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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만에 위용을 되찾은 수원, 그 비결은?

기사입력 2009.03.12 02:39 / 기사수정 2009.03.12 02:39

박진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수원 삼성이 지난 11일(수)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에서 지난해 J리그 우승팀인 가시마 앤틀러스를 맞아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4-1 대승을 거두었다.

지난 8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 개막전에서 2-3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4일 만에 열린 경기라 수원의 우세를 쉽게 점칠 수 없었지만, 수원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K-리그 챔피언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이렇게 수원이 4일 만에 180도 달리진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K-리그 1R 경기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선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1 막강 화력이 불타오르다

팀 간의 전력차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골결정력에서 판가름이 난다. 수원은 결정적인 기회가 왔을 때 골을 성공시켰고, 그리고 인해 수원의 페이스로 경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지난 포항과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에두는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로 피치를 밟았고, 배기종을 대신해 울산에서 데려온 이상호를 에두의 파트너로 내세웠다.

에두는 순간적인 빠른 돌파와 볼키핑을 바탕으로 가시마의 수비진을 괴롭혔고, 전반전 추가시간에는 홍순학의 크로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하며며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이상호는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시종일관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를 교란시키며 압박해 수원의 또 다른 공격옵션으로 각광받게 되었다.

좌우측면 자원으로 나선 홍순학과 김대의는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 김대의는 폭발적인 돌파를 이용해 측면을 계속해서 공략했고, 매서운 슈팅으로 가시마의 수비를 긴장을 하게 하였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공격적인 플레이에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홍순학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에두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후반 37분에는 교체해 들어온 서동현과의 2:1패스를 통해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들었고 그것을 강한 슈팅으로 연결해 세 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2 젊은 미들진이 중원을 장악하다

중원에는 백지훈, 박현범, 송종국이 배치되었다. 이들은 이날 경기에서 중원을 완벽하게 장악하다시피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백지훈과 박현범은 활발하게 뛰어다니며 공격을 전개했고, 송종국은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공수조율을 유연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리그 2년차인 박현범은 지난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한 모습을 선보이며 미들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보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그의 플레이에서 수원의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을 정도였다. 

지난 경기에서 롱볼을 이용한 선굵은 플레이를 자주 보여주었던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는 젊은 두 미드필더들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빠르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에게 강한 압박을 가했고, 이로 인해 가시마의 수비진은 백패스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볼 소유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고, 수원의 페이스에 가시마가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적극적인 공격가담은 경기종료 직전 박현범의 쐐기골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3 선수보강으로 더욱 견고해진 수비라인

개막전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부분이 바로 수원의 수비라인이었다. 수원은 최성환-리웨이펑-곽희주 라인을 3백을 내세웠지만 수비 뒷공간을 쉽게 내주는 등 많은 허점을 들어내 포항에 3실점을 당했다. 이에 올 시즌 영입해온 리웨이펑을 제외하고 기존멤버들로 수비라인을 구성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차 감독은 리웨이펑에게 믿음을 가지고 또 다시 선발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대신 최성환 자리에 역시 올 시즌 영입한 알베스를 투입시키며 3백을 구성했다.

이런 변화는 합격점이었다. 곽희주는 여전히 굳건한 모습을 보였고,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에도 투혼을 불살라 캡틴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알베스는 지공은 물론이고 제공권까지 장악하며 믿음직스러운 플레이를 펼쳤다.

무엇보다 가장 팬들의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선수는 리웨이펑! 전반 44분 코너킥 상황에서 떨어진 볼을 강하게 차 넣어 수원에서의 데뷔골이자 이날 경기의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인해 가시마의 수비진이 당황했고, 이후 추가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비에 있어서도 평점 10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노련한 플레이로 마토의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되었다.     

개막전 이후에 붉어진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후반전 추가시간에 나온 가시마의 만회골이 아쉽기는 하나 90분 내내 보여준 화려한 경기력 때문에 전혀 실망스럽지 않은 경기였다. 어느 선수 하나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K-리그 챔피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4대1의 대승을 거둔 것은 개막전에서의 걱정을 말끔히 씻어내는 한판 대결이었다. 챔피언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이런 기우(杞憂)를 하게 하였지 않았나 싶다.

이날의 승리로 인해 수원의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운재 골키퍼는 여전히 든든한 최후방 사수자로 활약하고 있고, 수원의 선수층은 어느 구단보다 두터워 대체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날 교체로 나온 서동현은 '슈퍼서브'답게 홍순학을 골을 도왔고, 포항전에서 골을 터뜨린 바 있는 조용태는 이날 경기에서도 멋진 돌파에 이어 박현범에게 오픈 찬스를 내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런 전력이 시즌 막바지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아시아 챔피언' 왕좌의 복귀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지난 8일 리그 개막전에 나선 수원 선수단 (C) 엑스포츠뉴스DB, 강창우 기자] 



박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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