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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와 리버풀의 차이, 바로 '절실함'

기사입력 2009.04.15 12:54 / 기사수정 2009.04.15 12:54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첼시가 리버풀을 꺾고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했다.

지난주 앤필드 원정경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둬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2차전을 맞은 첼시는 리버풀과 난타전 끝에 4-4로 비겨 4강을 확정지었다. (골득실 7-5 승) 반면 리버풀은 4강 진출의 희망을 갖고 최선의 경기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1차전 홈경기에서의 역전패를 극복하지 못하며 3년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리버풀은 FA컵과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탈락하며 프리미어리그에 모든 신경을 기울이게 되었다. 사실 첼시와 리버풀의 매치업은 8강전 4경기 중에서도 전력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아 백중세로 예상되었다. 지난 4년 동안의 결과에서도 2승4무2패로 한치의 우열을 가릴 수가 없었지만 두 팀에게는 큰 차이점이 있었다.

바로 절실함의 차이였다.

2003년 로만 아브라히모비치가 인수한 이후 첼시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 이미 리그와 FA컵에서 모두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직 우승을 거두지 못해 진정한 명문으로 불리기에 2%로 부족한 감이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원했던 로만은 잘나가던 무리뉴를 해임했고, 지난 시즌 결승까지 이끌었던 그랜트감독도 내치는 결단을 한다. 그리고 올 시즌 명장 스콜라리 감독을 영입하며 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 제패를 노렸지만 스콜라리 감독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전보다 못한 성적으로 경질되고 말았다.

결국, 후임으로 러시아 국가대표 감독 거스 히딩크가 지휘봉을 잡으며 '유럽제패'라는 막대한 임무를 부여받게 되었다. 히딩크 감독은 취임 당시에도 표면적으로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지만 가장 신경 쓰는 대회는 역시 챔피언스리그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첼시는 히딩크가 지휘봉을 잡았던 두 달 전보다는 리그우승에 상당히 근접했지만 여전히 히딩크 감독의 목표는 챔피언스리그 제패다. 선수들 역시 지난 시즌 맨유에 승부차기로 패해 아쉽게 놓쳤던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리버풀은 첼시와 사정이 다르다. 이미 지난 몇 년간 토너먼트의 강자로 이름을 날리며 2004-2005시즌에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불리는 명승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거의 매년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리그에서는 기나긴 침체기를 겪었다. 매년 우승후보로 점쳐지지만 결국 리그 우승에 대한 기억은 블랙번이 우승한 기억에서도 5년이나 더 과거로 가야 기억을 할 수 있다. 최근 화제의 선수인 '키코' 마케다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니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그러던 리버풀이 올 시즌 리그 우승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시즌 초반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든 잘나가든 시절에도 지금과 같은 기대감은 없었을 것이다.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보이며 혹시나 하던 우승의 희망이 역시나 올해도 안 되는 나, "올해도 믿을 건 챔피언스리그뿐이구나"하던 찰나였다.맨유와의 원정경기에서 뜻밖의 4-1로 대승을 거두며 선두권 경쟁이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1위 맨유는 주춤했고 그 사이 리버풀은 착실한 승점 쌓기로 이제 승점 1점차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맨유가 한 경기 덜 치렀지만 한 달 전의 상황과는 판이해졌다.덕분에 첼시도 리그 우승에 조금 더 가까워졌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첼시는 챔피언스리그에 모든 신경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첼시와는 달리 리버풀과 베니테즈는 달랐다. 리버풀의 선수들은 리그우승에 굶주렸고 베니테즈도 그건 마찬가지다. 우승하지 못한 19년간 올 시즌에 가장 우승에 근접해있다. 그것을 모르는 리버풀이 아니다. 결국,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라는 서로 각기 다른 목표가 바로 첼시와 리버풀의 승패를 갈라놓은 것이다. 

과연 두 팀의 바람이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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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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