년차 안재준의 기량이 발전하면서 임중용, 안재준이 버틴 수비라인이 점점 안정감을 갖추었고, 최소실점뿐만 아니라 홈 1실점이라는 짠물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리그-컵 대회를 포함한 원정경기에서 4골(홈 9득점)을 넣은 강원을 상대로 인천의 현재 수비 조직력이라면 충분히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으며, 나아가 홈경기 무패는 물론 시민구단 더비 3연전에서 3연승을 하는 신바람나는 자존심을 세우기에 가능성이 충분하겠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경기장을 찾을 많은 잠재고객인 어린이들에게 시원한 승리와 그동안의 어린이날 악몽을 떨쳐내기를 바란다.
[사진=강수일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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