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많이 싸워도 보고, 헤어져도 봤던 V.O.S(최현준, 박지헌, 김경록)가 다시 만나 노래를 하고 있다. 세 멤버는 이를 두고 '행복을 찾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 했다.
V.O.S는 지난 2004년 데뷔해 올해 데뷔 15년차 가수다. 그동안 '눈을 보고 말해요', '시한부', 'Beautiful Life', '큰일이다', '매일매일', '보고싶은 날엔' 등의 히트곡으로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V.O.S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무엇일까.
"'보고싶은 날엔', '이젠 남이야' 등 많은 사랑을 받은 곡들이 있지만 기억에 남는 곡들은 아니에요.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 최애곡은 아닌 것 같아요. 당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노래를 했지만, 그냥 노래 부르는 것이 내 직업이니까 했던 것 같아요. 하기 싫어서 한 거라기 보다는 해야 됐으니까 한 것 같아요. 저에게는 신곡 '문'이 가장 진심으로 준비한 것 같아서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 된 것 같아요."(최현준)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한참 많은 사랑을 받을 때는 음악을 했던 게 아닌 것 같아요. 열심히 일을 했던 거죠. 이번엔 처음으로 진짜 음악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도 '문'을 꼽고 싶어요."(박지헌)
"저도 그렇게 기억에 남는 곡은 없는데, 다시 부르고 싶은 곡은 있어요. '젊은 날'이라고, 요즘 그 노래를 그렇게 부르고 싶어서 자주 들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굳이 꼽자면, '나 이제 데뷔하는구나'라고 느꼈던 데모 테이프 속 노래들인 것 같아요."(김경록)
2000년대 중반 팀의 '예능 캐릭터'였던 김경록은 SBS 'X맨' 등에 출연하며 활약한 바 있다. 다시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활약할 생각은 없을까.
"없지 않아요. 그런데 예전처럼 저를 방송에 출연시키고 싶은 제작자들이 계실까요? 저는 당연히 좀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요. 예전처럼 개인기를 보여주거나 항상 내가 아닌 나로 꾸미고 나갔던 것 보다 이제는 '나' 자신 그대로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어느 순간, 예전에 내가 나오는 방송을 봤을 때 그 당시가 부러운 거예요. 왜 그땐 즐기지 못 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금은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김경록)
"실제로 경록이가 좀 더 적극적인 마인드가 됐어요. 뭐든 다 할 준비가 돼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경록이가 수염을 기르는 독보적인 모습으로 활약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박지헌)
"그건 우리 엄마가 질색할거야.(웃음)"(김경록)
15년을 함께한 세 멤버이기에 싸우는 일도 많았고, 서로 감정이 상해 떨어져 있는 기간이 긴 적도 있었다. 멤버들이 평하는 함께한 15년의 세월은 어떤 의미일까.
"뒤늦게 깨달은 것 같은데 '우리가 왜 팀으로 이렇게 화합하지 못 했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헤어졌었던 시간들이 지금 잘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실제로 부부들도 많이 싸워야 한다고 하잖아요. 지금 혹시 많이 화합하지 못하는 팀이 있다면 한 번 정도 해체를 해 보는 게 어떨까 권유하고 싶은 정도예요.(웃음) 그만큼 서로의 진가를 알게 됐어요. 저는 V.O.S가 끝이났다고 생각을 해서 음악에만 매진하고 작곡가가 됐어요. 굉장히 고독스러웠는데, 경록이로 하여금 형과 다시 소통하면서 형한테 사과 받아야 할 것들도 다 받고 풀었던 것 같아요."(최현준)
"싸울 것들을 다 싸우고 10년 정도 쌓이면 끈끈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되죠. 우리는 지금 엄청 행복해요. 어디서 적은 돈을 주고 V.O.S를 부른다고 해도 너무 행복하거든요. 돈의 크기를 보지 않고 우리 셋이 음악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됐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 같아요. 같이 있는 게 좋잖아요."(박지헌)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개인 개인 개인이 됐으면 분명 뭉치기 힘들었을 거예요."(김경록)
V.O.S는 앞으로 셋이 함께 행복한 음악을 하기로 결정했다. 소속사 없이 함께 활동하는 것이 다소 힘들겠지만, 그만큼 더 의미 있고 보람있다는 V.O.S는 앞으로도 팀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셋이서 만드니까 그 과정이 우리에게 남아요. 다 우리 것이 되는 거예요. 공부도 됐고, 다음을 또 노릴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과에 더 연연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가보자' 하는 계획이 아직 남아 있어요."(박지헌)
am8191@xportsnews.com / 사진=V.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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