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16 11:13 / 기사수정 2009.04.16 11:13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신수지(18, 세종대)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기 이전, 국내에서 리듬체조의 인지도는 매우 희박했습니다. 그저 러시아와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리듬체조가 신수지의 등장으로 대중들에게 조금이나마 친숙해졌습니다.
세계 정상급 수준의 기술을 연마하고 리듬체조 고수들에게 도전하는 신수지 이외에 또 한 명의 주목할 인재가 나타났습니다. 리듬체조와 관련된 모든 재능을 고루 갖춘 손연재(15, 광장중)는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입니다.
지난달 28일, 본 기자는 태릉선수촌 다목적체육관에서 벌어진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 현장에서 처음으로 손연재의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손연재의 연기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풍부한 표정연기와 유연성이었지요. 곁에 있던 체조연맹의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손연재를 주목해서 지켜보라고 권유했습니다.
총점 92.025의 점수로 주니어 대표 1위로 선발된 손연재는 시니어부의 점수와 비교해도 4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국내 리듬체조 최연소 대표선수인 손연재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리듬체조 미소녀'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국가대표 선발전 때와는 다르게 화장을 지우고 교복을 입고 나온 손연재는 한층 풋풋한 인상을 풍겼습니다. 또한, 손연재는 '피겨 여왕'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 스포츠와 계약을 맺으면서 김연아와 윤예지(15, 과천중)와 한 식구가 됐습니다. '리틀 연아'라 불리는 윤예지와는 6촌(윤예지의 아버지인 윤영로 씨와 손연재의 어머니인 윤현숙 씨가 사촌관계) 친척으로 알려져 피겨 팬들에게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투명한 피부와 맑은 눈망울 지닌 손연재는 '얼짱 리듬체조 선수'로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리듬체조 선수로서 지녀야 할 재능도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항상 훈련에 매진하는 근면함까지 지닌 손연재는 분명히 주목해야 할 유망주였습니다.
따스한 햇볕이 비추는 봄날, 환한 미소로 반겨준 손연재를 만나봤습니다. 리듬체조에 대한 열정과 애정, 그리고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꿈들에 대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리듬체조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지는 표정과 답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Q : 다시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요즘 리듬체조 선수들에겐 몇 안 되는 연습장인 세종고등학교 체육관에 공사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최근 어디서 훈련을 하는지 궁금하군요
손연재(이하 '손'으로 표기) : 최근에는 세종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리듬체조를 하려면 체육관의 천장이 높아야 수구(리듬체조 기구)를 던지면서 연습을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곳은 천장이 낮아서 곤봉이나 볼 훈련을 하기가 힘들어요. 또한, 매트도 리듬체조를 할 수 있는 전문 매트가 아니라서 좀 딱딱해요.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난도(리듬체조의 기술)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아쉬워요.
Q : 지난번 리듬체조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손연재 선수의 유연성에 감탄을 했습니다. 훈련으로 다져진 것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그렇게 유연했는지에 대해 답변을 듣고 싶네요
손 : 저도 처음에는 보통 친구들과 비슷했어요. 하지만, 리듬체조를 시작하면서 유연성 훈련을 많이 했어요. 그때부터 유연성이 좋아졌는데 처음엔 유연성 훈련 과정이 너무 아파서 많이 울었어요. (웃음) 몸을 한층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스트레칭이 처음에는 익숙지 않았거든요.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여기에 익숙해지니 아픈 것도 참게 되고 유연성도 많이 좋아졌어요. 최근에는 혼자 할 수 있을 만큼 적응이 됐어요.
Q : 혹시 다른 선수들과 유연성을 가지고 게임 같은 건 안 하나요? 리듬체조 선수들은 난도나 유연성 등을 가지고 시간이 있을 때 서로 재미있는 경쟁을 한다고 들었는데요
손 : 가끔 다른 선수들과 할 때가 있어요. 유연성 시합도 하지만 수구를 던지고 받는 난도 게임도 하죠.(웃음)
Q : 어린 나이에 비해 표정 연기가 매우 풍부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표정 연기도 잘못하면 똑같은 이미지만 되풀이될 수 있는데 다양한 표정 연기를 지니게 된 원인에 대해 묻고 싶군요
손 : 리듬체조를 처음 시작할 무렵에는 선생님들이 연기를 할 때는 많이 웃으라고 지적해주셨어요. 이러한 습관이 몇 년 동안 계속 유지되다 보니 연기를 할 때에는 저도 모르게 웃게 되더라고요. (웃음)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표정 연기에 대한 부분을 선생님들에게 많이 지도받았어요.
Q : 손연재 선수가 국내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무렵은 2006년 소년체전부터였었죠. 그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줄곧 국내무대를 석권해오다가 2007년 FIG(국제체조연맹) 월드컵 주니어 슬로베니아 대회에서 5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대회가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대회였는데 주니어 부에서 5위를 차지한 건 대단한 성과였었죠. 그때, 이러한 성적을 예상했었나요?
손 : 전혀 못했어요. 그냥 처음 참가하는 국제대회니까 부담 없이 경험을 쌓는다는 입장으로 참가했어요. 그런데 예상 외로 점수가 잘 나와서 저도 많이 놀랐어요. (웃음)
Q : 지금은 일본 리듬체조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저변이라든지 선수의 숫자를 보면 일본 리듬체조가 여러모로 앞서고 있잖아요? 세계 대회도 그렇지만 아시아 대회에서는 일본 선수들과 필연적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에 맞붙어본 일본 선수들의 기량은 어떤가요?
손 : 일본 선수들과는 일 년에 한번 씩 교류전을 가져요. 우리나라 주니어 대표 8명과 일본 주니어 대표 8명이 교류전을 치르는데 재작년까지 만해도 일본 선수들의 기량이 훨씬 좋았어요. 하지만, 작년부터 격차가 많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비슷해진 것 같아요. (웃음) 그리고 예전에는 일본이 강세를 보였지만 지금은 중국 선수들도 잘하고 카자흐스탄 선수들도 만만치 않아요.
Q : 지금까지 손연재 선수가 출전했었던 국제대회는 2007 슬로베니아 주니어 월드컵 시리즈와 2008년 10월에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에인젤컵입니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더군요. (웃음) 불과 두 번의 국제대회에 참가해서 이런 성적을 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합니다. 에인젤컵에서 우승을 했는데 지금까지 참가한 대회 중, 이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인가요?
손 : 네, 맞아요. (웃음) 주로 아시아 선수들이 많이 참가한 대회였는데 우승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때를 돌이켜보면 에인젤컵 바로 전에 국내대회가 있었어요. 그 대회를 대비하느라 연습을 많이 했었고 부담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참가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1등을 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깜짝 놀랐고 정신이 없었어요. (웃음)
Q : 국내대회에서만 활약하다가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했을 때,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을 보고 어떤 점이 가장 부러웠나요?
손 : 저 같은 경우는 국제 시합이 생소해서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외국의 잘하는 선수들은 국제대회 경험이 많아서 한층 여유롭게 경기를 하는 점이 부러웠어요. 그리고 팔과 다리가 긴 체격조건도 부러웠지요. (웃음) 또한, 어려운 난도도 쉽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Q : 현재 손연재 선수의 키가 158cm라고 들었습니다. 아직 자라고 있는 중이지만 리듬체조 선수로서는 큰 키는 아닌데 몇 cm까지 성장하고 싶나요?
손 : 음…한 167cm 정도요? (웃음)
Q : 리듬체조 선수의 체격은 대체로 마른 편이 좋다는데 손연재 선수는 어떻게 생각해요?
손 : 팔과 다리가 길고 마른 체격은 점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몸이 가벼워서 동작을 표현하기가 한결 수월해요.
Q : 다른 리듬체조 선수도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안나 베소노바(25, 우크라이나)를 꼽더군요. 손연재 선수 역시, 베소노바를 가장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이 선수의 어떤 점이 맘에 드는지 궁금합니다
손 : 작년에 벌어진 베이징올림픽에서 에브게니아 카나예바(19, 러시아)가 금메달을 획득했고 베소노바는 동메달에 그쳤지만 표현력과 예술성은 베소노바가 훨씬 멋있고 아름다워요. 난도는 카나예바가 단연 세계 1위지만 연기를 보면 베소노바가 더 멋있거든요. 난도에서는 베소노바가 떨어지지만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고 감동을 주는 부분에 있어서는 베소노바가 최고인 것 같아요.
Q : 리듬체조에 있어서 난도와 예술성은 모두 중요한데 손연재 선수는 어느 쪽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나요?
손 : 일단 점수의 비중이 높은 것은 난도니까 기본적으로 난도를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부분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표현력도 많이 향상시키고 싶어요. 기본적으로 난도가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Q : 리듬체조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은 고가라서 주로 중고 유니폼을 입는다고 들었는데 손연재 선수는 유니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손 : 저 같은 경우는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고 계세요. (웃음) 예전에는 유니폼을 사서 입었는데 재작년부터 엄마가 직접 만든 유니폼을 입고 있어요. 유니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엄마가 많이 배우시고 지금은 유니폼 제작자가 되셨죠. (웃음) 유니폼을 구입하다 보면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게 되는 경우도 발생했어요.
Q : 옆에서 어머니가 직접 유니폼을 만드시니 손연재 선수의 의견도 많이 반영되겠네요?
손 : 작품을 제대로 연기하려면 무엇보다 유니폼이 편해야 돼요. 그래서 직접 입어보고 불편하다는 의견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몸에 너무 타이트하게 붙으면 연기를 하는데 불편하거든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서 편하기 때문에 이러한 의견을 엄마에게 전달하고 있어요.
Q :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유니폼 색상은 어떤 색인가요?
손 : 전 보라색과 핑크색을 좋아해요. (웃음) 그리고 이 색상도 저하고 어울리는 것 같은데 파란색 계통의 유니폼은 지금까지 입어보지 못했어요. 지금까지 핑크 계열의 유니폼을 많이 입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파란색 계통의 유니폼을 입게 됐어요.
Q : 작년 12월 달에 러시아 모스크바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는데 그곳의 훈련 환경이 매우 부러웠죠? 구체적으로 그쪽 시설은 어떤가요?
손 : 우선 매트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난도 연습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어요. 또한, 난방이 잘 돼 있어서 훈련하기에 매우 편하거든요. 훈련 환경만 따지면 그곳이 훨씬 좋은데 나머지 부분을 생각하면 한국이 제일 좋더라고요. (웃음)
Q : 2월 말, 세종고 체육관에 갔을 때 오히려 밖이 따뜻할 정도로 춥더군요. (웃음) 아무래도 국내 리듬체조 선수들은 냉난방이 안 되는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느라 고생하는 것 같은데 어떤 점이 제일 힘든가요?
손 : 국내에서 한겨울에는 옷을 몇 겹씩 껴입어도 훈련하기 힘들 정도로 추울 때가 많아요. 아무래도 겨울엔 너무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더운 부분이 가장 힘들죠. 그리고 리듬체조 매트는 일반 체조 매트와는 다른데 국내에는 리듬체조를 할 수 있는 매트도 한정돼 있어요.
Q : 현재 세종고에서 쓰이는 리듬체조용 매트를 태릉으로 가져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많이 힘들겠군요. 피겨 스케이팅 같은 경우도 항상 전용 링크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리듬체조도 천장이 높고 난방이 되는 체육관이 하루속히 개장되었으면 좋겠군요. 러시아 전지훈련 기간 동안 카나예바와 함께 훈련을 했다는데 실제로 본 카나예바는 어땠나요?
손 : 일단 너무 예뻤어요. (웃음) 그리고 신수지 언니를 비롯한 우리 선수들한테 매우 친절하게 대해줬어요. 김지희 코치님과 신수지 언니는 러시아어를 해서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했는데 저도 빨리 러시아어를 익히고 싶어요. (웃음)
Q : 선수 생활을 중도에 포기할 뻔했던 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을 극복하게 된 원인을 듣고 싶군요
손 : 중학교에 올라왔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유치원 때부터 해왔던 리듬체조에 싫증나기 시작했고 선수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회의도 들었어요. 또한, 부상도 있었고 몸도 지쳐있던 상태였죠. 그래서 그만두려는 마음을 가졌는데 막상 운동을 쉬니까 너무 어색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줄곧 해왔던 리듬체조를 쉽게 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죠. 그래서 다시 수구를 잡게 되었고 열정도 다시 생겼어요.
Q : 피겨 스케이팅보다 리듬 체조는 선수 생명력이 긴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베소노바를 비롯한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 중, 20대 중반의 선수들이 상당히 많은데 손연재 선수는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나요?
손 : (눈망울이 커지면서) 저는 되도록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어요. 몸이 허락하는 한 2016년 올림픽까지 참가하는 게 제 꿈이에요. (웃음) 한 때, 리듬체조에 대한 회의도 들었지만 그 기간을 넘기고 나니, 이제는 리듬체조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Q : 리듬체조에 대한 열정이 물씬 드러나는군요. (웃음) 리듬체조 연기가 이루어지는 1분 30초가 결코 짧게 느껴지지는 않을 텐데 어떤가요?
손 : 1분 30초라는 짧은 시간동안 연기가 이루어지지만 그 짧은 순간 동안 여러 가지의 난도와 연기가 진행되는 종목이 리듬체조입니다. 그래서 경기를 시작하면 긴장감이 밀려오고 한 치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아요. 피겨 스케이팅은 4분 동안 진행되는데 반해 리듬체조의 1분 30초는 매우 짧아 보이지만 직접 연기를 펼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1분 30초도 매우 길게 느껴져요. (웃음)
Q : 만약, 1주일 동안 리듬체조를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나요?
손 : 외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요. (웃음) 우선 너무 먼 곳으로 가는 것은 부담이 되고 가까운 일본이나 아시아권 국가들을 방문해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Q :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손연재 선수는 무남독녀인데 형제가 없는 와중에서 어머니는 매우 특별한 분이실 것 같은데요. 하루종일 따라다니시면서 손연재 선수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고 유니폼까지 직접 제작하시는 어머니에게 드리고 싶은 말을 남겨주시죠
손 : 항상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엄마가 옆에 있어 주셔서 그 점이 제일 고마워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서 엄마도 많은 희생을 감수하셨거든요. 가끔 엄마가 "너 성공하면 엄마에게 뭐해줄래?"하고 말씀하세요. (웃음) 엄마에게 돌려주고 싶은 것이 많은 만큼, 나중에 꼭 성공해서 보답하고 싶어요.
손연재는 조그맣고 침착한 목소리로 진솔하게 답변해나갔습니다. 특히, 리듬체조에 관한 깊이 있는 질문이 던져지면 한층 진지해지고 목소리 톤도 높아졌습니다. 현재 손연재는 인터넷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난 뒤, 스포츠계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쪽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어린 유망주인 손연재에게 이런 시선은 부담스러울 뿐입니다. 손연재는 스스로 "오직 리듬체조에만 전념하고 싶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은퇴하는 날까지 운동에만 전념하고 되도록 오랫동안 순수생활을 유지하고 싶다고 밝힌 손연재는 몇 가지 고민거리를 안고 있습니다. 리듬체조도 피겨 스케이팅 못지않게 많은 투자가 들어가는 종목입니다. 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에 손연재 측과 IB 스포츠는 후원사를 찾고 있습니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이 문제조차 순조롭게 풀리지 못했죠. 그나마 올해는 주니어 국가대표가 되면서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손연재는 지금까지 어렵게 출전한 두 번의 국제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습니다.
세계 주니어 대회인 FIG 슬로베니아 주니어 리듬체조 시리즈에서 5위에 입상했고 말레이시아 에인젤스컵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현재 성장하고 있는 추세를 보면 세계정상권의 선수들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내 최연소 선수이자 주니어선수로서는 압도적인 점수로 주목을 받고 있는 손연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은 물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유망주이기도 합니다. ‘리듬체조 미소녀’로 주목받고 있는 손연재이지만 정작 그녀의 꿈은 '리듬체조의 대중화'에 있습니다.
김연아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려서 피겨 스케이팅을 알렸듯이, 손연재도 감동을 안겨주는 연기를 펼쳐 리듬체조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답변했습니다. 베소노바처럼 관객들의 마음을 흔드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손연재는 24일부터 26일까지 고양시 킨텍스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지는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2009'에도 깜짝 출연할 예정입니다. 세종고 체육관의 공사 문제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손연재는 하루속히 리듬체조를 마음 놓고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손연재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리듬체조를 은퇴하는 날까지 함께하겠다고 환한 미소로 답변했습니다.
[사진 = 손연재 (C) 엑스포츠뉴스DB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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