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호남과 영남에서 '더비'의 이름으로 친선경기가 열려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전북과 전남(호남더비), 그리고 그보다 하루 먼저 격돌할 경남과 대구의 '영남더비' 대결이다. 각각 도민구단과 시민구단으로 전력은 강하지 않지만, 없는 살림에도 '공격 앞으로!'를 외치는 두 팀이다. 실제로 작년 2팀이 맞붙은 경기는 난타전이었다. 4-2, 4-1 모두 경남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5골 이상터지는 두 팀의 대결에 팬들은 열광했다. 대표팀 선후배 사이였던 경남의 조광래 감독과 대구의 변병주 감독의 보이지 않는 라이벌 의식도 영남더비를 기다리는 이유다. 작년 K-리그 개막전 미디어 데이에서 대표팀 시절 자신에게 굳은 일을 시킨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좌중을 흔들었던 변병주 감독. 하지만, 2차례 대결에서 모두 완패하며 선배인 조광래를 넘지 못했다. 이번에는 변병주 감독이 묵히고 묵혔던 그 대가를 치르게 할지 기대를 모은다.
양팀 모두 특별한 전력보강이 없고 신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쿼드다. 경남은 김진용을 성남에 내주고 김동현을 데려온 것과 김병지를 서울서 데려와 뒷문의 안정감을 높였다. 이에 반해 대구는 특별한 보강은커녕 출혈이 만만치 않다. 일단, 대구의 공격축구의 선봉인 이근호는 타팀 이적을 앞두고 있고, 에닝요는 전북행이 확정됐다. 미드필더 하대성과 진경선도 전북과 세부조율을 남긴 상태다. 뿐만 아니라 문주원(강원), 황지윤(대전), 황선필(광주) 등도 팀을 떠나며 주전급 새판을 짜야하는 대구다. 사실상 15개 구단 중 전력이 가장 약화된 평을 듣는 대구. 그렇기 때문에 신인들이 대거 투입될 이번 친선경기에서 대구가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첫선을 보일 경남과 대구의 '영남더비'는 오는 27일 금요일 오후 3시 밀양 공설운동장에서 열린다.
▶ " 새 골문 지킴이 활약 보라! "
나란히 뒷문을 노련함으로 커버했다. 경남은 김병지를, 대구는 조준호를 영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득점보다는 실점이 많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경남은 이광석이 33경기에서 45골을 내줬고, 대구의 백민철은 36경기에서 77골을 내줬다. 물론 골키퍼 만을 탓할 순 없다. 골키퍼도 수비진이 붕괴된 상황의 완벽한 찬스를 막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부족한 건 무엇일까? 바로 경험이란 측면이다. 김병지는 K-리그에서만 13년 뛰었고, 조준호도 11년차다. 모두 베테랑 키퍼라는 소리.
그들의 경험을 높이산 양 구단이라 할 수 있겠다. 일단 조준호는 김병지에게 개인적인 빚이 있다. 99년 포항에서 프로데뷔한 조준호는 2001년 '굴러온 돌' 김병지가 들어와 철저히 백업으로 몰린다. 김병지 때문에 02년엔 0경기, 03년엔 2경기밖에 필드를 나서지 못했다. 결국, 2004년 부천(현 제주)으로 이적하면서는 술술 풀렸다. 포항의 프렌차이즈를 꿈꾸던 그였지만, 김병지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꿈을 접어야 했다.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키퍼끼리의 맞대결인데, 김병지를 넘어야할 것은 조준호이다. 흥미진진한 뒷문 대결이 될 것이다.
▶ 서상민 VS 한정화, 중원사령관 격돌!
작년 대구전에서 기분 좋은 추억이 있는 서상민. 서상민은 작년 K-리그 개막전에서 신인선수는 최초로 데뷔전 2골을 기록해서 자신의 이름을 톡톡히 알렸다. 31경기에 출전하여 5골을 넣은 서상민은 경기 수에서는 앞섰지만, 공격포인트에서 부족함을 드러내며 아쉽게 신인왕의 꿈은 접어야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남의 활로를 틀어야 하는 프로 2년차 서상민. 서상민은 프로 2년차 징크스를 어떻게 극복할지 기대를 모은다. 대부분 데뷔 시즌에 강렬했던 신인들은 다음 시즌에서는 극도의 부진을 맛본 사례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남의 핵심으로 활약할 올해의 활약이 서상민으로서 중요하다.
이에 맞서는 한정화는 올해 대구의 중원사령관으로 활약한다. 공격형 미드필드가 주력 포지션으로서 공격수로서 활약할 수 있는 한정화는 주전 공격진들이 이탈한 대구에 힘을 실어줄것이다. 부산에서 2시즌 간 55경기에서 6골 3도움을 올렸다. 부산에서도 주전이라고 판단하여 한정화를 대구에 1년 단기 '임대'해줬다. 그만큼 한정화의 활용도와 가치는 높다고 하겠다. 상대적으로 주전 싸움이 덜할 대구에 안착한 한정화가 프로 8년차 공격본능을 대구에 이식하러 왔다.
▶ 브라질 기둥이냐? 대륙의 기둥이냐?
산토스의 공백으로 생긴 경남의 중앙 수비라인을 장신 수비수 호제리오로 채웠다. 산토스는 작년에 극도의 부진으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결국 경남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사실 근래 성공한 '브라질 기둥'으로 평가받던 산토스도 세월의 무게는 견디지 못했다. 이제 경남의 산토스는 없다. 호제리오를 믿어야 하는 경남이다. 호제리오는 191cm의 장신으로 대인방어에 강점을 보인다고 경남 코칭스테프들은 흐뭇해했다. 브라질 리그에서 잔뼈가 굵었던 호제리오와 경남의 첫 도전이 영남더비에서 펼쳐진다.
이에 맞서는 대구의 중국 용병 1호 펑샤오팅. 중국의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받는 수비수 펑샤오팅. 수원의 리웨이펑에 이은 2번째 아시아쿼터 중국인 선수로 한국땅을 밟았다. 대구는 작년 화끈한 공격축구 뒤에는 얇은 수비벽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작년 다롄 하이창(중국)에서 22경기로 주력으로 활약했던 펑샤오팅은 187cm의 장신과 나이에 비해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다. 주력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이다. 대구의 작년 최다 실점의 멍에를 털어내기 위해 영입한 '대륙의 기둥' 펑샤오팅. 대선배 리웨이펑은 수원에서 3경기를 뛰며 팬퍼시픽까지 안으며 일단은 순항하고 있다. 펑샤오팅은 데뷔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한문식의 REAL-K. '이보다 상세할 수 없다.' K-리그 관람에 필요한 엑기스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