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K-리그 개막전 프리뷰 - 경남 FC VS 전북 현대 모터스
[엑스포츠뉴스=한문식 기자] 작년 정규리그 막판경기에서 만났었다. 승자는 6강 플레이오프로 패자는 그대로 시즌이 마감되는 경기였다. 승자는 전북이었고, 전북은 사상 첫 플레이오프 진출의 쾌거를 만끽했고, 경남은 2연속 6강 플레이오프 진입에 실패했다. 그리고 이제 새 시즌이 시작됐다.
경남은 작년의 아픔을 당연히 기억하고 있고, 전북은 그다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듯하다. 원래 때린 사람은 몰라도, 맞은 사람은 기억하는 이치와 꼭 맞다.
나란히 시즌개막을 앞두고 2월 말미에 '더비'를 치렀다. 경남은 대구와 '영남더비'를, 전북은 전남과 '호남더비'를 말이다. 개막을 앞두고 양팀의 전력이 노출됐지만, 양팀 사령탑 모두 크게 개의치는 않는 모습이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역대전적은 4승 3패로 경남이 1경기 앞서가는 형국이다. 그렇지만, 작년 마지막 경기에서의 패배는 너무나도 뼈아팠다. 작년 막바지에 당한 패배를 올해 초장부터 갚아주겠다는 경남이다. 전북은 올해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팀들 사이에서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팀이다. 그만큼 리그에 집중할 여건이 마련됐다. 그리고 작년 막판에 이겨본 경남전을 재현한다는 각오다.
작년 마지막 대결의 복수가 될지? 아니면 재현이 될지 오는 8일 오후 3시 창원 종합운동장에서 확인해 보자!
▶ 한솥밥 스트라이커, 이제는 적이 되어
작년까진 성남에서 한 솥에서 끓인 밥을 먹었다. 허나 신태용의 개혁의 바람 속에 휘말리며 김동현은 경남으로 이동국은 전북으로 둥지를 틀었다. 이제 절치부심 재기를 다짐하며 2009시즌을 준비하는 두 공격수다.
김동현은 '비에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탄탄한 하드웨어를 가진 파워 스트라이커다. 작년 성남서 30경기에 나서 4골 4도움으로 부진했지만, 교체출전이 많았던 점과 풍부한 성남의 공격진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서 주전이 예약된 경남에서 재기를 노리는 김동현이다.
이에 맞서는 이동국은 전북으로 옮겨졌지만, 올해 연습경기부터 지난주 호남더비 까지 한차례도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극도에 부진이 빠졌다. 특히나 지난 호남더비에서 결정적 찬스를 흘려버리며 골 넣는 법을 잃어버린것 아니냐며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K-리그의 마지막 현존하는 트로이카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의 부활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꾸준히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부진이 길어지면 곤란하겠다. 올해 우승을 노리는 전북이기에 이동국의 부진이 길어진다면, 계속해서 기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부활을 노리는 왕년의 '사자왕'이 과연 경남전에서 포효할까?
▶ 누구의 애제자가 강할까?
작년 팀의 최고의 소득이었다면, 경남은 김동찬. 전북은 최태욱이다. 방출위기에서 조광래 감독의 조련하에 재능이 만개하기 시작한 김동찬. 작년 25경기 7골 3도움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작년 FA컵 4강전 고양 국민은행전에서 홀로 4골을 몰아치며 6골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시작도 좋았고, 끝도 좋았다. 작년 전북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골 맛은 보았지만, 패배한 경기. 누구보다 아쉬움이 남을법한 김동찬이다. 올해 경남의 6강행을 위해서 더욱더 분발해야 할 조광래의 '애제자' 김동찬.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에 맞서는 최태욱. 시즌 초반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플레이로 2군행에 벤치 신세였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의 '편지 리더쉽'에 최태욱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공격수이지만, 적극적은 수비가담까지 노력아닌 노력으로 다시 부활했다. 그리고 지난주 '호남더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헤딩골까지 선보이며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이다. 멀티 능력과 성실함을 장착하여 최강희 감독의 팔색조 전술에 한 축을 담당할 최태욱. 자신의 부활을 조련한 최강희 감독에 보답하기 위해 '애제자'는 오늘도 달린다.
▶ 승리하려면 나를 뚫어봐!
경남의 캡틴이자 최후방을 사수하는 수비수 이상홍. 작년 조광래의 부름을 받고 31경기 중 1경기를 제하고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성실함을 과시했다. 작년 전북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김동찬의 골을 도와주며 공격본능을 뽐냈지만, 3실점을 허용하며 수비수 본연의 임무는 소화하지 못했다. 이상홍 역시 작년 마지막 경기를 자신의 탓이 컸다며 자책하고 있지만,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다는 각오다.
이에 맞서는 김상식. 이동국과 함께 성남에서 방출 신세로 전북에 왔다. 하지만, 이동국과는 다르게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일단 주장완장이 그 증거겠지만, 이유는 역시 준수한 경기력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지난주 전남과의 경기에서 최고수훈선수로 꼽혔다. K-리그와 대표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이 김상식의 최고의 강점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답게 경기를 잘 조율하는 모습은 젊은 팀컬러 전북의 큰 자산이다. 김상식의 가세로 전북은 올해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며 호언하고 있지만, 결코 호언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결론은 승리하기 위해선 양팀의 주장들을 무너뜨려야 한다. 수비수 이상홍과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 캡틴의 이름으로 승리를 거머쥘 선수는 누가 될 것인지 자못 기대가 된다.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한문식의 REAL-K. '이보다 상세할 수 없다.' K-리그 관람에 필요한 엑기스만 전합니다.
한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