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는 따뜻한 역주행 로맨스를 그려 힐링을 선사했다. 주인공 오작두(김강우 분)와 한승주(유이)가 서로를 보듬고 ‘진짜’ 사랑을 해나가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배우 김강우는 ‘인생캐릭터’, ‘인생작’이란 이야기에 “연기할 날이 많이 남았다. 앞으로 30년은 더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런 얘기가 감사하다”고 답했다.
“‘데릴남편 오작두’ 대본이 4부까지만 나왔을 때 오로지 캐릭터만 보고 작품에 들어갔어요. 희소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멋있는 캐릭터는 많이 있잖아요. 멋있고 많은 걸 갖춘 남자 주인공은 많은데 오작두는 부족해요. 하지만 당당하고 신념있고 남에 대한 배려심이 있고 멋있는 남성상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죠. 주말극이라는 약점도 있고 안 해본 긴 호흡의 드라마이기도 했는데 캐릭터 하나만으로 선택할 수 있었어요.
다른 분은 우려할 수도 있었겠죠. 제가 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제목 자체에서 오는 투박함도 있고 지금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드라마와 캐릭터라 우려들이 있었어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그래서 더 재밌었죠.”
김강우의 호연이 빛났다. 이미지 변신이 눈에 띄었다. 더벅머리에 편안한 옷차림, 약초꾸러미, 구수한 사투리까지 이질감 없었다. 약초꾼의 옷을 벗고 나서는 깔끔하고 멋진 가야금 장인 오혁으로 변신했다.
“반전 캐릭터에 대한 목마름은 없었어요. 단지 안 해 본 캐릭터라 호기심이 있었어요. 반전이라기보다는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모든 드라마를 다 챙겨보진 못했지만 설정 자체가 기억에 없던 캐릭터였거든요. 오작두는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이고 한승주는 세속적이고 우리 주위에 볼 수 있는 여성상인데 두 인물이 부딪힐 때 재밌겠다 했죠.”
극 중에서 전라도 사투리와 범상치 않은 투박한 자연인 비주얼을 뽐냈다. 그간 김강우가 보여준 도시남 이미지와 다른 색다른 모습이었다.
“전라도 사투리는 그전에 접해보지 못한 사투리에요. 아이러니하게도 주위에 전라도 분들이 없어요. 친분이 있는 경상도 분들은 많아 사투리가 익숙한데 전라도 말은 많이 못 들어봤어요. 다행히 소속사 후배 연기자 중에 윤종석이라는 후배가 있어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나오는 친구인데 전라도 광주 출신이라 4부까지는 도움을 받았죠. 4부까지는 제가 잘했을 거예요. 그 이후로는 제 마음대로 했는데 그래서 불안했어요. 맞는 건가, 틀리게 하면 어떻게 하지 그랬죠.
비주얼 적인 부분에서는 처음에 고심이 많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감독님, 작가님 고심했는데 산속에 15년간 살고 다른 사람과 왕래가 없었다면 어떤 비주얼을 가졌을까. 티저 예고편에서 덥수룩한 가발을 썼어요. 하루에 20시간 촬영하는데 현장에서 가발을 쓰고 연기하는 게 가능할까 했어요. 촬영 당일 가발을 벗게 됐죠. 옷도 의견이 분분했는데 구제 시장에서 옷을 구입했고요. 꽃무늬 점퍼는 몇 년 전에 사놓은 잠바인데 입지 못하고 있었어요. 꽤 비싼 잠바거든요. 그렇게 써먹게 되더라고요. 사실 물 건너 온 건데 촌스럽게 매칭이 되더라고요. 그때 써먹었네요.” (웃음)
‘데릴남편 오작두’는 주말극은 막장이라는 편견을 벗게 해줬다. 장은조(한선화)와 에릭조(정상훈)는 이들과 사각 관계를 형성했지만 악역은 아니었다. 주인공 외에도 친구, 가족, 할머니 3인방까지 고루 등장했고 흔한 막장 요소 없이 힐링드라마를 완성했다. 배우 입장에서도 힐링했다고 한다.
“저도 물론 힐링되는 느낌이었어요. 도시에서 찍을 때보다 산에서 그런 삶을 사는 연기를 해야 해서 즐기지 않으면 표현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거 같아 많이 내려놓았어요. 산속에서 사는데 얼굴이나 표정에서 여유가 묻어나지 않으면 거짓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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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