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6 23:54 / 기사수정 2009.03.06 23:54
김택용이 MBC게임 HERO 소속이었던 07년 6월 16일의 프로리그 경기를 빼면 프로토스 일진이라는 육룡의 김택용과 도재욱의 PvsP 매치는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스타일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는 두 플플전 고수 간의 다전을 볼 기회가 없어 토스 팬들이 아쉬워하던 중, 두 용의 대결이 드디어 바투 스타리그에서 성사됐다.
김택용이 기교파라면 도재욱은 강화계다. 김택용은 지능적인 진행과 화려한 기예로 게임의 맥을 짚으며 운영흐름의 우위를 점해가는 스타일이고 도재욱은 소위 '배 째는' 빌드와 흔들리지 않는 생산리듬과 상대적인 물량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투타이밍을 잡는 감각에 발맞춘 충원능력을 바탕으로 게임을 단순화시켜 잡아나가는 패턴에 능한 스타일이다.
기술과 힘이라는 두 다름의 대결은 흥미롭다. 범과 사자가 맞붙으면 어떻게 싸워 누가 이기는가?
1주차 신추풍령 경기에선 김택용의 개성이 잘 드러났다. 김택용은 정찰 프로브로 상대 진영에 매너파일런을 한번 걸었고, 본진에서 빠르게 쫓아낸 후 드라군으로 추적한 도재욱 프로브를 '여유롭게' 돌아온 정찰 프로보로 툭쳐서 터뜨리며 의미심장한 출발을 했다. 둘다 2게이트-로보틱스까지 똑같은 빌드를 탔고 김택용은 정찰 프로브로 본진 너머 북서쪽 벽에 파일런을 심어두고 다시 프로브를 빙 돌려 도재욱의 앞마당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했다. 여기서부터 빌드가 갈렸다.
2질럿 6드라가 내려오자 김택용은 앞마당 확장 및 체제를 '직감해' 3게이트까지 올렸다. 도재욱이 옵저버를 직선 경로로 내려보낸 것에 반해 김택용은 상대의 옵저버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자신의 옵저버와 드라군이 중앙에서 배회하며 기다리다 옵저버를 테러해 정찰을 방지했다.
김택용이 타이밍을 잡아 진출하는 중에 난입한 도재욱의 1리버 셔틀은 '미리' 심어둔 파일런에 걸려 간단히 2드라에 막혀 회군했다. 이를 확인한 김택용은 2리버 셔틀과 3게이트 드라군 병력으로 셔틀의 후퇴 예상 경로를 '한 번 훑어 본 뒤에' 곧바로 언덕 고지에 있던 도재욱 병력을 기습해 앞마당까지 밀어내고 넥서스에 끼어 우왕좌왕하는 사이 학살하며 눈 뜨고 코 베인 꼴로 만들었다. 'GG'
김택용의 게임은 복잡하고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아직 도재욱의 남성미 넘치는 시원시원함은 보지 못했다. 프로토스 팬들은 다음주 13일의 금요일이 무척 기다려질 것이다. 그날, 6일과 같이 승자가 패자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인사하고 화기애애하게 웃을 수 있을까? 싫어도 주먹을 날렸고 싫어도 주먹을 맞았다. 승부사의 자존심엔 멍이 남는다.
더구나 토스게이머 특유의 '가오' 대결이라는 플플전이다. 13일의 금요일답게 피가 퍽 튀는 혈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3월 6일 바투 스타리그 8강 1회차 경기정리
A조 1경기-신추풍령, 김택용 승(P, 7) vs 도재욱 패(P, 1)
B조 1경기-메두사, 박찬수 승(Z, 7) vs 정명훈 패(T, 3)
C조 1경기-달의눈물, 진영수 패(T, 10) vs 조일장 승(Z, 6)
D조 1경기-왕의귀환, 이제동 패(Z, 5) vs 송병구 승(P, 11)
[사진=김택용 (C) SK텔레콤 T1 공식 홈페이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