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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EPL 잉글리쉬 득점왕 탄생할까?

기사입력 2009.03.25 00:15 / 기사수정 2009.03.25 00:15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8년 만에 잉글리쉬 득점왕 탄생할까?'

21세기 들어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은 모두 용병들의 독차지였다. 

잉글랜드는 리그가 발전하면서 수준급 선수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잉글랜드 공격수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앨런 시어러, 테디 쉐링험, 앤디 콜, 마이클 오웬으로 이어져 오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 잉글랜드 스트라이커'도 옛말이 되어버려 이제 강산이 한번 바뀌고 있다. 올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득점왕 후보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페르난도 토레스 그리고 아데바요르 정도가 득점왕을 다툴 것이라고 예상되었고 잉글랜드 자국 선수들의 언급은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30라운드 현재 첼시의 니콜라스 아넬카가 15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시즌 득점왕 호날두와 리버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가 각각 13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리고 호비뉴와 피터 크라우치, 볼튼의 케빈 데이비스가 11골로 뒤를 받치고 있고 그 뒤로 아그본라허, 램파드등이 10골, 웨인 루니와 토레스가 9골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사실 이번시즌 득점왕레이스는 싱겁게 끝나는 듯했다. 

07-08시즌 득점왕 호날두와 06-07시즌 득점왕인 드록바가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고 지난 시즌 24번의 그물을 흔들었던 아데바요르와 토레스도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있는 시간이 많았다. 반면 아넬카는 초반 골폭풍을 일으키며 앞서나갔고 경쟁선수라고는 암르 자키와 호비뉴가 뒤에 쳐저서 따라갈 뿐이었다.

그러나 17라운드까지 14골을 몰아넣는 괴력을 보였던 아넬카가 주춤하는 사이 호날두와 호비뉴가 조금씩 격차를 좁혀나갔고 최근 2경기에서 4골을 몰아넣은 제라드까지 가세하며 득점왕 레이스에 합류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득점순위 10위안에 잉글랜드 선수가 6명이라는 사실이다. 

최근 용병들이 판치던 득점레이스에 들러리였던 잉글랜드 선수들이 10위 이내에 6명이라는 사실은 놀라운 사실이다. 상위 20명으로 범위를 넓혀보아도 10명이나 된다.

99/00시즌 케빈 필립스(당시 선더랜드)이후 8년간 외국용병들의 전유물이었던 득점왕에 실로 오랜만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로 명칭이 개편된 이후 테디 쉐링험, 앤디 콜, 앨런 시어러, 마이클 오웬등 잉글랜드 스트라이커들은 리그 득점왕을 독차지했지만 수준급 용병이 들어기 시작한 21세기 초반부터 잉글랜드 스트라이커들은 용병들에 밀려 득점에 관해서는 한발 밀려난 것이 사실이다.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00/01), 티에리 앙리(01/02, 03/04, 04/05, 05/06), 반 니스텔로이(02/03), 디디에 드록바(06/07), 호날두(07/08)에게 득점왕을 허용하는 동안 거기에 대항한 선수는 시어러(은퇴), 오웬, 제임스 비티, 앤디 존슨뿐이었다.

가장 최근에 20골을 넘긴 선수는 04/05시즌에 득점랭킹 2위에 올랐던 풀럼의 앤디 존슨(당시 크리스털 팰리스)이며 21골을 기록했다. 잉글랜드의 희망 웨인 루니도 시즌 최다골은 16골밖에 되지 않으며 심지어 지난 시즌에 득점 TOP10에 단 한 명의 잉글랜드선수도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시즌 중반만 해도 아넬카로 결정지어지는 듯했으나 아넬카가 주춤한 사이 제라드를 비롯한 크라우치, 아그본라허, 벤트, 램파드 등이 잉글리쉬 득점왕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중반이후부터 부진했던 아넬카가 최근 부상까지 겹치며 계속해서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보이며, 호날두와 호비뉴 모두 하락세이다.

반면 잉글리쉬인 제라드는 무서운 골 폭풍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고 크라우치 역시 최근 2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가파른 상승세에 있다. 램파드와 케빈 데이비스는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미드필더로써의 골감각은 가히 세계최고수준이다. 저메인 데포는 부상으로, 아그본라허는 부진하지만 아직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시즌 막판에 강한 루니 역시도 득점왕 경쟁에서 그리 먼것만은 아니다.

부상에서 돌아와 맹활약하는 토레스를 제외한 다른 용병들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잉글리쉬 득점왕 탄생의 가능성은 더욱더 희망적이다.

각 팀당 8경기(혹은 9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20골 전후로 득점왕이 결정날 공산이 크다. 지난 8년간 자취를 감췄던 잉글리쉬 EPL득점왕이 올 시즌 탄생할지 또 누가 그 영광을 이룰지 지켜보는 것도 얼마남지 않은 08-09시즌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사진=페널티킥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제라드ⓒ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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