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9 11:37 / 기사수정 2009.03.09 11:37
[엑스포츠뉴스=손현길 기자] 지난 8일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14-0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며 WBC 2차 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강해졌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되는 중국을 상대로 한국의 승리는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승리 못지않은 값진 선물을 받았다.
한국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환해준 중국
지난 7일 한국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상대했다. 일본과의 경기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 예상되면서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한국은 일본에 14개의 안타와 14점을 내주면서 7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한국 대표팀에게선 올림픽과 1차 WBC에서 보여주었던 활기차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일본과의 승패가 2차 예선 진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지만 오랜 숙적 일본을 상대로 당한 콜드 패의 수모는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박빙의 승부 끝에 아쉽게 진 것이 아니어서 선수들은 더 큰 충격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의 14-0 콜드게임 승을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환해주는 계기가 됐다. 중국이 약체라고는 하지만 대만을 꺾고 일본을 상대로 4점밖에 내주지 않는 등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터라 이를 상대로 14점을 낸 우리 대표팀은 4점밖에 내지 못한 일본을 상대로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더불어 10안타 14점을 뽑으면서 일본과의 경기에서 생긴 분을 풀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경기는 분명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를 다시 활기차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야구가 분위기 싸움이자 선수들의 정신력과 흐름이 경기결과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중국을 상대로 거둔 콜드게임 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였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의 타격감을 살려준 중국
중국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터진 안타는 이범호의 홈런을 포함해 총 10개다. 이 10개의 안타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그 동안 부진했던 선수들의 안타가 포함된 개수라는 데 있다. 중국과의 경기 직전까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던 박기혁(롯데)과 추신수(클리브랜드)가 안타를 기록했고, 그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이대호(롯데) 역시 6회 추신수 대신 타석에 들어서 좌측 담장을 맞추는 큼직한 타구를 날리며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또 이대호 대신 선발 3루수로 뛰었던 이범호는 안정적인 3루 수비를 보여주더니 타석에서도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4안타로 부진했던 한국 타자들에게 중국과의 경기는 타격감을 한 번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마운드를 아껴준 중국
중국과의 경기에서 타자들이 받은 선물도 선물이지만 일본과의 재대결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받은 더 큰 선물은 투수를 아꼈다는데 있다. 한국 대표 팀이 내세운 선발투수 윤석민에게 평가전에서 보여준 불안한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윤석민은 중국을 상대로 6이닝 동안 안타 2개만을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호투 했다. 윤석민의 뒤를 이어 등판한 정대현과 임창용은 각각 두 타자, 한 타자를 상대하면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물론, 윤석민의 호투가 빛이 났지만 시종일관 적극적이지 못한 타격으로 일관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 중국 타선에게 감사할 일이다. 특히 일본과의 복수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투수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었던 한국 팀에게 중국 타선의 부진한 모습은 가장 큰 선물이 되었다.
고마워요 중국!!
중국과의 경기로 한국이 얻은 것은 1승뿐이 아니다. 한국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다시 심어주고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투수를 아끼기까지 했다. 한국 대표팀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준 중국 대표팀 덕분에 한국 대표팀은 비축된 투수진과 부활한 타자들을 내세워 일본과의 재대결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일본전 승리를 시작으로 앞으로 있을 2차 예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중국에 한국 대표팀은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일만 남았다. 고마워요 중국.
[사진 = WBC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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