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릉, 조은혜 기자] 스피드 스케이팅 아시아 최초의 3연패를 노렸던 '빙속 여제' 이상화가 500m에서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메달의 색은 중요치 않다. 이상화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그리고 이날 보여준 레이스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웠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종목에서 37초33의 성적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라이벌' 일본의 고다이라가 36초94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체코의 카롤리나 에르바노바가 이상화보다 0.01초 뒤진 39초34로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는 대회 전부터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일본의 고다이라와 한국의 이상화의 불꽃 튀는 2파전이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NBC 등 해외 언론에서도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대결을 조명하기도 했다.
고다이라는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여자 500m에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우승을 차지한 이 종목의 1인자다. 앞선 기록까지 24연속 우승의 성적이었다. 이상화 역시 2010 밴쿠버올림픽과 2014 소치올림픽에서 500m 정상을 석권한, 3연패 도전자였다.
오른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던 이상화였지만 '빙속 여제'답게 지난 4일 독일 전지훈련 중 참가한 소규모 국제대회에서 37초18의 트랙 신기록을 세우면서 우승, 3연패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상화는 당초 출전할 예정이었던 이번 대회 1000m 종목을 포기하면서까지 주종목 500m에 집중했다.
결과는 고다이라의 승리였다. 고다이라는 앞서 14조에서 경기해 36초95를 기록, 이상화가 2014 소치올림픽에서 기록했던 올림픽 신기록을 경신했다. 15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는 최선을 다해 질주했다. 100m 지점을 빠르게 통과한 이상화였지만, 고다이라의 기록을 넘지는 못했다.
여러 감정이 북받히는 듯 이상화는 레이스를 끝내고, 또 결과가 발표되고 눈시울을 붉혔다.경기장의 많은 관중은 이상화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녀를 응원했다. 3연패는 불발됐을 지 몰라도 이미 그녀가 걸어온 길은 위대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강릉,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