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01 00:27 / 기사수정 2009.04.01 00:27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최근 스페인 언론은 다비드 비야가 라울 곤살레스의 기록을 넘느냐는 이야기로 시끄럽다.
비야는 현재 스페인 국가대표로 43경기 출장 25골을 기록중인데, 그의 이런 활약이 계속 될 경우 라울의 102경기 출장 44골의 기록은 쉽게 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 묻겠다. 비야가 라울의 기록을 넘어서는 날, 다비드 비야는 라울보다 위대한 존재가 되는 것일까?
라울과 비야, 둘 다 스트라이커인가?
라울과 비야가 포워드라는 것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또한, 비야가 스트라이커라는 것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라울은 스트라이커인가? 스트라이커라는 포지션은 최전방에 위치하며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골을 넣는 포지션이다.
라울은 데뷔 초기엔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이후, 늙은 수케르와 미야토비치를 대신하여 스트라이커로 기용되면서 천재로서의 재능을 만개하기 시작한다. 피치치 트로피를 거머쥔 라울은 스페인 국가대표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활약으로 스페인의 유로 2000 진출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고, 라울은 유로 2000에서 스페인의 득점을 맡을 '스트라이커'로 참여하게 된다.
라울의 국가대표기여도는 미미하다?
그러나 라울은 유로 2000에서 1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8강에선 팀의 탈락을 부르는 페널티킥 실축을 범하고 만다. 사실, 스페인을 상대하는 모든 국가는 라울을 봉쇄하였고, 당시 23세인 라울에게 8강전에서의 페널티킥은 너무 큰 부담이었다.
이후 라울은 페널티 키커 자리를 거부하게 되며 이 무렵부터 라울은 많은 압박과 부담이 따르는 스트라이커포지션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경험을 살려 2선으로 내려오며 공격을 돕는, 윙을 이용하는 당시 스페인식 4-4-2전술에서 핵이라 할 수 있는 '메디아푼타' 자리로 역할을 변경한다.
유로 2000 이후 라울은 메디아푼타로 기용되며 트리스탄, 모리엔테스, 토레스 등의 스트라이커를 파트너로 맞아 2선에서 스트라이커에게 찬스를 마련해주는데 주력하며 자연히 득점 기록이 줄게 된다. 그럼에도, 라울은 국가대표에선 저조한 기록을 가진 스트라이커로 기억되고 만다.
거칠 것 없는 다비드 비야
다비드 비야는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선수다. 당시 세군다리가에 소속되어있던 스포르팅 히혼에서의 좋은 활약으로 03/04시즌 레알 사라고사로 이적한 비야는 레알 사라고사에서 모두가 놀랄만한 활약을 보여준 뒤, 2005년 2월 9일 24세의 나이에 산마리노와의 독일 월드컵 예선전에 출장하며 국가대표로 데뷔한다.
이후 발렌시아로 이적, 모두가 알 만한 전성기를 보내며 유로 2008에서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페르난도 토레스와 함께 스페인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43경기 25득점이라는 국가대표에서의 득점기록은 그가 완성된 스트라이커라는 객관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의 소속팀 발렌시아가 파산위기에 놓여 이적이 불가피하다는 것과 새로 이적한 팀이 발렌시아처럼 그를 중심으로 전술을 운영될지, 컨디션과 기량이 새로운 소속팀에서 유지될지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포지션변화
다비드 비야는 발렌시아에서 실바, 호아킨, 마타의 도움을 받으며 완벽한 스트라이커로 성장했지만, 라울은 갈락티코 정책이 시작된 이후 점점 골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라울은 2선으로 내려와서 공을 넘겨주고 다시 골찬스를 노리는 메디아푼타에서 공격적인 선수들에게 공격을 맡기며 막상 자신이 미드필더진형으로 내려와서 협력수비와 패스를 넘겨주는 공격수 아닌 공격수가 되어버렸다.
또한, 05/06시즌 그의 축구인생 처음으로 당한 장기부상은 골게터로서의 감도 잃어버리고 말았다. 당시, 4-3-3전술을 생각하고 있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에게 라울은 불필요한 자원이었고, 결국 유로 2008에선 주장인 라울없이 우승을 일궈낸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은 4-4-2전술로 우승했다.)
라울,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 후안데 라모스 체제에서의 라울 곤살레스를 본다면 포워드라 말하기 힘들 정도다. 적극적으로 수비가담을 하며 중앙 미드필더라인으로 내려와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전개를 돕고 있다. 또한, 훈텔라르, 로벤에게 공격이 집중되어 득점이 힘든 가운데에도 312골로 레알 마드리드 역대 최다 골 기록을 세우며 주장으로서의 여전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에 스페인 언론들은 라울이 이번에야 말로 무적함대의 유니폼을 다시 입을 좋은 찬스라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은사 델 보스케가 스페인 감독으로 있는한, 페르난도 요렌테나 다니 구이사가 소집되지 못할 경우 충분히 소집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44골의 스페인 국가대표 최다 득점의 기록은 다시 경신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분명 다비드 비야는 현스페인 최고의 포워드임이 틀림없다. 현재 라울이 갖고 있는 44득점이란 기록은 분명 넘어야 하는 것이 맞고, 세계 최고를 노리는 무적함대 스페인의 미래를 위해선 꼭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라울은 포지션이 바뀌고 스타일이 바뀌었어도 그가 지금까지 이뤄온 업적과, 영향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비드 비야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팬은 유로 2008 우승 당시의 비야의 활약은 그 나이일 때의 라울의 임팩트를 따라잡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가 소속구단과 곧 찾아올 남아공 월드컵에서 활약한다면 그는 라울을 넘는 선수, 또는 라울에 비견될만한 선수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비야가 라울의 기록을 넘어서고 현재 라울의 나이인 31세가 되는 날. 우리는 그때야 비야와 라울에 대해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사진=다비드 비야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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