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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11년 만에 더블 - 지난 시즌 굴욕이여 안녕

기사입력 2009.05.03 13:27 / 기사수정 2009.05.03 13:27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세계 최고의 경기인 엘 클라시코 더비의 2008/09시즌 주인공이 가려졌다.

바르셀로나는 3일 새벽(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스페인 라 리가 34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의 올 시즌 2번째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6-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바르사는 지난 12월, 캄프 누에서 2-0 완승을 거둔데 이어 이날 경기까지 가져가며 11년 만에 엘 클라시코 더블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상대에게 24년 만에 엘 클라시코 더블을 허용했던 바르셀로나였기에 지난 시즌 겪었던 굴욕을 완벽하게 설욕하는 모습이었다.

바르셀로나 11년 만에 더블 - 지난 시즌 굴욕이여 안녕

지난 시즌 엘 클라시코 더비 두 경기가 끝난 후 꾸레들의 속마음은 까맣게 탔었다. 24년 만에 2번을 진 것도 화가 났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보였던 파시오(Pasillo) 때문이었다.

파시오란 경기 전 리그 우승이 확정된 팀에게 상대팀이 두 줄로 서서 박수를 쳐주는 의식으로 당시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이 확정된 상태였기에 파시오가 불가피했다. 그렇기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 홈에서 굴욕을 맛봤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올 시즌 전반기에만 승점 50점을 돌파하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역으로 파시오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었던 꾸레들이기에 전반기 캄프 누에서의 엘 클라시코 승리 기쁨을 뒤로 하고 34라운드 엘 클라시코를 더 기대했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2월 한 달간 주춤하는 사이 레알 마드리드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승점이 12점차에서 4점차까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파시오를 받을 순 없었지만 바르셀로나는 이날 파시오 이상의 설욕을 선보였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6-2 대승 뿐 아니라 승점도 7점차로 벌리며 시즌이 4경기 남은 현재 역전 우승의 희망마저 사실상 앗아갔다. 결과적으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엘 클라시코까지 레알 팬들을 희망고문 시킨 셈이 된 것 이다.

푸욜, 카시야스 - 혼과 자존심이 보여준 대활약

지난 12월, 캄프 누에서의 엘 클라시코 그리고 이날 펼쳐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엘 클라시코  두 경기 공통점은 승패를 떠나 카를레스 푸욜과 이케르 카시야스의 활약이 팀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카를레스 푸욜은 1, 2차전 모두 세트 플레이 때 수비수가 보여줄 수 있는 의외성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바르셀로나가 세트 플레이에서 워낙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2번의 엘 클라시코에서 푸욜이 보여준 모습은 그러한 평가를 다르게 할 수 있다.

많은 비가 쏟아졌던 캄프 누에서의 2-0 바르셀로나 승리 경기에서 0-0으로 이어지던 후반 38분, 사비 에르난데스가 올려준 코너킥을 미첼 살가도와 세르히오 라모스 사이에서 헤딩을 따내며 에투의 선제골을 도왔던 푸욜은 2차전인 이날 역시 1-1 상황이 지속되던 전반 20분, 사비의 프리킥을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헤딩골로 연결하며 대승의 시작을 알렸다.

카탈루냐의 ‘혼’ 푸욜이 바르셀로나의 공수를 이끌었다면 카시야스 골키퍼는 레알 마드리드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1차전에서 사무엘 에투의 페널티 킥을 선방하는 등 신들린 선방을 선보였던 카시야스는 이날 역시 6골이나 실점했지만 그가 아니었으면 더 많은 실점이 나왔을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전체 슈팅 수 18 대 6, 유효 슈팅 14 대 4가 말해주듯 압도적으로 슈팅을 허용한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이었지만 카시야스의 존재로 인해 6골 실점이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이니 카시야스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각인시킨 엘 클라시코 더비였다. 
 
피케, 이과인 - 향후 10년간 엘 클라시코는 우리 무대다

1987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더 이상 유망주라고 볼 수 없는 상황까지 성장했지만 심적 부담이 심한 엘 클라시코에서 주역이 될 것으로 평가받진 않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통해 두 선수는 10년간 두 팀의 공수를 책임질 선수이자 엘 클라시코의 주인공이 될 만한 자질을 가졌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피케야 말로 경기를 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선수다. 올 시즌 가브리엘 밀리토의 장기 부상으로 인해 많은 기회를 잡았던 피케는 시즌 초 느린 스피드와 아직은 덜 여문 수비 스타일로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하지만, 라파엘 마르케즈와 카를레스 푸욜이라는 훌륭한 수비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피케는 이날 소위 ‘벽’이라고 불릴 정도로 완벽한 커버 플레이와 대인 마크를 선보이며 향후 10년간 레알 마드리드 공격진을 괴롭힐 선수임을 증명했다. 

이과인 역시 올 시즌 최고의 골 감각을 보여주는 선수답게 이날 레알 마드리드 공격을 이끈 유일한 선수였다. 전반 14분 헤딩골로 레알 마드리드의 선제골을 기록하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 이과인 역시 향후 10년간 바르셀로나를 무너트릴 선수임이 분명했다.

올 시즌 이과인이 홈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답게 아무리 바르셀로나라도 홈에서만큼은 충분히 뚫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이날 엘 클라시코에서 한 골을 추가하며 리그 19골을 기록한 이과인은 홈에서만 15골을 기록하게 됐고, 팀내 리그 득점 1위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1-4 완패를 당하며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이 경질 당한 지 1년 만에 완벽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바르셀로나. 17승 1무의 고공행진으로 마지막까지 선두를 위협하며 역전 우승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레알 마드리드.

이 두 팀이 올 시즌 2번 만나 펼친 맞대결이야 말로 ‘왜 엘 클라시코를 세계 최고의 더비라 부르는지’ 확실하게 증명해준 해답이었다.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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