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08 08:49 / 기사수정 2009.04.08 08:49
2-2로 비기고 있던 도중, 추가시간 2분에 한 골을 득점하면서 3-2로 대역전극을 만들어낸 페데리코 마케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어떻게 91년생에 불과한 어리디 어린 이탈리아 출신 선수가 잉글랜드까지 가서 뛰고 있을까. 게다가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비슷한,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 어린 선수가 고향을 떠나 잉글랜드까지 간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국내 여론은 친잉글랜드적인 성향이 있어서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잉글랜드의 팀들이 자기네 클럽들이 키운 유소년을 데려간 것을 '도적질'로 비유할 정도다.
사실 페데리코 마케다는 이미 오래전에 알려져 있듯이 라치오 유소년 출신이다. 이미 라치오에서 수년 동안 많은 돈을 들여 키워왔고 (쓸 만한 유소년 선수 한 명을 기르기 위해서는 100만 유로 가까운 돈이 든다고 한다.) 잉글랜드로 넘어가기 전에는 라치오 1군에도 뽑힐 정도로 전도유망한 선수였다.
전 라치오의 스포츠 디렉터, 왈테르 사바티니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마케다를 영입하기 위해 가족들의 직장과 월급까지 대주면서 그를 영입하였다. 물론, 마케다 본인과 가족에게는 인생역전의 대박 기회였겠지만, 라치오 입장에서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수밖에 없다. 수년 동안 키워왔고, 조금만 지나면 팀의 '반디에라‘(핵심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인데, 단돈 몇 푼의 유소년 보상금으로 팔려나가기 때문이다.
사바티니 전 스포츠디렉터는 마체다를 맨유에 뺏겼을 때 심장에 칼을 맞는 기분이었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라치오입장에서는 방법이 없었다. 잉글랜드의 노동법에서 17세, 이탈리아의 노동법에서 18세로 규정한 ‘성인계약’이 가능한 나이의 차이 때문이었다. 이 노동법의 차이 때문에 잉글랜드의 클럽들은 유소년 빼가기를 연달아서 하고 있다. 맨유는 마체다와 다비데 페트루치를 이탈리아에서 빼갔고, 첼시는 심지어 레지나의 빈첸조 카발레리를 데려가기 위해서 헬리콥터까지 착륙시켰을 정도다.
요즘 들어서 이렇게 말이 많아지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잉글랜드의 클럽들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10년 전에도, 그 전에도 축구는 존재하였고, 이런 규정상의 취약점도 존재하였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런 부작용도 없었고, 다들 유소년을 빼갈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만큼 평화로운 시절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이런 잉글랜드 클럽들의 유소년 빼내기가 횡횡하자 결국, UEFA의 수장, 미셀 플라티니는 '유소년 빼내기' 금지 법안을 만들었고, 축구계 내부에서는 이미 모든 합의를 거쳐, 이제는 EU의 승인만 받으면 되는 단계로 올라섰다. 지난 3월 달 UEFA 기술위원회에서 승인된 ‘18세 미만 선수 이적 금지’ 조항이 바로 그것이다.
이 법안을 통해 플라티니는 더 이상 유소년 빼내기를 방지하려고 애쓰고 있고, 곧 EU의 승인만 받으면 완벽히 통과되어 그 이후로는 말 그대로 18세 미만 미성년자 선수는 도적질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미, 브라질은 펠레가 체육부장관 당시 제정한 '펠레법'이란 법안을 가지고 있고, 이로써 자국의 어린 유망주가 해외로 팔려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 이 법안을 통해, 브라질의 우수한 유망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이다.
과연, 플라티니의 '18세 미만 선수 이적 금지' 법안이 EU의 승인을 받아 축구계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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