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순수한 영혼을 동시에 지닌 매혹적인 집시 여인. 배우 차지연이 소화하는 에스메랄다는 어떨까.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어 라이선스 개막 10주년을 맞았다.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를 사랑하는 세 남자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삶의 의미를 고찰하는 프랑스 뮤지컬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으로,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세계 1,2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새로 합류한 차지연은 “연습을 재밌게 즐기고 있다”면서도 10대 역할에 대한 고충(?)을 유쾌하고 털털하게 털어놓았다.
“극중 에스메랄다가 16살이래요. 10대. 하. 정말 죄송합니다. (웃음) 남자 배우들이 저를 사랑해주는 역할인데 죄송해서 연습하면서 사과드리고 있습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이번 10주년을 끝으로 두 번 다시 무대에 서지 못하지 않을까 합니다.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기회를 줘 마스트(제작사) 대표님과 여러 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예전에도 10대 역할을 맡은 적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때는 아기가 없었을 때였어요. 현실적으로 아기 엄마인데 16살의 수줍음과 싱그러움을 표현해야 하는 게 죄송해요.”
에스메랄다는 10대 소녀이긴 하지만, 타고난 섹시함과 관능미를 발산하는 인물이다. 차지연은 에스메랄다의 다양한 매력을 표현하려 한다. 그는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구나 한다. 그냥 춤추면 되지 않나 하는데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면모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역할이더라. 자기도 모르게 몸 안에 내재해 있어야 하는 캐릭터기에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객석에서 봤을 때는 옆트임이 과한 치마와 브이넥이 과한 원피스를 입고 섹시한 춤을 줘야 역할이 섹시하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막상 연습에 참여해보니 보이는 자체가 관능미랄까. 섹시한 매력을 가지고 태어났더라고요. 스스로 인정하고 어필하는 역할이 아니라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만 순수하고 평화를 사랑하고 모두가 행복하고 즐겁길 바라는 굉장히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여자더라고요. 당차지만 순수하고 발랄하기도 한 다양한 매력 가운데 페뷔스, 프롤로, 콰지모도가 꽂히는 지점이 있을 것 같아요.”
에스메랄다 역에는 차지연 외에도 윤공주와 유지가 캐스팅됐다. 윤공주는 2013년, 2016년에 출연한 경험이 있고 베스티 출신 유지는 뮤지컬 ‘드림걸즈’와 ‘풀하우스’ 등에 출연한 신예다. 차지연만의 에스메랄다는 어떤 캐릭터일까.
“다 너무 달라요. (윤)공주는 베테랑 배우고 이미 극을 잘 알고 있어 다 해낼 거예요. 유지는 신인이지만 실력이 좋아요. 노래를 잘하는 친구라 듣고 싶을 거예요. 저는 노래를 한다기보단 송스루 형식이지만 그 안에서 말을 찾고 싶어요. 노래지만 말을 표현하듯 하려는 욕구가 큰 사람이라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성모 마리아에게나, 특정 대상에게 노래할 때 노래보다 말을 하고 싶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해요.”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대성당들의 시대’ 같은 넘버를 비롯해 아크로바틱 등 고난도의 퍼포먼스, 뛰어난 작품성으로 유명한 뮤지컬이다.
“연습실에서 깜짝 놀랐어요. 곡보다는 댄서와 아크로바틱의 몸짓에 완전히 홀릭한 상태에요. 이렇게 에너지가 큰 작품인지 몰랐어요. 깜짝 놀라요. 에너지와 땀, 씩씩거리는 호흡이 코앞까지 느껴져요. 객석에서 봤을 때도 너무 훌륭하지만 실제로 보는 것보다 거리감이 있어 에너지가 덜 느껴지는 게 아쉬울 정도예요. 요즘 댄서 분들에게 인사할 때 ‘존경합니다’라고 말하는데 대단한 것 같아요. 비보잉도 장난 아닙니다.
저는 춤을 잘 추는 사람은 아니지만 매회 감정, 필에 따라 많이 움직일 때는 많이 움직이고요. 이런 부분에서 겁이 없어요. 춤은 어차피 못 추는 걸 다 아니까 마음대로 춰야지, 아 그럼 내 감정에 따라 다를 수 있겠구나 해요. 연습실에서 할 때마다 다 달라요. 춤을 사랑하는 즉흥적인 사람이에요. (웃음) 연출에게 왜 안무를 안 주냐고 물어봤더니 에스메랄다는 즉흥적인 사람이고 기쁘고 사랑스럽게 춤을 추기 때문에 그날그날 그 감정을 느껴봤으면 좋겠다더라고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