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현주 감독이 동성의 영화계 동료를 성폭행한 사건이 알려진 이후, 이들이 속했던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내에서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 번 대중의 분노를 사고 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 따르면 영진위는 피해자가 지난 2월 개인 SNS '#Metoo 캠페인' 게시글로 공개한 '아카데미 책임교수의 고소 취하 종용 등 2차 피해 주장'에 대해, 아카데미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를 구성해 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이현주 감독과 피해자 사이에서 지난 1월 10일 준유사강간 혐의로 대법원 판결이 난 건으로, 2월 1일 피해자가 '#Metoo 캠페인' 게시글로 아카데미 내에서 피해자에게 고소 취하 종용 등 2차 가해와 은폐 의혹을 제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날 조사위가 발표한 조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사건의 최초 인지자 책임교수는 피해자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건을 은폐하고자 한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자는 수차례 고소 취하를 요구받는 과정에서 책임교수의 여러 부적절한 언사로 인해 고통을 겪었음을 호소했다. 책임교수는 가해자 측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해 변호인이 의도한 바대로 피해 학생에 불리하게 활용될 수 있는 취지의 증언을 했으며, 아카데미 직원에게 가해 학생의 소송 관련 요청에 협조할 것을 부탁하는 등 재판에 관여한 사실도 있었다.
아카데미 원장은 책임교수를 통해 성폭행 및 고소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상급자(사무국장 및 위원장) 및 동료 교수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은폐했으며, 피해 학생을 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외 책임교수들 역시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에도 이를 공론화하거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방관으로 일관했으며, 관계자 전원이 사건인지 이후에도 재판에 관심을 두지 않은 탓에 유죄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외에도 아카데미 내에서 조직적 은폐 정황들이 포착됐다. 영진위 측은 "조사 결과를 감사팀에 통보해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쳤으며, 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이런 일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아카데미 내부 운영 체계를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실을 접한 대중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측의 은폐 시도에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이현주 감독은 이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자 영화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