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5 01:37 / 기사수정 2009.03.05 01:37
[엑스포츠뉴스=이종은] 배태랑 선수들의 불참 선언으로 선수구성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WBC(World Baseball Classic) 한국야구대표팀에 변수가 생겼다. 바로 '추신수 출전' 대한 클리블랜드구단의 이의 제기다. 추신수는 지난 2일,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한 후 구단의 요청과 김인식 감독의 판단 하에 연습게임에 출전하지 못한 상태이다. 애초 추신수는 지명타자로 1타석 정도 출전을 원했었다. 하지만 혹시나 있을 부상을 염려한 김감독이 출전을 보류시켰다. 추신수는 예선과 본선에서 대표팀 유일한 거포 좌타자의 역할을 수행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대표팀에서는 누구보다도 꼭 필요한 타자다.
그런데 추신수에 대한 부상의 우려는 대표팀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추신수의 소속 구단인 클리블랜드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내년에 주전 우익수로 점찍어놓은 유망주 추신수가 구단의 이익과는 무관한(당초 구단 측에서는 병역 혜택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 국제 대회에서 부상을 당한다면 시즌 운영에 큰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 하에 클리블랜드측은 추신수를 WBC에 출전시키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최악의 경우, 추신수가 WBC 타석에 들어설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대표팀에 있어서 추신수의 존재는 단순한 메이저리거 정도가 아니다. 이승엽이라는 국제적으로 검증된 좌타 거포가 빠진 대한민국 대표팀 타선에서 추신수는 팀내 유일한 좌타자 거포의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현재 대표팀의 타선은 밸런스가 잘 잡힌 것 같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약점이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에 비해 타선의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 것이다. 혹자들은 빠른 발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야구는 축구가 아닌 관계로 발에는 한계가 있다. 대표팀 라인업에서 중장거리 타자들을 꼽아보자면 김태균, 이대호, 이범호, 강민호, 최정 정도이다. 이들은 모두 우타자다. 상대팀에서 강력한 우완 선발투수가 출장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렇게 우타자 일색인 중심타선에서 유일한 거포 좌타자 즉, 이제까지 국제대회에서 이승엽이 해줬던 역할을 추신수가 해줘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클리블랜드 구단에서는 추신수의 외야수비 출장을 어느 정도 제한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인식 한국대표팀 감독이 김태균이나 이대호를 빼는 한이 있더라도 추신수를 지명타자로 출장시키겠다고 했던 이유는 좌타자 거포의 중요성에서 기안한다.
뿐만 아니라, 추신수는 이번 WBC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 중, 유일한 현역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이다. WBC에서 메이저리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전 대회를 통해 여실히 입증되었다. 미국, 도미니카, 일본, 베네수엘라 등 출전국들의 투수진이 대부분 메이저리거들이라는 점도 추신수 존재의 필요성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는 부분이다.
대회를 눈앞에 두고 추신수를 잃는다는 것은 마치 밥상을 옮기다가 찌개를 깨뜨리는 경우와 같다. 찌개 없는 식사는 뭔가 아쉽고 개운치 않기 마련이다. 추신수의 대회 출전을 위해 KBO측에서도 클리블랜드와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야구대표팀이 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면 말이다.
[사진 = 추신수 (C) KBO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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