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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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의 닮은꼴 대체용병

기사입력 2005.06.24 21:38 / 기사수정 2005.06.24 21:38

고동현 기자




며칠 간격으로 SK와 LG가 대체용병을 영입했다. SK는 그 동안 4승 4패 방어율 6.17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던 선발투수 헤수스 산체스를 웨이버공시하고 트리플A에서 뛰던 론 차바치를 영입했다. LG도 부상과 성적부진으로 마테오를 퇴출시키고 새 용병으로 선발투수 레스 왈론드를 영입했다.

SK나 LG 모두 이 용병교체는 이유가 어찌됐건 아쉬울 것이다. 그 어떤 선수들보다도 팀에선 기대가 컸던 선수들이기 때문. 산체스나 마테오 모두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의 성적을 올렸고,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한편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새로 오는 용병투수 두 명의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우선 퇴출된 용병들에 비해 이름값이나 경력면에서 많이 떨어진다. 산체스나 마테오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름이 상당히 알려져 있었던 반면, 차바치는 오랜만에보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한 선수이며, 왈론드 또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7경기에 출장해 2패를 기록한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몸값도 차바치는 총합 18만달러, 왈론드는 15만달러에 불과하다. 용병총액 상한선이 30만달러인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액수란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투구스타일이다. 차바치는 188cm,100kg의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알려진바에 따르면 최고구속이 146km에 불과하다. 146km라 하면 느린 속도는 아니지만 이른바 '파이어볼러' 스타일은 아니다. 직구보다는 올시즌 마이너리그에서 14이닝동안 사사구를 한개도 내주지 않을만큼 좋은 제구력이 장점이다. 왈론드 또한 직구는 140km초반에 불과하지만 제구력이 정교하고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이 장점이라고 한다. 그 동안 한국무대에서 성공한 경우가 드문 광속구투수보다는 이른바 '레스형' 투수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도자료를 통한 자료일 뿐 아직까지 두 선수의 스타일이 어떤지는 두 선수의 투구를 봐야 자세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우리나라에 오는 일반적인 용병선수들에 비해 나이가 상당히 젊다는 점이다. 차바치는 1977년생으로 28살이며 왈론드는 29살이다. 야구 용병이 대부분 30살이 넘는 선수들인데 비해 이 두 투수는 상당히 나이가 젊다. 이는 두 선수의 나이가 마이너리그에서는 적지 않은 나이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확률은 적고, 이 때문에 마이너리그에 비해 돈도 많이 받을 수 있으며 대우도 좋은 우리나라에 온 것으로 보여진다.

두 선수가 경기에 출장하기 전 현재 양 팀의 상황은 극히 상반된다. SK는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어느덧 4위로 올라선 반면 LG는 23일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차바치보다는 왈론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순간이다. LG는 선발투수 진필중과 김광삼이 전력에서 이탈하며 류택현까지 선발투수 로테이션에 합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위기 상황에서 왈론드가 이름만큼 '레스'의 역할을 해준다면 LG로서는 크나큰 보탬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물론 차바치의 역할이 중요치 않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팀이 잘 나가고 있지만 시즌을 꾸려나가는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선발투수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용병농사는 로또와 같다. 특히 시즌 전 용병을 뽑는데는 스카우터의 안목이 큰 몫을 차지하지만 아무래도 시즌 중에 용병을 데려올때는 그 선수가 경기에 나서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선수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 알 수 없기 때문.

과연 차바치와 왈론드가 선발투수로서의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양 팀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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