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김기덕 감독이 자신을 둘러싼 여배우 폭행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법원 판결이 억울하지만, 받아들이고 반성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17일(현지시각) 열린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은 파노라마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이 자리는 김기덕 감독이 지난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장에서 여배우 A씨를 상대로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 A씨로부터 고소를 당한 후, 최근 법원이 폭행 혐의만 인정해 김기덕 감독에게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결정한 이후 나선 첫 공식석상이었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부응한다는 뜻으로 이에 연루된 배우와 감독, 영화의 초청을 불허한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영화제 측은 "신중한 결정이었다. 김기덕 감독은 그의 영화를 넘어선 성폭력 문제에 대한 논쟁을 피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고 말하며 김기덕 감독의 신작을 영화제에 초청했다.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의 기자회견에서 김기덕 감독은 "나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초대해준 영화제 위원장 등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하면서 폭행 논란 질문에 대한 답도 함께 내놓았다.
김기덕 감독은 "4년 전 일어난 유감스러운 사례가 있다. 그 사건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설명하고 답했다"면서 "판결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판결이 영화 산업을 변화시키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제 영화가 폭력적이라고 해도, 제 삶은 그렇지 않다. 영화와 비교해 내 인격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배우와 해석이 달라 일어난 일로 생각한다. 억울한 점도 있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영화를 만들 때 안전과 존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런 태도로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4년 전 일이 이렇게 고소 사건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영화계 전반이 아닌, 개인적인 사건으로 이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기덕 감독은 1998년 '파란 대문'으로 제4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나쁜 남자'로 경쟁 부문에, 2004년에 '사마리아'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최우수감독상 은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 올해 영화제까지 베를린국제영화제와의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또 김기덕 감독은 후지이 미나, 장근석,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성기윤, 오다기리 죠 신작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을 소개하며 "영화가 만들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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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