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뭐하세요?] 과거 대단한 전성기를 보냈지만, 현재는 방송 활동이 뜸한 스타들을 만나 근황과 앞으로 계획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엑스포츠뉴스의 고정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1998년 9월 첫 앨범 'To Heaven'으로 데뷔한 가수 조성모는 '불멸의 사랑', 'For your soul', '다짐', '가시나무', '아시나요', '피아노', '너의 곁으로' 등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시키며, '발라드의 황태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앨범 판매량 공식 1600만 장이라는 대기록에 힘입어 '국민 가수' 반열에 오른 조성모는 지난 2015년 12월, 영화 '싱스트리트'에서 영감을 받아 음반기획사 '아프로뮤직'을 설립했다. 그리고 강건(보컬), 강현준(보컬), 정소리(기타), 김효일(드럼) 등 후배 아티스트들과 함께 '아프로밴드'를 결성했다.
앨범의 성과나 흥행을 좇기보다 그저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음악을 마음껏 펼쳐보자는 방향성을 가지고 밴드를 결성한 조성모. 이제 더이상 '대상 가수'가 아닌, '제작자'의 삶을 살고 있는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만났다.
Q. 독립적으로 기획사를 설립한 이유가 궁금하다.
"자연스러운 흐름 같다. 39살에 내 삶에 대한 패배 의식을 느꼈다. 내가 삶에 안주하고 있더라. 가지고 있는 커리어로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39살이 많은 나이가 아니지 않나. 내가 죽을 때까지 이만한 사이즈로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하니까 참 그렇더라. 그 때는 한 달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 일했다. 그렇게 살고 있는 내가 보이더라. 누군가는 그런 삶을 부러워했다. 그런데 나는 누군가 부러워할 때 정말 심한 패배 의식을 느꼈다. '이건 아닌데.. 이렇게 살아가는게 인생의 끝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Q. 기획사를 세워보니 어떤가.
"주위에서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했다. 왜 회사를 만들어서 코피 흘리고 고생하냐고 하더라. 사업하고 제작하는 형님들이 그런 우려를 많이 했다. 사실 나는 지금보다 내 삶에 자부심을 느낀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내 자신에게 자랑스럽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어느 위치에 성공했느냐가 아니라 나이 들어가면서 가지고 가야하는 가치인 것 같다. 열심히 살고 있으니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Q. 밴드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회사를 만들면서 이것저것 계획하던 중 밴드를 만들어서 소속 아티스트들이 재미나게 실험적인 음악들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소속 아티스트 강건, 강현준의 앨범을 지난해 가을쯤 내려고 했다. 하지만 두렵더라. 신인은 홍보하기가 정말 힘들다. 두 친구들을 덩그러니 내보낸 후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것도 한 두번지 어떤 성과가 없을 때 얼마나 실망할까 싶었다. 이 친구들은 내 사업을 떠나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내가 '세상에 박복하기만한 사람은 없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매니저를 고용한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때문에 내가 이 회사를 만들어나간 것처럼 나도 같이 뛰자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42살인데 현역이라고 말하기 애매한 나이다. 내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 후배들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원래 후배 양성에 대한 꿈이 있었나.
"원래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다. 자연적인 흐름에 따른 것 같다. 난 음악 무대에 충분히 서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점차 나이가 들어가니 감독 역할을 하는게 당연한 수순인 것 같다. 이제 내 꿈 말고 '드림 메이커' 역할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내 꿈은 넘치게 이뤘다. 누군가의 꿈을 서포트 해주는 것도 좋다."
Q. 과거 전성기 때 슬럼프가 온 적도 있나.
"슬럼프는 언제나 따르는 것 같다. 잘나갔을 때는 그 육중한 부담감에 힘들고, 그만큼 고민을 많이 해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됐다. 그때는 그때대로 힘들었다. 최고의 전성기 시절을 지나서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1등만 했었기 때문에 상실감이 생기기도 했다. 그랬기 때문에 이 길을 찾은 것 같다. 앞으로 나도 앨범을 내고 노래를 하겠지만 성패와 관계없이 음악하는 것은 나도 내 완성을 해야하기 때문에 만드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나도 1등을 내려놓기가 힘들었다. 1등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3년동안 정말 힘들었다. 앨범이 나왔는데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앨범 수익을 따졌을 때 분기점이 같더라. 난 항상 분기점을 넘겼기 때문에 그때 정말 충격 받았다. 인생의 패배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다. 트로피를 못 받을 수도 있고, 더이상 10대 가수에 못 들어갈 수 있는 시대가 왔구나 생각했다. 그 시간을 거치고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 뭐하세요?②에서 계속]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