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1 02:42 / 기사수정 2009.03.01 02:42
잉글랜드는 올시즌도 여느시즌과 마찬가지로 강팀들의 우승경쟁으로 치열하다. 맨유-리버풀-첼시의 3강에 아스톤빌라와 아스날 정도가 5위권에 근접해 있는 형국이다. 현재는 맨유가 가장 유리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를 일이다. 특히 첼시는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며 우승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리버풀 또한 제라드와 토레스가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컨디션을 유지해준다면 '기적의 팀'답게 기적을 일으킬 지도 모른다. 과연...올해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릴 팀은 누가 될 것인가.
강력한 수비력으로 시즌 초반의 위기를 극복했고, 호나우두가 작년같은 크레이지모드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지만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오면서 루니, 베르바토프와 함께 공격진을 이끌었다. 미들진에서는 긱스가 깜짝 활약을 보여주며 회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캐릭의 안정된 모습과 함께 플레쳐가 더디지만 성장해가는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이 바로 작년과 같은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호나우두의 컨디션이 작년만 못하다. 또한, 큰 기대를 걸고 영입한 베르바토프가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기대했던 바의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그리고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중앙 미드필더는 스콜스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긱스가 놀라울 정도의 활약으로 메워주고 있긴 하지만 글쎄...그도 이제 축구 선수로서 환갑이다.
그래도 맨유가 이번 시즌에도 우승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남은 경기에 그다지 큰 산이 없다는 점이다. 리버풀, 아스날, 아스톤빌라와의 경기가 남아있지만 3경기 모두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홈경기다. 특히 맨유가 올드트래포드에서의 승률이 거의 사기수준이라는 것은 프리미어리그 팬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어떤 팀보다도 기복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또한 우승의 가능성을 더 높여주고 있다. 두터운 선수층과 함께, 퍼거슨의 무리없는 선수기용은 20팀 중 월등하다. 패싱력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하여 팀 칼라 자체가 어떤 플레이에 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지지 않고 우승을 하리라 본다.
리버풀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올 시즌엔 일 내겠다' 모드였다. 4라운드에서는 맨유에게 2-1역전승까지 거두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무패가도를 달리며 1위를 질주했지만, 21(스토크시티),22(에버튼),23(위건) 라운드에서 연거푸 무승부를 기록하며 맨유에게 1위를 빼앗기고 말았다. 토레스가 부상으로 없었다손 치더라도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스트라이커 한명에게 의존해선 안되는 법이다. 여기에 올 시즌 리버풀의 약점이 있다 할 수 있다. 선수층이 맨유에 비해 얇다는 점이다. 요시 베나윤, 라이언 바벨 등의 공격자원이 sub로 있지만, 토레스나 맨유의 테베즈, 첼시의 살로몬 칼루에 비해 비해 영 무게감이 떨어진다.
축구에서 공격의 기본축은 측면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제라드-사비알론소-마스체라노 등이 버티고 있는 중앙에 비해 측면이 너무 빈약하다. 리버풀 팬이 아니라면, 리버풀의 측면을 담당하고 있는 선수가 누군지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나 스피드가 뛰어난 공격수가 너무 없다. 쿠이트가 그럭저럭 괜찮긴 하지만 누가 보아도 정통 날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진 못하다. 리에라가 영입되면서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적응하는 단계이자 성장하는 과정이다. 리버풀은 인터리그를 통해 중앙과 측면의 심한 부조화를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아스널로 이적한 아르샤빈이 리버풀로 가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수비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맨유의 '통곡의 벽' 수준은 아니지만 캐러거의 수비조율과 새로 영입한 장신 수비수 스쿠르텔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끔씩 나오는 결정적 실수만 줄인다면 실점을 더 줄일 수도 있다.
종합적으로 리버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격에 있다. 특히 강력한 윙 플레이어의 부재다. 기본적으로 스피드가 빠르면서 좋은 크로스를 가진 윙어가 필요하다. 리에라가 조금 더 성장하면 이 문제는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 같지만 당장 이번 시즌에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요시 베나윤을 좀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베니테즈 감독은 베나윤의 장점에 비해 너무 활용을 안 하고 있다.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리버풀의 스타일상 베나윤같이 개인기와 창조성을 지닌 선수가
한명 쯤은 로스터에 포함되어야 한다.
맨유와 승점차이를 좁히려면 이겨야 한다. 맨유는 좀처럼 지지 않는 팀이다.
첼시는 이번 시즌 완벽히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무링요가 떠나간 후로 첼시의 팀 칼라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아브람 그랜트-스콜라리가 뒤를 이어서 감독직을 맡았지만 무링요 때 보여준 끈끈하고 무시무시했던 포스는 이제 볼 수 없다.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지고 선수들의 발도 느려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뭔가가 완전히 꼬여있는 듯한 느낌이다. 거기다가 주전선수들의 부상 또한 첼시를 더 힘겹게 만들었다고 보아야 한다.
첼시는 역시나 이번 시즌도 가장 주목 받는 선수영입을 보이며 기대를 모았다. 바르셀로나에서 데쿠를 사들였고, 지난 시즌 볼트에서 부활한 아넬카를 영입했다.
아넬카는 현재 15골로 리그 득점 1위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공적인 영입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첼시의 부동의 스트라이커였던 드록바가 부상으로 빠진 뒤에 팀의 득점을 착실히 수행해주었다. 드록바가 복귀했지만, 아직 예전의 강력한 드록바의 모습은 아니다. 그리고 아넬카와 어떤 식으로 공존해 나갈지 찾는 것도 첼시의 숙제다. 두 선수 모두 로스터에서 빼기 싫은 공격수들이기 때문이다.
첼시는 이번 시즌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팀에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고 이들과 원래 멤버들을 융합시키며 정비해나가야 했지만,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다. 특히 마이클 에시앙의 부상은 크다. 개인적으로 첼시가 2연속 우승을 했던 시기에 첼시의 램파드-에시앙 중앙콤비는 세계최강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왠만한 공격수 못지 않은 공격력을 지닌 램파드와 패싱, 개인전술, 스태미너, 밸런스, 스피드 등 모든 부분에서 팔방미인이었던 에시앙의 미드필더 장악력은 리그 최강이었다. 그가 빠진 중앙미들진을 데쿠, 미하엘 발락, 존 오비 미켈 등으로 메우고 있지만, 에시앙의 빈 자리는 커 보인다.
또한, 조 콜의 부상도 한 몫하고 있다. 첼시의 창조적인 윙 플레이어인 조콜의 잦은 부상으로 인해 첼시의 공격진 운용에 어려움이 빚어지고 있다. 첼시의 측면요원 중 가장 치명적인 조콜의 부상은 결국 첼시의 공격력 저하로 드러났다. 만약에 드록바, 조콜, 에시앙이 건재했고, 데쿠가 미들진에 가세했다고 가정한다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하지만 아브라모비치를 돕겠다고 히딩크가 나섰다. 히딩크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마법사가 아니던가. 그가 다시 첼시의 톱니바퀴에 윤활유를 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첼시는 절대적으로 로스터에 문제점은 없고, 있을 수가 없는 팀이다. 무링요같이 이들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이상적인 포메이션의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기용할 수만 있다면, 첼시는 무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중요선수들의 부상이 없을 경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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