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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V3 달성…최태웅 MVP 등극

기사입력 2009.04.12 16:26 / 기사수정 2009.04.12 16:2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삼성화재가 파이널 세트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누르고 V-리그 2연패 등극에 성공했다.

1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와의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화재가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18-25, 25-20, 19-25, 25-20, 15-13)로 승리하면서 2008~2009 V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두 팀은 외국인 선수인 안젤코와 앤더슨이 나란히 첫 득점을 올리면서 1세트의 포문을 열었다. 삼성화재는 세트 초반, 주포인 안젤코의 공격이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에 막혔지만 손재홍과 석진욱의 선전으로 9-10까지 대등한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의 주포인 박철우가 석진욱의 빠른 시간차를 차단하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현대캐피탈 쪽으로 전환되었다.

또한, 삼성화재는 1세트 초반에 6개의 범실을 남발하면서 유기적인 조직력을 펼쳐나가지 못했다. 챔피언 결정전 막판에 오면서 안젤코는 지친 모습이 역력했고 팀의 분위기 메이커인 고희진도 특유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가 퇴색돼있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서브리시브가 살아나면서 중앙의 속공을 비롯해 박철우를 위시한 빠른 오픈 공격과 앤더슨이 구사하는 중앙 벡어택 시간차 등 다양한 공격으로 착실하게 포인트를 쌓아나갔다.

믿었던 안젤코는 1세트 내내 현대캐피탈의 하경민에게 차단됐으며 공격성공률은 30%대에 머물렀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결국, 부진한 안젤코를 이용택으로 교체하면서 사실상 백기를 흔들었다. 결국, 1세트는 현대캐피탈이 무려 10개의 범실로 자멸한 삼성화재는 25-18로 누리고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도 삼성화재의 '절대적 주포'인 안젤코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내내 팀의 공격을 전담했던 안젤코는 '해결사'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장병철과 교체되고 말았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반격은 장병철이 투입되면서 시작됐다. 장병철의 연이은 후위공격은 현대캐피탈 진영을 초토화했으며 예상치 못한 장병철의 분전에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장별철의 라이트 공격이 살아나자 석진욱과 손재홍이 버티고 있는 레프트와 고희진과 신선호의 중앙 속공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성화재의 최대 무기인 '그물망 수비'가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면서 경기의 흐름은 급반전됐다. '월드 리베로' 여오현의 디그는 최태웅의 토스를 통해 장병철로 이어졌다. 안젤코의 활약에 오랫동안 벤치 멤버로 대기 중이었던 장병철은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수행했다.

벡어택은 물론, 빠른 오픈 공격과 시간차, 그리고 밀어넣기 공격까지 적절하게 성공시킨 장병철의 활약에 힘입은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보다 먼저 20점 고지를 점령했다. 21-18로 3점을 리드하고 있던 삼성화재는 신선호가 앤더슨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2세트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세트 막판까지 분전한 장병철의 활약에 힘입은 삼성화재는 2세트를 25-20으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그러나 장병철의 선전은 3세트로 이어지지 못했다. 장병철의 움직임에 익숙해진 현대캐피탈의 블로커들은 2세트와는 달리 3세트에 들어서서 장병철의 공격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장병철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였던 2세트에 비해 3세트에 들어서서 현대캐피탈의 블로커들은 장병철에게 2명 이상이 따라다니며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2세트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던 장병철은 결국, 안젤코와 교체되었다. 벤치에서 휴식을 취한 뒤, 안젤코는 다시 코트에 복귀했지만 3차전까지 맹활약을 했던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회심에 찬 공격은 번번이 현대캐피탈의 높은 블로킹에 차단되었고 공격에서 자신감을 잃은 안젤코는 치명적인 범실까지 남발했다.

신선호의 중앙 속공으로 현대캐피탈을 추격했지만 안젤코와는 대조적으로 맹활약을 펼친 앤더슨의 활약에 삼성화재는 추격의 의지를 상실하고 말았다. 중앙 시간차 벡어텍은 물론, 오픈 공격과 시간차로 삼성화재 진영을 초토화 시킨 앤더슨의 활약으로 현대캐피탈은 25-19로 중요한 3세트를 따냈다.

1세트와 3세트 내내 부진했던 안젤코는 이대로 주저앉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내내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쉽게 물러서지 않은 안젤코는 4세트에 드디어 부활하기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4세트 초반, 안젤코의 공격과 신선호의 속공으로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여기에 삼성화재의 불꽃에 기름을 부은 선수는 고희진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앤더슨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한 고희진은 관객석으로 다가가 '김연아 댄스' 세리머니를 펼쳐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리고 손재홍이 박철우와 교체 투입된 주상용의 공격과 이선규의 속공을 연속적으로 차단하면서 16-9로 삼성화재가 크게 앞서나갔다. 세트 막판, 현대캐피탈은 백전노장인 후인정의 선전과 다시 코트에 들어선 박철우의 공격으로 막판 추격을 펼쳤지만 안젤코의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한 삼성화재에 4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운명의 파이널 5세트. 석진욱과 앤더슨의 시간차 공격으로 선취점을 획득한 두 팀은 주포의 포인트로 팽팽한 접전을 펼쳐나갔다. 삼성화재에서 안젤코가 득점을 올리면 현대캐피탈에서는 앤더슨과 박철우의 공격이 작렬했다. 4-4의 스코어에서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오정록은 그림 같은 디그를 성공시켰고 이 볼은 박철우의 후위공격으로 이어지면서 경기의 흐름은 현대캐피탈 쪽으로 옮겨지는 듯했다. 그러나 1세트와 3세트에서 부진했던 안젤코는 예전의 '해결사'로 돌아와 있었다. 또한, 10점이 넘어서면서 '베태랑 세터' 최태웅은 기습적인 속공을 시도하는 빼어난 경기운영을 펼쳤다.

안젤코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면서 14-12로 우승을 눈앞에 둔 삼성화재는 안젤코가 경기를 마무리 짓는 회심의 후위공격을 구사했지만 이선규의 블로킹에 막히면서 14-13의 숨막히는 상황에 도달했다. 최태웅은 우승을 위한 최종 공격카드로 역시 안젤코를 선택했다. 그러나 안젤코의 공격은 현대캐피탈의 디그로 허공에 떠올랐다. 이 볼을 노린 앤더슨의 공격은 코트 밖으로 벗어났으며 안젤코는 그대로 코트에 쓰러졌고 삼성화재 선수들은 코트로 뛰어들어와 승리의 환희를 만끽했다.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최태웅이 챔피언 결정전 MVP로 선정됐다.

[사진 = 최태웅, 여오현, 안젤코 (C) 엑스포츠뉴스DB 강운, 이상진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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