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명예의 전당 후보로 꼽혔던 로빈슨 카노(36·시애틀 매리너스)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선수 생활 큰 구설수 없이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이번 금지약물 적발로 명예의 전당 입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난 카노에게 8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푸로세마이드(Furosemide)'라는 이뇨제가 문제가 됐다. 푸로세마이드는 직접 근육을 강화하지는 않지만,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완화하거나 검출을 막는 은폐제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는 금지 약물과 같은 취급을 하고 있다.
카노는 성명을 통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질병 치료 목적으로 받았다. 15년이 넘는 프로 생활은 내 인생의 영광이자 특권이었다"며 "내가 사랑하는 야구의 룰을 속이기 위해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10년 넘게 수십번 검사를 받았지만, 경기력을 향상하는 약물이 나온 적은 없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는 금지약물 복용 선수에 대해 1차 적발 80경기 출장정지, 2차 적발 162경기 출장정지, 3차 적발 영구제명의 징계를 내리고 있다. 첫 번째 약물이 적발된 카노는 8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는다. 시즌 막판에야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카노는 항소를 포기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징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내가 약을 받은 것 자체는 사실이다"며 "내가 더 조심했어야 했다. 가족, 친구, 팬, 팀 동료와 시애틀 구단에 사과한다. 시즌 후반 팀원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유를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내야수 카노는 2005년 뉴욕 양키스에서 데뷔했다. 2014년에는 10년 총액 2억 40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며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했다. 현역 좌타자 중 스윙이 아름다운 선수로 많이 거론되며 2010년대 최고의 2루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카노는 통산 203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0 2417안타 305홈런 1206타점 1168득점 51도루 OPS 0.848을 기록하고 있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올스타 8회, 실버슬러거 5회, 골든글러브 2회 등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다. 2011년 올스타 홈런 더비 우승, 2013 WBC MVP도 수상했다.
이번 시즌에는 39경기에 나와 타율 0.287 41안타 4홈런 23타점 24득점 OPS 0.825를 기록했다.
선수 생활 동안 큰 구설수 없이 큰 사랑을 받았고, 2010년대 최고 2루수라는 이미지 덕에 명예의 전당 입성이 밝아 보였지만, 이번 약물 복용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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